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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웨의 이름의 기원과 의미

하마사 2010. 3. 20. 22:39

야웨의 이름의 기원과 의미
                                                                                                  장영일 (장신대 교수 / 구약학)


오늘날 구약학자들에 의하여 그 발음이 '여호와'(Jehovah)가 아니라 '야웨' 또는 '야훼'라고 규명된, 네 개의 히브리어 자음(Tetragrammaton)으로 구성된,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논쟁은 구약 학자들간에 아직도 결론을 맺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이 역사 깊은 논쟁의 실상을 소개하고, 아울러 이 존귀하신 하나님의 이름의 기원과 의미가 오늘의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주는 신학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보려한다.  

  1. '야웨' 이름의 발음 문제
  구 약성경에 6000 번 이상이나 언급되는 이스라엘 하나님의 이름에 대하여 유대인들이 발음하기를 금지한 것은 아마도 바벨론 포로기 이후(주전 538년 이후)였을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즉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인간의 부정한 입술로 발음하면 어떤 의미에서 '야웨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출 20:7; 레 24:11)는 계명을 범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때 이후로 이 네 개의 히브리어 자음으로 구성된 하나님의 이름은 '아도나이'('나의 주님'이라는 뜻) 또는 '하솀' ('그 이름' ), 또는 아람어로 '셰마'라는 발음으로 대치하여 읽게 되었다. 즉 '야웨께서 말씀하시기를'이라 기록된 본문을 '나의 주님(또는 그 이름)께서 말씀하시기를'이라 고쳐 읽게 되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발음을 금지한지 2000 년이라는 세월을 지내는 동안 결국 이 네 개의 자음으로 구성된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발음법을 잊어버리게 되었고, 주후 1518 년에 갈라티누스(Petrus Galatinus)가 처음으로 이 존귀한 이름의 발음을 라틴어식 발음으로 '여호와'(Jehovah)로 제안할 때까지 그 누구도 이 이름에 대한 발음을 적극적으로 밝히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알고보면 갈라티누스의 '여호와'라는 발음도 하나의 오해 또는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갈라티누스가 이 이름의 발음을 유추한 근거는 곧 맛소라 학파가 히브리 성경의 본문에 편의상으로 부쳐놓은 모음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후 6 세기 경에  이르러 소위 맛소라 학파라 불리우는 유대인 학자들이 그때까지 자음으로만 쓰여진 히브리어 성경 본문에 모음을 부치기 시작했는데, 이들 맛소라 학파는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발음법을 기억하여 모음을 부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아도나(이)'의 모음만을 따서, 즉 '아-오-아'라는 모음을 따서 네 개의 자음(Tetragrammaton)에 부침으로써  "         "라고 표기하고, 난외 주에는 이 이름을 '아도나이'라고 읽으라고 주의 사항을 달아놓았던 것이다. 결국 맛소라 학파도 하나님의 이름의 본래 발음을 발견하여 부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 네개의 자음으로 된 이름을 '아도나이'라고 발음하도록 표시해 놓은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히브리어 문법에 의하면, 한 단어에 세 개의 모음이 들어있을 경우에 첫 모음은 짧아져서 '아'가 '에'로 바뀌게 되어있고 결국 세개의 모음은 '에-오-아'가 된다. 갈라티누스는 이들 맛소라 학파가 부쳐놓은 모음을 하나님 이름의 발음법으로 오해(?)하여 결과적으로 '예/여호아'(Jehovah)라고 음역(transliterate)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면 오늘의 구약 학자들이 존귀한 하나님의 이름의 원래 발음을 '야웨'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다행하게도 이에 대한 증거는 많이 발견되었다. 우선 주후 3세기 초에 클레멘트(Clement of Alexandria, ca. 150-215 A.D.)는 이 존귀한 이름을 '야웨'또는 '야와이/야왜'로 음역하였으며, 오리겐(Origen, ca. 185-254)과 테오도렛(Theodoret of Cyrrhus, ca. 393-458), 그리고 (특히 팔레스타인 태생의) 에피파니우스(Epiphanius, ca. 315-403)도 각각 그들의 성서 주석 자료에서 위의 네 자음을 '야베'로 음역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위에 언급한 성서 밖의 증거로서의 고대 교부들의 증언 외에도 우리는 주전 10 세기의 '모압/메샤 비문'과  주전 6 세기의 '라기스 서신' 등에 언급된 야웨 이름의 언급, 그리고  성서 안에서 드러나는 간접적인 증거들을 통하여, 특히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름 가운데 빈번하게 나타나는 바, 야웨의 이름과 결합된 개인의 이름(theophoric names)을 통하여 '네 자음'에 대한 '야웨'라는 음역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우선 이사야[후]('야[웨]의 구원' 또는 '야[웨]는 구원이시다'), 예레미야[후]('야[웨]께서 세우다/지명하다'), 아하시야[후]('야[웨]가 힘이시다'), 시드기야[후]('야[웨]께서 義이시다') 등의 이름에서 볼 수 있는, 이름의 뒷 부분에 첨부된 야웨 이름의 축소형 '야'(   또는   )와 '야후'(   )에 대하여 살펴보자.  특히 '야'라는 축소형은 구약성서의 운문 문학(Poetic Literatures)에서 빈번하게 사용되었다(출 15:2; 17:16; 시 68:4,18; 77:11; 89:8; 94:7,12; 102:18; 104:35; 등). 이 두 축소형 중 '야후'가 더 오래된 것으로 여겨지나 확실히 말 할 수 없고, 분명한 것은 이 두 가지의 축소형이 어느 싯점에서 혼용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사야라는 이름은 이사야후(왕하 19:2,5,6; 사 1:1; 2:1)로, 예레미야는 예레미야후(왕하 23:31; 24:18; 렘 1:1,11)로, 아하시야는 아하시야후(왕상 22:40,49; 왕하 1:18; 8:24; 9:21)로, 시드기야는 시드기야후(왕상 22:24; 왕하 24:17; 대하 18:10; 렘 1:3; 등)로 불리웠음을 볼 수 있다.
       이와같은 '야웨'의 축소형이 개인 이름의 서두에 첨부될 때는 히브리어 발음 법칙상 자연히 '여(예)호' 또는 '요'로 발음되는데, 이와같은 예를 여호나단>요나단의 이름에서 분명하게 엿볼 수 있다. 이 이름의 의미에 있어서 요나단이나 느단야(느다냐)는 둘 다 '야웨께서 주셨다'('나단'은 '주다'를 의미함)를 의미하므로 차이가 없으나 다만 '야웨'의 축소형이 이름의 앞 부분 또는 뒷부분에 붙었음에 따라서 그 발음에 약간의 차이(여호, 요, 야)가 발생 한 것 뿐이다.  이와같은 모든 실례들은 - 그리고 시편에서 빈번하게 언급되는 '할렐루야'(너희는 야[웨]를 찬양하라)라는 어귀가 말해 주듯이 - 우리가 수 천년동안 그 발음을 할 수 없었던 존귀하신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이름이 '야웨'였음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야웨' 이름의 기원

       성서 자료는 하나님께서 언제부터 이스라엘 백성에게 자신의 이름인 '야웨'라는 명칭을 알려주셨는지에 대하여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전승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있다. 우선 소위 J 전승(또는 '야웨 전승'/Jahwistic Tradition)으로 불리우는 전승에 의하면, 아담의 손자인 에노스 때부터 사람들이 '야웨'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창 4:26). 그 이후 노아와 아브람과 이삭과 야곱도 야웨의 이름을 알고있었다고 이 전승은 말한다. 그러나 소위 E 전승(Elohistic Tradition)으로 불리우는 전승에 의하면, '야웨'라는 새로운 하나님의 이름은 최초로 모세에게 소개되었고, 다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에게 처음으로 소개된 것으로 말한다(출 3:1,4,6,9-14). 이와같은 E 전승의 견해는 소위 제사장 전승(Priestly Tradition)으로 불리우는 P 전승의 견해에 의해 더욱 지지를 받는다. P 전승에 의하면, '야웨'라는 하나님의 이름은 모세 때에 처음으로 듣게 된 이름으로서, 모세 이전에는 '엘 샤다이'(전능의 하나님, 샤다이 神)로 소개되었음을 상기시킨다(창 17:1; 28:3; 35:11; 43:14; 48:3; 49:25): "나는 야웨라.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전능의 하나님(엘 샤다이)으로 나타났으나 나의 이름을 야웨로는 그들에게 알리지 아니하였고"(출 6:3). 이와같은 야웨 이름의 기원에 대한 복잡한 전승들과 함께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과 여호수아의 이름에 '야웨'의 축소형인 '요'와 '여호'를 내포하고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두 이름은 모세 이전에 사람들이 '야' 즉 야웨의 이름-비록 축소형이지만-을 알고있었음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웨 이름의 기원에 대해서는 대체로 세 가지의 대표적 가설들이 학자들에 의하여 제시되었다. (1) 겐 족속 가설(the Kenite Hypothesis)은 야웨는 본래 겐(미디안) 족속의 神의 이름으로서 겐 족(the Kenites)의 성소인 시내산에 거처하던 神이었으며, 모세는 이 성소의 제사장이자 그의 장인이었던 이드로를 통하여 처음으로 야웨를 알게되었고, 후에 이 야웨의 도움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원한 후 야웨의 성소인 이 시내산으로 인도하였다는 것이다. 이 가설의 지지자는 스타데(B. Stade), 붇데(K. Budde), 로울리(H. H. Rowley) 등이다. (2) 아모리/아람어 가설(the Amorite/ Aramaic Hypotheis)은 야웨의 이름이 본래 우르 제 3 왕조 때부터 아모리인들이 섬기던 神이었다고 주장하고 그 뜻도 아모리어에서 찾으려하는 가설이다. 알브라이트(W. F. Albright)와 그의 학파인 프리드만(D. N. Freedman)과 크로스(F. M. Cross) 등이 이 가설을 지지한다. (3) 아랍어 가설(the Arabic Hypothesis)은 야웨 이름의 기원과 의미를 고대 아랍어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드라이버(G. R. Driver), 모빙켈(S. Mowinckel), 고이틴(S. D. Goitein) 등이 이 가설을 지지한다.

   3. '야웨' 이름의 의미

       '야웨'의 의미에 대한 학자들의 가설은 그 기원에 대한 가설보다 훨씬 다양하게 제시되어왔다.  대체로 이 가설들은 한편으로는 하야동사의 칼(Qal) 미완료형이냐 아니면 히필(Hiphil, 사역형) 미완료형이냐, 그리고 이 동사 형태 가운데서 분사형이냐, 명사형이냐 서술형이냐에 따라 견해를 달리한다. 또 한편으로 이 칭호가 본래 하와라는 동사에서 유래했다는 견해도 있고, 이 칭호는 본래 동사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고대 아랍어인 감탄사 "야-후(오, 그분, Oh,He)!"에서 발전했다는 견해도 있다.
       또 한편으로 학자들은 출 3:13-15에 대한 주석을 통하여 이 존귀한 이름의 뜻을 규명해보려 시도하는데, 이 본문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게 제시되어왔다.
       우선 이 이름이 '하야'(to become, to be)동사의 히필 미완료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학자들은 알브라이트(W. F. Albright)를 중심한 그의 제자들이다. 이들은 이 동사의 고대 형태가 하와였을 것으로 보고, 이 하와 동사의 히필 미완료형에서 '야웨'가 유래했으므로 그 뜻은 '존재하게 하는 분'(the one who causes to become), '창조자'(creator), 또는 '그가 XX를 존재하게 한다/창조한다'라고 해석하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만군의 여호와'로 번역된 '야웨 체바옽'의 뜻은 '그가 군대를 창조한다,' 또는 '군대를 창조하는 분'으로, '야웨 닛시'는 '나의 깃발을 창조하는 분' 또는 '그가 나의 깃발을 창조한다' 등으로 해석한다. 더 나아가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출 3:14)를 '나는 참으로 창조자이다'(I am the creator par excellence) 또는 '나는 무엇이든 창조하는 것을 창조하는 자이다'(I create whatever I create)로 번역한다.  이러한 가설에 근거하여 브라운리(W. H. Brownlee)는 창세기 1 장의 창조 기사를 출 3:14의 예고로 간주한다. 즉 오경의 편집자인 제사장적 전승(P)의 소지자는 '창조자'로서의 야웨의 존재가 모세 때에 이스라엘 백성의 구원이라는 창조 행위를 통해 궁극적으로 계시될 것을 예고하면서 창 1 장을 삽입하였다는 것이다. 브라운리는 이런 의미에서 출 3:14의 어귀(에흐예 아셰르 에스예)를 '야웨 아셰르 야웨'(그는 그가 존재하게하는 것을 존재하게 하신다; He brings to pass what he brings to pass)로 수정하여 읽기를 제안한다. 즉 오랜 기간 동안의 노예 생활로 인하여 삶의 의욕이나 반항할 기력조차 상실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을 발생시키고 창조하시는 야웨의 이름의 소개야말로 가장 절실하고 반가운 소식이었다는 것이다.
       '야웨'라는 칭호가 고대 아랍어 하와(   , 떨어지다, to fall)의 히필(사역)형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J. Wellhausen, B Stade, 등)에 의하면, '야웨'의 본래 의미는 '(비/번개를) 떨어지게 하는 분'(he who causes to fall) 또는 '파괴하는 분'(destroyer)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