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뼈아픈 교훈

하마사 2010. 3. 15. 07:27

섬기는 교회에 장기환자가 있다.

9년째 의식이 없이 병상에만 누워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인간과 같은 환자이다.

끼니마다 호스를 통해 음식을 넣어주고, 주기적으로 몸을 움직여 욕창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하며, 침과 가래를 빼주어야 하는 등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수년째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병원을 심방하는 중에 어머니와 함께 장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험한 세파를 살아오신 이야기를 하면서 뼈아픈 고백을 하셨다.

그분의 이야기는 이런 내용이었다.

일찌기 남편을 여의고 아들 하나를 애지중지하며 곱게 길렀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아들도 심성이 착하여 어머니의 말씀에 잘 순종하며 자랐다.

보험회사를 다니며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살다가 어느날 어지럼증과 만성피로로 인해 병원에 갔다가

대장암 판정을 받고 입원하여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들이 그런 어머니를 염려하다가 충격을 받고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아들은 심폐소생술을 통해 살아나기는 했으나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남의 도움을 받으며 살게 되었다.

또한 자부는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중이었기에 충격이 더 컷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행이었지만 아들을 돌보기 위해서 본인이 빨리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강한 어머니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돌이켜보면 아들을 너무 약하게 기른것이 가장 후회가 된다고 하셨다.

강한 아들로 길렀다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었을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아이들은 강하게 길러야 한다고 거듭하여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세상은 점점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응력이 뛰어난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고난이 주어질 때 굴하지 않고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

장애물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뛰어넘거나 돌아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있는 사람말이다.

자식을 너무 심약하게 길러서 어려움이 주어질 때 함께 쓰러지게 한 것이 후회스럽다는 어머니의 뼈아픈 교훈을 들으며 3남매의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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