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오픈서 맹위… 세르비아 '테니스 3총사' 왜 잘하나
- 전쟁이 그들을 강하게 키웠다
물 뺀 수영장을 코트 삼아 폭격속에서도 훈련
가난 탈출하려 필사적… 전통의 힘도 한몫
3명 나란히 3회전… 3번째 메이저 우승 노려 - 전쟁이 그들을 강하게 키웠다
그러나 이곳에서 현재 여자 테니스의 세계 1위인 옐레나 얀코비치와 지난해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우승자 아나 이바노비치(5위)가 탄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세르비아 선수 중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노박 조코비치(세계 3위)도 이와 비슷한 베오그라드의 열악한 시설에서 성장했다.
외신들은 세르비아에 대해 근래 테니스에서 가장 놀라운 성취를 이룬 국가로 평가하고 있다. 인구 1000만명인 세르비아는 등록 테니스 선수가 고작 2000여명에 불과한 나라. 선수 숫자는 한국(1800여명)과 별 차이가 없다. 국민소득도 1만달러 안팎이다. 그렇지만 최근의 테니스는 세르비아 선수들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남자 얀코 팁사레비치(46위), 빅터 트로이츠키(53위)가 상위권에 올라 있고 복식에서도 네나드 지몬지치가 남자 세계 1위다. 1990년대 인종 분쟁과 내전, 나토의 공습으로 완전히 무너진 세르비아가 이런 선수들을 배출한 것은 기적이나 마찬가지다.
세르비아 테니스협회 직원은 10명을 넘지 않으며 "승합차 한 대가 협회 재산의 전부"라고 말할 만큼 재정도 열악하다. 그러나 얀코비치와 이바노비치의 지도자였던 센티크 코치는 "전쟁으로 피폐한 환경이 선수들을 더욱 강하게 길러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가난에서 탈출하고, 보다 좋은 여건을 찾아 해외로 나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훈련했다는 것이다. 실제 조코비치는 12세 때 독일 뮌헨으로, 얀코비치는 12세 때 미 플로리다로, 이바노비치는 14세 때 스위스로 옮겨 본격적인 고강도 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의 뒤에 온 가족의 희생과 뒷받침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얀코비치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코트에서 전쟁을 치른다. 상대가 누구이고 랭킹이 몇위이든 상관없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폭격 속에서 훈련했던 이바노비치도 "우리는 강한 정신력의 투사들이며, 기회가 오면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 호주오픈 2회전에 출전한 세르비아의‘테니스 파이터’들. 이바노비치와 조코비치, 얀코비치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은 세르비아에서 국민 영웅 대접을 받는다. /로이터뉴시스, AP연합뉴스, AP뉴시스
세르비아 테니스를 이끌고 있는 얀코비치, 이바노비치, 조코비치 트리오는 21일 멜버른에서 계속된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2라운드에서 나란히 승리를 기록하며 3회전에 올랐다. 수영장의 물을 빼서 테니스 훈련을 했던 '세르비아 파이터'들은 이번 대회에서 세르비아 사상 세번째의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노린다.
조선일보, 2009/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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