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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동과 정착 (누들 소들) 몽골인들의 기동성과 만만디

하마사 2007. 2. 21. 06:55

이동과 정착 (누들 소들

 

유목민족을 알기위해서는 누들(이동) 소들(정착) 이란 단어를 알아야 할 것이다. 가축의 풀이 적으면 이사 가고 물과 풀이 많으면 정착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생각하면 수박의 겉모양만 아는 것과 같다. 세상 모든 일에는 현상이 있고 현상학(그 일이 일어나게 된 배후)이 있는 법이다.

 

이동과 정착에는 단순히 가축에 필요한 물과 풀의 유무만이 아니다. 계절과 날씨 그리고 인간관계, 그리고 위험성(맹수나 적)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계절에 대한 대비가 없으면 가축의 몰사는 물론 사람까지도 위험하다. 또한 갑작스런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대륙성 기후의 특징 중 한 가지는 변화가 심하다는 것이다. 처음 몽골에 왔을 때 선임 선교사들이 하루에 사계절이 다 있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라고 했다. 처음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살면서 경험하게 되었을 때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몽골의 중부 지대는 스텝지역이고 나무가 없고 풀만 그것도 잔디 정도 자라는 풀 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산이 많다. 물론 나무는 없는 산이다. 그러면 갑자기 집중 폭우가 오면 바로 홍수로 이어진다. 이때에 이동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다가는 집은 물론 가축까지도 다 잃게 되는 경우가 있다.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재산을 다 잃을 뿐만 아니라, 생명도 위험하다. 맹수의 습격도 마찬가지다. 한번 자리를 잘 못 잡으면(소들) 많은 가축을 잃게 된다. 조금 머뭇거리다 도적들의 습격을 받으면 목숨을 잃고 재산도 잃게 된다. 이러한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인하여 유목민들에게는 누들과 소들의 지혜가 생기고 축적된 것이다.

 

이 누들과 소들 사이의 행간을 읽을 수 없으면 몽골인들과 같이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누들의 신속성과 소들의 한가함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흔히 중국인들을 이야기 할 때 만만디 [manmandi(慢慢的)]라는 표현을 할 때가 많다. 그런데 유목민들도 소들 시에는 만만디 정도가 아니라 자연 그 차체와 같이 하나가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그렇게 여유롭게 산다.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번개처럼 지나가는 판단이 일면 누들이 생각만큼이나 빠르게 진행되어진다. 번개같이, 바람처럼 이동이 이루어진다.

 

우리는 언제나 왜 그러느냐? 따지고 회의를 해보고 자료를 조사하고 그리고 결정을 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유목민들에게는 생리에 맞지 않는 것이다. ‘왜’가 아니라 ‘혹시’ 이면 죽음이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그렇게 이야기 한다. 울란바타르에 사는 사람들은 유목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정착민들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제는 누들 소들의 원리가 아니라 소들(정착민)의 의식으로 살아가야 한다 라고 말이다. 그러나 몇 백 년 아니 몇 천 년을 그렇게 살아온 민족을 이곳에 와서 오년 십년 함께 살면서 가르쳤는데 하면서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그들을 바꾸려고 하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상처를 받게 된다.

 

많은 분들이 누들 소들 속으로 자신이 들어가지 않고 그들을 바꾸려고 노력하다 지쳐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주님은 하늘 보좌에 앉으셔서 우리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사람이 되셔서 오셨다.(임마누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1:14) 우리가 몽골인 들을 우리와 같은 문화로 바꾸려고 기도하지 말고, 함께 살면서 충만한 은혜와 진리를 보여주려는 기도와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들과 소들은 문화적 측면이며 신앙(복음)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몽골 선교사 양재철/ 아멘 교회 담임)

출처 : 열매 맺는 삶
글쓴이 : 양재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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