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천막교회

하마사 2008. 8. 18. 08:41

교회분쟁으로 인해 교회가 어려움 가운데 있다.

새벽에 수백명의 용역들을 동원해 교인들을 내쫓고 본당을 점거한 후에 사방에 울타리를 쳐서

출입을 막고 있다. 

당장에 예배처소를 구할 수 없어 교회주차장에 임시로 천막을 치고 수천명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몇 일전 새벽에 비가 억수같이 올 때는 천막이 무너질까 노심초사했다.

안락한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갑자기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열악한 환경에서 예배를 드리며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먼저 그동안의 예배환경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를 절감했다.

또한 그런 어려움 가운데도 굴하지 않고 서로 격려하며 천막에 모여드는 성도들을 대할 때면

감동이 밀려온다.

좋은 환경을 찾아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힘내자'고 서로에게 용기를 주며 

한 마음이 되어가는 성도들의 모습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성도들에게 있어 정든 교회는 그만큼 아름다운 공동체이다. 

교회가 어려움을 당하면 만사를 제쳐놓고 교회로 달려온다. 

비록 천막교회이지만 이런 성도들을 대할 때면 용기가 생긴다. 

든든한 믿음의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겠지만

교회분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가장 송구하다.

그리고 믿음이 약한 초신자들과 교회학교 어린이들에게

신앙의 큰 상처를 안겨주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 

이런 교회분쟁이 한국교회에서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겠다.

그동안 곪아온 부분이 있어 도려내고 새 살을 돋게 하는 아픔이 필요하다면

이번기회에 확실히 치료를 해야한다.

고름을 짜다가 아프다고 남겨두면 그 부위가 더욱 심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돈과 권력과 폭력을 동원하여 교회를 차지하려는 악의 세력과의 싸움은

하나님의 방법인 기도와 비폭력으로 맞서 이겨야 한다.

사람들은 싸움의 현상만 보고 욕을 할 것이다.

왜 분쟁이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왜 교인들이 그렇게 흥분하는지

정확한 이유도 모른채 말이다.

누구로부터 이야기를 처음 들었느냐에 따라 생각이 고정되기 쉽다.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신앙인과 목사의 양심때문이다.

넓고 편한 길을 택했다면 이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양을 이끄는 목자의 양심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훗날에 어떤 모양으로든 이 분쟁은 결말이 날 것이다.

역사는 승자의 편이기 때문에 승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역사로 기록할 것이다.

승자가 되었든 패자가 되었든

하나님과 성도들 앞에서 신앙인의 양심으로 좁은 길을 택했음을 당당히 말할 수 있음이 감사하다.

아무도 몰라줄지라도 하나님만이 내 마음의 중심을 아시고 인정해주신다면

나는 가장 멋진 승리자이다.

비록 열악한 천막교회의 환경이지만 하나님의 편에 서있기만 하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이 가장 선한 방법으로 가장 아름답게 해결해주시리라 믿는다.

때로는 마음에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왜 내가 이런 분쟁의 현장에 있어야만 하는가?

하나님이 왜 나를 여기에 지금까지 있게 하시는가?

하나님의 뜻이 과연 무엇인가?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이루어가는 것인가?

지금은 천막교회이지만

이후에 어떤 모습으로 하나님이 교회를 세워가실지의 여부가 

그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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