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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대통령 임기) 5년이 잠깐인 거 안다. 괜히 폼 잡다가 망치지 않도록 하겠다. 여러분도 내가 갑자기 대통령 됐다고 이상하게 대하지 말고 똑같이 대해달라.”
이명박(李明博) 대통령 당선자는 27일 저녁 자신이 장로인 서울 소망교회에서 교인 3000여 명과 함께 ‘대통령 당선 감사예배’를 본 뒤 이같이 심경을 밝혔다. 교인들의 큰 박수 속에 강단에 올라간 이 당선자는 “국민들이 다들 날 보고 기대가 많은 것 같다. 당선 기쁨은 잠시고, ‘이 일을 어찌할꼬’ ‘어휴 어떻게 해야 하나’가 내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
그는 웃으면서 “보니까, 날 찍은 분보다 날 찍지 않은 분들이 더 기대가 크신 것 같다”면서 “난 우리 국민이 사랑해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경제 살리는 것은 내가 전문가이지만, 국민 화합은 내 힘만으론 안 된다. 우리 교회 형제 자매님들부터 남을 믿어주고 사랑하는 운동을 시작해달라”고 했다.
이 당선자는 “난 어려서부터 대통령이 될 생각이 아니었다. 어떤 대통령은 중학교 때부터 바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하는데, 난 내 한 몸 살기도 바빴다. 남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내가 작은 기업 들어가고, 그 기업을 큰 기업으로 키우면서 남의 일자리 걱정도 조금씩 하게 됐다. 이제는 온 나라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내 큰 과제”라고 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 선거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도 언급했다.
이 당선자는 “국내외 선거 사상, 나처럼 네거티브 공격에 시달린 예가 없다”며 “매일 아침 일어나면 오늘은 무슨 소리를 들어도 절대 대꾸하지 않겠다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진실이 차근차근 밝혀지고 있다. 최근엔 노무현 대통령이 고맙게도 특검을 받아줘 진실이 또 제대로 밝혀지게 됐다”고 농을 하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 22일 외손녀 돌잔치에선 “존경 받은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가족들이 근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친·인척의 ‘정치 불개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기 기자 knigh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