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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품의 중요성

하마사 2007. 9. 14. 16:06
  • [강천석 칼럼] 대통령의 遺産
  • 강천석 · 주필
    입력 : 2007.09.13 18:51 / 수정 : 2007.09.13 22:58
    • 강천석 · 주필
    • 대통령은 자신의 성공과 실패를 국민에게 유산(遺産)으로 물려준다. 대통령이 물려준 성공은 국민의 힘과 활력이 되고, 대통령이 물려준 실패는 국민의 짐과 빚이 된다. 대통령에게서 힘과 활력을 얻은 국민은 허리를 펴고 살게 되고, 대통령한테 짐과 빚만 잔뜩 넘겨 받은 국민은 한동안 등이 휘는 고생살이를 면하기 힘들다. 국민들이 끊임없이 대통령더러 잘못된 걸 고치라고 귀아픈 소리를 해대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6개월 후면 노무현 대통령도 국민에게 자신의 성공과 실패를 유산으로 물려주게 된다. 국민들로선 대통령의 유산 내역(內譯)이 궁금할 법도 하다. 그런데도 요즘 국민 거개는 대통령의 유산 명세(明細)에 관심도 없다는 투다.

      대통령은 며칠 전 국민 앞에 나와 ‘난감하다’ ‘곤혹스럽다’ ‘당황스럽다’는 단어를 연방 입에 담아 국민을 난감하고 곤혹스럽고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대통령에게선 처음 듣는 말들이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2003년 불법자금 의혹으로 자신의 오른팔이 잘려나갈 때도, 그 얼마 후 이번에는 불법로비 의혹으로 자신의 왼팔마저 끊겨나갈 때도 이런 마음 약한 단어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오른팔에겐 ‘특별한 잘못이 없고’ 왼팔은 ‘나 때문에 고통을 당한다’고 우겼던 대통령이다.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 대통령 입에서 퇴임 6개월을 앞두고 ‘난감’ ‘곤혹’ ‘당황’이란 못 듣던 단어가 튀어나올 지경이면, 대통령의 유산 속에서 성공과 실패를 고르고 추려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이 국민 생각인 듯하다.

      어찌하다 대통령이 여기까지 밀려오게 됐을까를 따져보는 것은 지금의 대통령을 더 난처하게 만들려는 뜻이 아니다. 세 달 후면 우리는 다시 대통령을 뽑는다. 그 대통령이 5년 후 또다시 국민 앞에서 ‘난감하고 곤혹스럽고 당황스럽다’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사태만은 막아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다.

      10여 년 전 현대 미국대통령들에 관한 전기(傳記)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열 명의 작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을 묶어 내놓았다. 이들이 뜻을 합친 것은 대통령 후보를 검증한다면서 경제에 밝다느니, 외교에 강하다느니, 법률 지식이 풍부하다느니 하는 전문성 테스트나 잘생겼다느니, 말을 잘 한다느니 하는 이미지조사 식(式)으로 흐르는 현재의 대통령 후보 검증 시스템에는 중대한 구멍이 뚫려 있다고 경고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여러 차례 토론을 거쳐 만장일치로 채택한 책 제목이 ‘성품(性品)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Character Above All)’였다. 대통령 후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성장해 어떤 성품을 지녔는지를 모른 채 겉모습에 홀려 대통령으로 뽑는 것은 대통령 의자에 시한폭탄(時限爆彈)을 장치해 놓은 것과 한가지라는 말이다.

      동양의 지혜라는 논어(論語)에는 공자(孔子)가 한 제자를 가리켜 임금으로서 나라를 다스릴 만한 재목(材木)이라고 파격적 칭찬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천명(天命)을 받아야 임금 자리에 오른다고 여겼던 그 시절로선 놀랄 만한 발언이다. 3000명의 공자 제자 가운데 스승한테서 이런 칭찬을 받은 유일한 인물이 중궁(仲弓)이다. 공자는 임금이 될 만한 중궁의 자질(資質)로 ‘아랫사람을 부릴 때는 귀한 손님 대하듯 하고, 자기의 노여움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고, 다른 사람에 대한 원한을 오래 가슴에 품지 않고, 다른 사람이 과거에 지은 죄는 마음에서 흘려버릴 줄 아는 성품’을 들었다. ‘중궁은 말이 서툴지 않으냐’는 다른 제자들의 지적을 공자는 ‘말재간을 어디에다 쓰겠는가’라는 꾸중으로 막아버렸다.

      공자는 임금 다음으로 나라의 큰 재목이 될 제자로는 자로(子路)를 꼽고 ‘자로는 좋은 말을 들으면 반드시 실천하고, 남들이 잘못을 지적하면 싫어하지 않고 그 잘못을 반드시 고친다’고 했다.

      그 공자가 ‘썩은 나무에는 조각을 새길 수 없다’며 절대 나라의 일을 맡겨서는 안 될 사람으로 지목한 제자가 재여(宰?)다. 공자는 제자 가운데 언변(言辯)이 가장 능란하다던 재여를 두고 ‘사람을 판단할 때 말만 믿지 말고 행동까지 지켜보고 나서 판단하도록 나를 바꿔놓은 사람’이라고 했다. 훗날 재여는 나라를 망치고 자신도 비명(非命)에 갔다.

      2500년 전 공자 시절과 지금, 정치의 원리(原理)는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썩은 나무에 어울리지 않는 큰 인물을 억지로 새기게 되면 나라를 크게 어지럽히고 만다는 그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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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품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이라 스크랩한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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