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알콜중독, 아내가 고칠 수 있다
김충렬 박사의 ‘중독탈출’ (28)-알콜 중독[22] 상담치료(8) [2010-04-23 09:01]
▲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
1. 존재 가치감을 향상시키라!
알콜 중독자들은 존재 가치가 저하돼 있다. 자신이 가정에서 중요한 사람이 아니며, 사회에서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심해지면 우울 증상에 압도돼 자신은 어디서나 환영받지 못하는 불필요한 존재라 생각하게 된다. 이런 태도는 자기 존재를 인정하지 않거나 긍정하지 않는 태도인데, 그 결과 다른 의욕까지 저하된다.
자기 자신을 가치있다고 평가하는 존재 가치감은 알콜 중독자의 의욕과 상당 부분 직결된다. 자기 존재 가치감이 높은으면 삶을 건설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낮은 경우 삶을 부정적으로 보고 거의 포기한다. 문제는 가치감이 저하되는 때다. 가치감이 저하되면 불필요한 갈망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하는데, 이는 거의 무의식적인 현상이다.
그런 점에서 젤리넥(Jellinek)은 알콜 중독자들의 갈망을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했다. 알콜 중독은 젤리넥에 의하면 갈망과 충동, 그리고 신속한 통제력 상실로 특징되는 하나의 질병이다. 그들은 특히 술에 대한 갈망이 중요하다. 갈망은 술을 마시도록 하는데, 소량의 알콜도 신진대사에서 완전한 통제 상실을 유발할 수 있는 점이 무시된다. 그런 시각에서 한 번의 음주가 재발을 촉진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학자들은 영원한 금주를 치료의 유일하고도 적절한 목표로 생각한다.
그러나 금주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중독자들도 있다. 그러나 의지력이 매우 굳은 사람에게 가능한 일이고, 대부분은 어느 정도 지나면 다시 술을 마시는 편이다. 사실 알콜 중독자들에게 완전한 금주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드물기는 하지만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려면 술을 마시려는 그들의 의지를 약화시켜야 한다. 이런 일은 매우 역설적이다. 긍정적인 정신력은 강화시키고 부정적인 정신력은 약화시켜야 한다. 이런 원리에서 알콜 중독자들은 술을 끊기 위해 다른 것은 몰라도 술 마시는 일을 통제할 힘이 없다고 확신해야 한다. 적어도 음주 행동에 대해 무능함을 인정하고 백기(白旗)를 들어야 한다. 그러면 음주하는 행동을 멀리할 수 있고 점차 조절도 가능해진다.
물론 이런 방법이 반드시 최선의 방책은 아니다. 음주 행동 조절에 원래부터 무능하다고 가정할 경우 대체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는 것보다 더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사회적 환경을 역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스스로 의미있는 일을 찾는 수고로움도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금주 상태 유지를 위해 알콜에 대한 갈망이 있는 기간에는 그들을 도와줄 사회적 지원에 일생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알콜 중독을 치료하는 전문가들은 그런 방법이나 태도에 부정적이다. 그래서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그래서 우리는 자존감 회복을 중요시하려 한다. 금주 자체보다 근본적으로 알콜 중독자들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치료자는 존재 가치감을 회복하기 위해 그들이 인정받지 못하고 성장한 점이나 현재 주변의 중요한 사람들, 특히 가족이나 친지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원인을 발견해야 한다. 비단 술 마시는 행동 뿐 아니라 생활에서 성실하지 못한 측면이나 의사소통 문제점을 발견해야 한다. 이런 문제점들은 그들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어 알콜을 찾는 요인으로 작용한 점에서다.
이때 치료자는 상담 기술을 발휘해야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문제 요인이 그들을 알콜 중독으로 몰아간 것이나 그것이 지금 자신의 삶을 어려운 함정으로 빠뜨린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여기는 그들이 착하지만 결단력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인정받으려는 심리의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고, 그것을 솔직하게 드러내 허심탄회하게 의논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들은 알콜 중독보다 더 깊은 문제의 근원을 알게 돼 인식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서는 일차적으로 삶의 성실성 역설이 중요시돼야 한다. 그들이 더욱 성실하게 노력해서 삶의 발전을 시도하고, 그 동안 스스로 변화·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그들이 얼마나 확신하고 행동하는가 문제는 치료자의 역량에 달려있다. 그들이 치료자의 말을 따라 행동하면 어느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점차 주변에서 그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고 역설해야 한다. 최종 목적은 물론 그들이 스스로 존재 가치를 회복한다는 믿음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2. 개인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하라!
알콜 중독 과정 연구를 보면 중독 상태는 갑자기 진행되지 않고, 오랜 기간 사회적 음주 기간을 거쳐 발달한다. 알콜을 가까이 대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알콜 소비를 적정화시킬 수 있지만, 그 중 일부만이 음주를 통제하지 못하게 발전한다. 알콜 중독자들 중에는 나이가 들면서 음주를 포기하거나 치료와 도움 없이도 평생 적절한 수준의 음주를 할 수 있다.
이 결과는 음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알콜을 ‘무력하게 만드는 질병’으로 보는 이론의 심각한 문제점을 보여준다. 비슷한 정도의 중독성을 나타내는 담배와 다른 약물 남용(drug abuse)은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는 점에서다. 이는 알콜 중독을 질병으로만 보려는 입장에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는 일이기도 하다.
알콜 중독을 단순 질병으로 보는 지배적 개념은 생물적 요인과 심리사회적 상호작용 모델을 채택한 이론가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러한 입장에서 알콜 중독은 한 가지 치료법만이 요구되는, 판에 박힌 듯 상태가 너무 단순하다는 점을 시사할 뿐이다. 알콜 중독은 심각성, 인과적 영향 유형, 개인적 통제에 대한 순종 등에서 개인마다 다양하고 여러 원인에 의해 결정되는 행동 유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틀 내에서 수행된 연구는 알콜 중독의 이해와 처치에서 주요한 진보를 이루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런 점은 알콜 중독자들의 치료에서 그들의 개인차를 인정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거나 적절한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요구다.
실제 알콜 중독자들을 모두 일반화시켜 그들을 치료하는 단순한 방법은 문제가 있다. 알콜 중독의 다양성과 여러 형태의 결정 요인으로 보면 치료의 목표 및 전략은 증상의 정도나 개인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특정 상황에 작용하는 알콜 중독의 경우라면 특별한 결정 요인의 조합이 갖춰져야 한다. 이는 치료 효과에서 다른 유형의 원인을 지닌, 이를테면 우울증과 관련된 경우라면 원인도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대개 원인의 유형에 맞춘 치료라면 우울증이 감소되지만, 잘못 대응하는 치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단순히 부부간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술을 마시는 경우나 직장에서 일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아 고민하다 술을 찾고 심해져 중독 상태로 빠지게 된 사람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가족들과 불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점차 알콜 중독을 부른 경우도 있다. 이는 그들이 술을 찾게 된 이유를 알아내 문제를 해결하면서 설득 과정으로 유도한다면 기대한 것 이상으로 쉽게 치료될 수 있다. 술을 마시게 된 원인이 매우 단순했음을 중요시하려는 것이다.
알콜 중독에서 적절한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알콜 중독의 각기 다른 원인에 대한 이론적 타당성과 상태에 따른 효과적인 치료 개발이 요구된다. 이런 점을 무시하고 알콜 중독자들을 단순화시켜 치료하려는 태도는 효과가 별로 없다. 이는 알콜 중독을 단일한 질병으로 개념화하는 오랜 역사가 이런 유형의 치료 발달을 지체시킨 데서도 드러난다. 중독자들의 근본적 문제를 정확히 발견해 거기 맞는 치료 방법이 아니면 기대 만큼 실효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앙 문제로 갈등하다 알콜 중독자가 된 사람이라면 신앙 갈등이 풀려야 하고, 가족 관계에서 심한 상처를 받았다면 그 상처가 먼저 치유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직장에서 상사에게 무시당해 술을 마시다 알콜 중독이 됐다면 인간관계를 개발해야 한다.
그 외에도 술을 마시지 않는 행위가 자신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는 점을 인상적으로 심어주거나 설득해야 한다. 여기는 어떤 치료를 선택하든 치료 실행은 알콜 중독자에게 자신의 음주를 통제하는 조절 능력과 그들의 음주와 관련된 활동 및 친구들과 단절하는 비용에 비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얼마만큼의 비중을 두는지 결과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에게 적절한 치료 방법이야말로 알콜 중독으로 손상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유익을 제공한다.
3. 자기 조절 능력을 배양시키라!
자기 조절 능력(self-regulatory)은 정신력의 표지다. 정신력이 강한 사람은 자기를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 이런 현상은 특성상 개인의 의지력을 의미한다. 알콜 중독자들의 의지를 되살리지 않고 단주나 금주를 실현할 수 없다. 이때 그들에게 장점을 발견하고 가치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하면 어떤 방법보다 도움이 된다. 자신을 무가치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상당히 가치있다고 인식하는 일은 매우 고무적이다. 어느새 그는 매우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화돼 삶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이런 점에서 정신력 강화와 의지력 회복은 같은 말이다. 이를 위해 알콜 중독자는 아니어도 원리적 측면에서는 동일하다는 점에서 유사한 실례를 들기로 하자. 언젠가 필자가 상담하던 남고 2학년생이 있었다. 그는 교회의 헌금을 훔쳤고, 교회는 상담비를 지불하면서까지 필자에게 상담을 의뢰했다. 그와 그의 어머니가 상담소에 처음 올 때는 거의 풀이 죽은 상태였다. 그러나 필자는 12회를 상담하면서 그에게 “왜 헌금을 훔치려 했는지?”를 묻지 않고 상담을 진행했다. 그리고 상담이 끝날 때까지 그것을 묻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장점과 좋은 점만을 발견해주면서 앞으로 나아갈 장래의 발전과 희망에 대해 말했다.
그랬더니 그의 얼굴은 점차 펴졌고 어머니 얼굴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상담이 끝날 때쯤에는 마음이 편안해져 함께 농담할 정도가 됐다. 필자는 그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보다 장래 희망을 강조하는 편이 효과적이라 생각했다. 효과가 있었는지 그는 죄책감을 이겨내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됐다. 그리고 어머니는 감사의 뜻으로 포도 한 상자를 사 왔다. 거기는 여러 의미가 들어있었다. 상담을 무리없이 잘 이끌어 준 것, 짧은 시일에도 변화시킨 것, 그리고 인상과는 달리 친절하게 대해준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픈 곳을 찌를 줄 알았는데 오히려 희망을 말해 학생에게 새로운 용기를 갖게 한 점이 가장 고마웠을 것 같다.
자기 조절 능력은 자신의 긍정성 상태와 관련이 있다. 긍정성이 많으면 긍정의지를 작동하지만, 부정성이 많으면 부정 의지를 작동한다. 이런 상태에서 특히 긍정성은 자기 조절 능력으로 발전하는 요인인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 심리학에서는 알콜 사용에 대한 사회적 압력에 저항하는 조절 능력이 낮은 사람이 알콜을 찾는다고 보고, 이와 관련해 청소년 알콜 중독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자아정체감이 확고하지 않은 청소년은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고 빠지지 말아야 할 약물 상태에 관여한다. 어떤 학자는 약물 친화적인 사회 영향이 약물에 대한 청소년의 후속 관여 정도를 예언한다고 보고했다.
자기 조절력은 사회의 위험이나 압력에 대한 저항력이다. 그래서 낮은 저항 조절능력을 가진 사람은 다양한 유형의 약물 사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자기 조절능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이 대인관계 능력의 개선·발전이다. 사람은 때로 책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정신적 에너지를 얻고 귀중한 정보를 획득한다. 이런 관계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통제하는 자기조절력을 연습하고 배운다. 이런 연습과 학습이 자신을 훈련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런 점은 대인관계 부족이 청소년기 약물 남용과 관련돼 온 사실만으로 알 수 있다. 물론 정형화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대인관계가 원만해도 자신의 내적 결핍으로 중독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 Webb과 Baer는 청소년들이 화가 나고 지루하거나 또래의 압력을 받았을 때, 음주에 저항할 수 있다는 신념을 상승시키면 사회적 기술이 알콜 사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중독 상태에 빠져든 청소년들 중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4. 삶의 방식을 바꾸도록 하라!
알콜 중독자들은 술을 중심으로 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무엇보다 술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술로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고민을 해결하며 술에 의지해 삶을 지탱해 왔다. 이미 자신도 모르게 삶의 방식으로 굳어져 쉽게 고치거나 변형되기 어렵다.
알콜은 사회 관계에서 촉진제로 널리 사용된다. 사람과의 관계를 증진시키고 막힌 문제를 뚫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그런 점에서 음주는 사회활동에서 의미있는 부분이다. 동료 의식, 사회 압력,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기능과 연합된 만족감 등이 음주 행동을 촉진시킨다. 그러나 이는 어느 정도 조절이나 통제를 전제로 한다. 대단한 사회적 압력에도 스스로 음주를 조절해야 한다. 사회적 압력 상황에서 음주에 대한 낮은 조절능력은 알콜 중독자와 가벼운 음주자를 구분하는 강력한 요인이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자신의 알콜 소비를 관리하려면, 어디서 누구와 함께 술을 마실 것인지 통제해야 한다. 만약 그들이 술을 마실 기회가 많은 사회적 상황에 자주 접하게 될 때 과음을 피하려면 강한 자기 조절능력이 있어야 한다.
알콜은 일시적으로 스트레스, 따분함, 우울한 기분을 감소시킨다. 스트레스에 대한 노출은 일반적으로 알콜 소비 증가 요인이다. 그러나 알콜 자체가 스트레스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확실치 않다. 그리고 사람들은 객관적 사실보다는 신념에 의존해 행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면 남자들은 술이 성적 욕구를 증가시킨다고 믿지만 사실상 성적 반응을 손상시킴에도, 알콜이 긴장을 감소시킨다는 신념은 널리 공유된다. 음주에 동반되는 스트레스 감소는 알콜의 약리학적 효과보다는 인지적 수단으로 작용한 것이다. 알콜이 긴장을 감소시킨다는 신념은 단기적으로 안정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과음이나 해로 행동으로 유도된다면 문제는 악화된다. 이런 점에서 스트레스와 우울한 정서에 폭음으로 반응하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다루는 좀 더 효과적 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어떤 연구는 생활 스트레스 조절 능력의 상대적 중요성이 음주 단계에 따라 변함을 시사한다. 그런데도 알콜 중독자들은 사회적 압력에 저항하는 조절 능력이 낮아 폭음하는 반면, 만성적 알콜 중독자들은 혐오적인 정서 상태를 관리하는 조절 능력이 낮아서 폭음하는 경향이 더 많다.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은 알콜이 좋은 사회적 정서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하고, 과도한 음주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회피 방식을 선호해 알콜 관련 문제를 경험한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쉽게 알콜 중독으로 이어진다. 알콜 중독은 오랜 기간 음주를 지나치게 한 결과기 때문이다. 알콜 중독자들은 신체적으로 알콜에 의존한 후 혐오적인 금단 반응을 감소시키고 재발을 피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노력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다시 많은 양의 술을 마신다. 그러다 폭음이 진행된 단계에서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통제를 상실한다. 여기에는 심리사회적 요인 뿐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들도 영향을 미친다. 짧은 기간의 해독은 혐오적 금단반응을 근절시키기 때문에 다시 술을 마시게 하는 요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알콜 중독의 재발은 보통 금단 증상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때 발생해 다시 중독물질을 사용하게 한다.
이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술을 의지해 마음을 풀려는 방식을 지양하고 더 건전한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금주를 위해 도전할 중요한 과제는 긍정적인 효과 또는 어려운 현실에 대처하는 도피자 형태로 심리적인 알콜 의존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알콜 중독자들이 생각을 바꾸고 인식 전환을 시도하거나 습관처럼 고집해 온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5. 차라리 아내와 함께 하는 술자리를 만들라!
알콜 중독자들은 혼자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마시는 것보다 공개된 장소가 좋다. 공개된 자리란 여러 사람이 보는 앞이나 중요한 사람, 즉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가까운 사람과 술을 마시는 자리다. 술 마시는 행위는 단순한 음주가 아니라 마음을 함께할 사람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신앙적 입장이 아닌 상담학적 측면에서 차라리 가족, 특히 남성 알콜 중독자의 경우 아내와 마시는 편이 낫다는 점을 제안한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나눔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아내도 술을 원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처음에는 입도 대지 못해도 서서히 마시면 못 마실리 없다. 그러면 따로 생활하는 외로움보다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마력에 끌릴지도 모른다.
어느 여성 내담자가 생각난다. 남편은 그리스도인이지만, 소극적인 성격이어서 직장 동료들과 술자리를 함께하지 못했다. 이런 점을 이해한 그녀는 남편과 집에서 술자리를 함께했다. 남편은 좋은 술을 사 와서 아내와 함께 마시곤 했다. 그녀는 남편의 성격을 이해하고 자주 마시다 보니 점차로 술맛을 알았다. 이와 함께 남편은 성격이 밝아지면서 아내와 소통하는 묘한 기쁨을 알게 됐다. 아내와 더 가까워진 것이다. 아무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로운 상황에서 아내만큼은 세상에서 누구보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으로 생각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더욱 힘차게 생활했고 직장에서도 성실한 자세로 변해갔다. 남편의 변화에 따라 그녀는 음주가 반드시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부는 점차 격의없이 가까워졌고 아이들도 부모의 그런 행동을 이해했다. 기독교인으로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라 볼 수 있지만, 남편은 아내의 말을 잘 듣게 돼 다정한 남편, 든든한 남편이요 가장(家長)으로 멋지게 변했다.
신앙인은 여러 해석을 하면서 비판이나 정죄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는 상담자로서 그들의 그런 행동을 나무라고 싶지 않았다. 부부는 어떤 경우에도 하나가 돼야 한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옳은 일을 빙자해 갈라지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나쁜 일이라도 서로 마음을 함께해 하나가 되는 일은 정신건강에서 더 중요하다. 함께하면 잘못된 점을 서로 상의하면서 얼마든 고칠 수 있다. 그러나 상담 경험에 의하면 가장 어려운 부부는 서로 옳은 것을 주장하다 하나가 되지 못하고 갈라지는 경우다. 이들은 자신의 입장을 끝내 포기하기 어렵다. 강박 증상이 내면에 도사리고 있어 쉽게 고쳐지기 어렵다.
물론 신앙인이 알콜을 함께 접하는 것이 반드시 옳은가를 따진다면 문제가 많다. 그러나 둘이 마음을 함께하면서 손 잡고 가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나중에는 좋은 결말을 가져온다. 그런 점에서는 비판과 정죄로 일관할 수 없다. 나중에 더 좋게 된다면 말이다. 독일에는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는 격언이 있다. 매우 희귀한 일이지만, 나중에 좋게 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그 과정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아무튼 이런 점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논의돼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다음으로 미루고 싶다. 어쨌든 그 부부는 현재 건덕을 위해 합의 하에 모든 것을 정리하고 신앙생활을 건전하게 잘 하고 있다.
알콜에 대한 신체 의존의 급격한 발달과 관련된 생물학 유전학적 취약성은 알콜 중독 위험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취약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모두 알콜 중독자가 되지는 않으며, 유전적으로 알콜 중독자가 될 소인이 있다고만 말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의 알콜 중독에 유전적 영향은 일관되지 않으며, 유전적 요인들은 성인기에 심한 음주를 시작하는 남자들의 경우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생물학에서 유전학적으로 취약한 사람들 모두가 알콜 중독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또 취약성이 부족한 많은 사람들이 알콜 중독이라도 생물학의 유전학적 취약성이 알콜 중독의 발전가능성을 증가시키는 경우 그 관계는 약하다. 그렇다고 부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완벽한 공변인 형태만을 문제로 삼는 형태는 오히려 알콜 중독에서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영향을 무시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유전적 요인들이 청소년기 남성 알콜 중독 발달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키는 경우라도 그 형태는 전적으로 알콜에 대한 약물학적 민감성을 통해 작용하지 않는 점이 밝혀졌다. 유전적 요인들은 몇몇 젊은이들을 단지 많은 양의 음주가 아니라 적절한 환경의 유혹이 있는 경우 다양한 문제들을 끌고 가는 일시적인 성격 특성에 영향을 줘 간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킬렌(Killen)과 그의 동료들이 수행한 청소년기 음주의 시작과 유지에 관한 한 연구는 이를 밝히고 있다. 남녀 청소년 모두에 음주 시작의 주요 예언자는 알콜이 사회적 기능을 증진시킨다는 결과적 기대다. 그들의 기질, 문제 행동 정도, 자기 존중감, 그리고 우울증은 음주 시작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알콜 중독 치료도 달라져야 한다. 알콜 중독 발생에 있어 현저한 차이와, 알콜이 다른 문화적·민족적·사회경제적·직업적 집단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문제에서 나타나는 증거처럼 사회문화적 관습은 음주 양식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는 유대교, 몰몬교, 이슬람교, 이태리 사람들 및 알콜 중독의 극히 낮은 비율을 보이는 민족집단 구성원들의 유전적 구성과 뇌 기능이 다른 집단보다 만성적 알콜 중독 비율이 높은 아일랜드 사람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음주행동에 대한 사회적 모델링은 알콜 소비의 강력한 형성자이고 조절자다. 음주 관습에 대해 TV에서 제시되는 모델은 음주 태도와 알콜 중독을 증가시키며, 음주 충동에 영향을 미친다. 모델링 역시 음주 유형의 강한 조절자다. 자극적 술집에서 사람들이 과음하는 모델에 노출되면 알콜 소비율은 갑자기 증가하지만, 가볍게 마시는 모델을 보았을 때는 감소한다. 술이 자극제나 도피제가 아닌 음료로 이용되는 사회는 음주 문제로 별 고통을 받지 않는다는 점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6. 음주 행동을 통제하는 기술을 배우라!
알콜 중독자들은 음주 통제 기술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술을 마시는 옛날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음주를 통제하는 방식의 하나는 어쩌면 삶의 해악을 조절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가능할지 모른다. 정상적 방법으로 찾아서 삶의 해악을 해소하거나 정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거나 배양하지 않으면 이미 익숙해진 음주 습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알콜 중독 치료에 대한 어떤 검토에서는 당황스러운 결과들이 나왔다. 그것은 잘 통제된 연구에서 효과적이라고 증명되었던 치료들은 실제 자주 사용되지 않는 반면, 통찰 심리 치료와 같이 널리 사용되는 방법들은 효과에 대한 증거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치료 목표와 전략들은 각 사람이 알콜에 신체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폭음하는 사람이나 만성적인 알콜 중독자에 따라 다르지만 말이다. 신체 의존성 없이 과도하게 마시는 사람들은 폭음하는 사람과 주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수년간 그들은 알콜 중독이 신체적인 질병인지 생물학적·심리사회적 장애인지, 그리고 금주가 유일한 해결책인지 격렬한 논쟁에서 무시됐다. 알콜 중독 연구 학자들은 그들에게 적절한 수준으로 술을 마시는 자기조절 기술과 정기적으로 중독돼 유발되던 삶의 해악을 감소시키는 자기조절 기술을 가르쳤다. 그 결과 그들은 자신의 알콜 소비를 관찰하고 확실한 한계를 설정하며, 알콜 양과 음주 속도를 변화시켜 설정한 한계를 유지했다. 뿐만 아니라 위험한 음주 상황을 피하거나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음주의 대안행동을 하고, 보다 발전적 수단으로 스트레스 요인과 우울 요인을 관리해 과음을 예방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 결과 그들은 알콜을 스스로 조절했다. 음주행동을 통제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알콜 중독 치료에서 적정 수준의 음주 훈련을 격렬하게 거부하는 것이 주요 치료 방법으로 등장했다. 알콜 중독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들에게 비교를 통해 의미가 없다고 확인됐기 때문이다. 음주 훈련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람들, 즉 과도한 음주자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낮은 의존성을 지니도록 해 음주로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유발되는 폐해를 줄이는 수준까지 음주를 감소시키고자 하는 처치의 발달을 지체시켰다. 추적연구를 병행한 잘 설계된 비교 연구에서도 음주자의 약 3분의 1이 자신의 음주행동을 통제하는 법을 연습한 후 술을 끊거나 적정수준으로 마시게 된 점이 발견됐다.
더 낮은 심각성의 신체적 의존성 및 사회적 직업적 안정성은 음주를 통제함에 있어서 성공가능성을 예언한다. 문제된 음주자들, 다시 말하면 알콜 중독자들이 적절히 절제하는 목표는 나중에 금주라는 목표를 방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음주 통제 실패는 문제되는 음주자들에게 더 금주를 추구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이는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고 있다. 알콜 중독자들이 신체적으로 알콜에 의존하지 않는다 해도 나중에 위험한 신체적·사회적 행동으로 유도하는 정기적 음주에 관여하는 것이 만연된 문제로 제기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음주 행동에서 상당한 주의를 필요로 하는 문제로 보기보다 정상적 사회적 행동으로 본다. 그들은 당장 치료를 거부하지만 언젠가는 안전하지 못한 음주를 절제하기 위한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치료적 개입에서 참여자들은 스스로 음주를 절제하고 시간이 지나도 계속 절제하는 자기조절 기술을 배우게 된다. 그리하여 주요 건강관리 상황에서 알콜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매우 간단한 치료적 개입을 통해 안전하지 못한 음주를 지속적으로 감소시키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알콜 중독에 대한 이차 예방에 이러한 치료적 접근은 더 집중적 도움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알콜 중독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수단을 제공할 것이다. 이는 알콜 중독자들이 음주 행동을 통제하는 기술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7. 결론: 인간애적인 방법도 사용하자!
이상에서 우리는 알콜 중독 치료에서 현실적 문제를 다뤘다. 그들에게 무조건 술을 끊어야 한다는 점을 치료적으로 강요하기보다는 실제 그들이 술을 끊을 수 있는 점에 주안점을 뒀다. 여기는 그들의 자존감을 먼저 회복시키는 문제와 실제 치료에 도움이 되는 문제가 있다. 이런 방법은 물론 신앙 차원에서는 약간 거리감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먼날을 바라보고 일시적이지만 나중에 더욱 개선되는 점에 착안했다. 술을 마시려는 행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러 술을 마시게 만드는 원인에 초점을 두고 치료해 보자는 일종의 대안적 성격이 짙다. 그러다 보니 신앙적인 방법에는 꼭 들어맞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니까 그들의 현재 알콜 중독 상태를 인정하면서 점차 치료해 가자는 것이다.
그러면 신앙적인 차원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반문도 생긴다. 이런 점에서는 치료자의 생각보다는 치료받는 중독자의 단계적 변화에 초점을 둔다. 물론 알콜 중독 치료는 그런 이론을 들이대도 말처럼 쉽게 고쳐지거나 전에 없던 증상처럼 되지 않는다. 이는 상담 특성상 신앙의 기준보다 삶의 차원에서 다뤄야 하는 점이 바탕이 된다. 이때 반드시 신앙적 관점만 옳고 세속적 방법은 틀리다는 이분법적 차원을 넘어 보다 현실적 방법에서 치료책을 찾는데 역점을 둔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치료자는 하나의 결실을 얻을 수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모든 것이 신앙적인 차원에서는 옳지 않다거나 삶의 영역에서 다루는 것이 가능한 점에서다. 이런 현상은 비단 신앙 차원에서 치료를 시도하는 것만이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차제에 하나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인간애적인 방법이다. 기독교 기관에서 알콜 중독자를 치료하면 더 넓은 마음을 가질 뿐 아니라 그들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자는 것이다. 알콜 중독자들을 치료하는 신앙의 관계에서는 그들을 정신무장시켜 스스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알콜 중독자들을 치료하는 점에서는 신앙의 사람을 지향하기보다 현실에 대처하는 문제를 더욱 실제로 이런 방식을 채택하는 치료자들에게 신앙인이라는 것 말고도 인간애적인 특성을 많이 가지는 것이 좋다. 만약 교회 관련 기관에서 이런 인간애를 발휘한다면 그들이 더욱 신앙적인 차원으로 유도되는 일도 어렵지만은 않다. 치료자가 인간애를 중요시한다면 그들에게 여러 측면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크리스찬투데이, 20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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