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社內) 부부인데 아내 직급이 저보다 두 단계 높아요. 돈은 당연히 아내가 훨씬 많이 받죠. 저뿐 아니라 처남 3명도 모두 처남댁보다 못 벌어요. 저는 아내를 농담 삼아 '사모님(sugar mommy)'이라 부릅니다."
미 NPR 방송은 19일 덴버(Denver)에 사는 데릭 모닉(Monnig)씨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아내가 남편보다 더 똑똑하고 더 돈을 잘 버는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퓨(Pew) 리서치센터는 19일 "1970년과 2007년 센서스(인구·주택 총조사) 자료 중 30~44세 부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편보다 돈을 잘 버는 여성 비율이 4%에서 22%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내 학력이 남편보다 높은 비율은 1970년 20%에서 2007년 28%로 증가했다. 반대로 남편 학력이 높은 경우는 19%에 불과해 가정 내 학력 역전 현상을 보여줬다. 1970년부터 37년 동안 여성의 수입은 평균 44% 증가한 반면 남성의 수입은 4% 늘어나는 데 그치는 등 여성의 경제활동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퓨 리서치센터는 여성의 대학 교육과 사회 참여 증가가 '아내 급부상'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졸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대 말 이미 남성을 뛰어넘었다. 대학 교육을 받은 남성이 같은 학력을 가진 여성과 결혼하는 비율은 1970년 37%에서 2007년 71%로 치솟았다. 미 존스홉킨스대 사회학과의 앤드루 철린(Cherlin) 교수는 "1970년대의 남편들은 아내보다 수입이 적은 걸 부끄러워했지만 지금은 아내가 벌어오는 돈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평균 임금은 여성이 여전히 낮다. 2007년 미국 여성의 평균 임금은 3만3000달러(약 3750만원)로, 남성(4만6000달러)의 71%에 불과했다.
-조선일보, 20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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