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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블로그 10년

하마사 2007. 12. 28. 11:20
▲ 블로그의 창시자 존 바거.
세상을 바꾼 블로그 10년
97년 美 바거의 개인 ‘웹로그’가 원형
          정치인·기업 등 전세계 1억개 넘어서 
          언론이 놓친 테러·참사현장 생생히 중계
이용수 기자 hejsu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1997년 12월17일 존 바거(Barger)란 미국인은 자신의 웹사이트를 시작하며 “매일 최고의 자료들을 웹페이지(webpage)에 기록(log)하겠다”고 선언했다. 웹로그(weblog), 줄여 블로그(blog)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바거 혼자였지만 지금은 1억명이 함께 한다. 탄생 10주년을 맞은 블로그는 불어난 사용자만큼 위상도 달라졌다.

사실 바거의 선언 전에도 인터넷 일기장 등 블로그와 비슷한 것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나중에 쓴 글이 위에 올라오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사이트’란 의미로 블로그란 말이 생기면서 진정한 블로그 시대가 열렸다.

미국을 중심으로 오픈다이어리, 앤드루설리번닷컴 같은 유명 블로그들이 출범했고, 유력 정치인들도 속속 블로그 세계에 입문했다. 블로그가 특히 성공을 거둔 분야는 언론이다. 주류 언론의 눈길이 닿지 못한 사회 각 분야를 게릴라식으로 파고들며 1인 미디어, 대안언론으로 각광받았다.

1998년 빌 클린턴(Clinton) 전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Lewinsky)의 섹스 스캔들을 처음 알린 매체는 뉴스 블로그 ‘드러지 리포트’였고, 2004년 미 CBS의 간판앵커 댄 래더(Rather)의 거짓 보도를 밝혀 옷까지 벗게 한 이들도 개인 블로거들이었다.

시카고트리뷴 등을 거친 33년 경력의 언론인이자 뉴욕 시립대 교수인 제프 자비스(Jarvis)는 인터넷 잡지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블로그는 지금껏 발명된 것 중 가장 쉽고 저렴하며 신속한 출판 도구”라고 극찬했다.

블로그는 재난이나 정치탄압 현장에서 진가를 인정받았다. 2001년 9·11테러, 2004년 인도양 쓰나미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지난 10월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 때 주류 언론들이 놓친 장면과 사연들을 시민 블로거들이 생생히 커버했다.

경제적 이유도 블로그를 활성화시킨 원동력이다. 고객 확보와 법조인맥 관리를 위해 블로그를 활용하는 개인 변호사들, 비싼 광고 대신 블로그 게시물로 제품 홍보를 대신하는 중소기업 등이 그 예라고 뉴욕타임스가 27일 소개했다.

세계 최대 블로그 검색·평가 사이트인 테크노라티에 따르면, 이달 현재 전세계의 블로그는 1억1200만개다.
입력 : 2007.12.27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