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힘
1957년 일본 오사카부 이케다시. 이 지역 금융기관인 신용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던 안도 모모후쿠는 큰 불운을 겪었다. 평생 다니던 직장이 갑자기 파산해 47세의 나이에 퇴직금 한푼 없이 쫓겨나게 된 것이다.
1950년대 일본은 전쟁 이후 식량난으로 많은 국민들이 토란줄기까지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안도는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먹기 위해 긴 행렬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며 “배곯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미국의 원조로 밀가루가 남아돌았지만 일본인은 빵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는 남아도는 밀가루에 착안했다. 빵 대신 국수를 만들되, 싸고 맛있고 오래가는 음식이 목표였다.
“젖은 면을 어떻게 말려야 부패하지 않고 끓였을 때 부드러운 상태로 복원될까?”
그러나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달, 두 달 세월은 흘러갔고, 끈질긴 연구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실패뿐이었다. 어느덧 1년이 지나고 개발을 포기하려던 즈음, 그는 아내가 튀김을 만드는 것을 보고 무릎을 쳤다.
“밀가루를 튀기면 수분이 증발해 오래 보전할 수 있어!”
그가 ‘순간 유열건조법’이라 이름 붙인 제조법은 이렇게 탄생했고, 1958년 뜨거운 물에 면만 넣으면 2분 안에 조리되는 신기한 국수가 출시되면서 일본 열도가 떠들썩했다. 사람들은 ‘마법의 음식’이라고 열광했고 제품은 나오자마자 동이 났다. 이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면’의 탄생이다. 1971년 물만 부으면 되는 ‘컵라면’, 지난해 여름 우주선 디스커버리호의 우주비행사가 우주정거장에서 먹었던 ‘스페이스 라면’도 그의 작품이다.
97세의 나이에도 매일 한 끼는 국 대신 컵라면을 먹는다는 그의 모습에서 늘 진화하는 라면의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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