자녀 1명을 대학 졸업까지 시키는 데 2억6000여만원의 양육비가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육비는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매년 1000만원 이상 증가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선임연구위원은 3일 ‘한국인의 자녀양육 책임한계와 양육비 지출 실태’ 보고서에서 “2009년 기준으로 출생 후 대학 졸업까지 22년간 자녀 1명에게 지출되는 양육비가 2억6204만원으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양육비는 2003년 1억9702만원, 2006년 2억3199만원으로 매년 1000만원 이상 증가했다.
양육비는 자녀가 성장할수록 늘었다. 출생 직후 3년간(0∼2세)은 식료품 지출 비중이 18%로 가장 컸다. 그러나 3세 이후부터 초·중·고교 학생 때는 사교육비 지출 비중이 최고 35%까지 증가했다. 사교육비는 3∼5세에서 월 평균 18만1000원, 고등학생 기간(15∼17세)엔 33만5000원이 지출됐다.
부모의 자녀 양육 책임감은 더욱 높아졌다. 조사 대상 9075가구 중 49.6%가 자녀를 대학 졸업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03년 40.2%, 2006년 46.3%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취업할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2003년 11.5%, 2006년 11.9%, 2009년 12.2%로 높아지고 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해마다 늘어나는 사교육비가 양육비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부모는 자녀의 독립성을 키워 스스로 양육 부담을 덜어내야 하고, 정부와 사회는 학벌·고학력 중심 사회를 능력 중심 사회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
-국민일보, 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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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년간 가장 많이 들어
대한민국에서 자녀 한 명을 출생부터 대학까지 부양하는 데는 2억6200여만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 두 명을 둔 가정은 5억2400만원이, 자녀 세 명을 둔 가정은 7억8600만원의 양육비가 들어 자녀 양육 부담이 저출산 풍조의 주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한국인의 자녀 양육 책임 한계와 양육비 지출 실태' 보고서에서 2009년 기준으로 출생 후 대학 졸업까지 자녀 한 명에게 총 2억6204만원의 양육비가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양육비 지출은 자녀 연령이 올라가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영아기 3년간 2466만원 ▲유아기 3년간 2937만6000원 ▲초등학교 6년간 6300만원 ▲중학교 3년간 3535만2000원 ▲고등학교 3년간 4154만4000원 ▲대학교 4년간 6811만200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학·재수·어학연수 등의 변수는 고려하지 않았다.
자녀 한 명에게 지출되는 월평균 양육비는 2009년 기준 100만9000원으로 2003년(74만8000원), 2006년(91만2000원)과 비교해 해마다 늘어났다. 지출 항목별로는 사교육비 지출이 2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절반(49.6%)은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양육의 책임이 있다고 답했고, 네 명 중 한 명(23.1%)은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 5%는 언제까지라도 자녀를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승권 연구위원은 "한국 부모들은 자녀 양육에 대해 스스로 너무 과중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특히 사교육비가 전체 양육비의 23%를 차지한다는 것은 사교육으로 인한 망국론(亡國論)이 대두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자녀가 있는 9075가구를 분석해 산출됐다.
-조선일보, 20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