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관련자료/기독교자료

정세균 총리께 드립니다.

하마사 2020. 8. 23. 07:04

정세균 총리께 드립니다.

일동감리교회를 담임하는 정학진 목사입니다. 불철주야 민생안정과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애쓰시는 총리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부디 위기의 때에 애급의 총리가 되어서 국난 뿐 아니라 세난을 극복한 요셉처럼 이 엄중하고도 절체절명의 시기에 지혜를 발휘하셔서 난국을 극복하는 구심체가 되어주시기를 빕니다.

8월 20일(목)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고 예배당 예배를 강행하려고 했습니다.

그 이유가 여러 가지 있습니다.
1. 교회는 일주일에 한 번, 철저히 개인방역과 거리두기를 한 채 한 시간 가량 예배드리기에 안전합니다.
2. 관공서는 하루 종일, 붙어 앉아 업무를 보고, 민원인을 대면하며, 구내식당에서 식사하기에 위험합니다.
3. 교회는 인구밀집 지역인 지하철이나 공원, 버스, 비말이 난무하는 식당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4. 전국의 모든 교회는 방역당국의 요청이 아니고도 스스로, 철저하게 개인방역 수칙을 지켜왔습니다.
5. 최근 경찰서나 교도소에도 확진자가 생겼습니다. 그런다고 전국 경찰서나 교도소를 폐쇄하지 않았습니다.
6. 교회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거 아닐까요?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닙니다. 차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총리께서 지난 8월 19일부터 수도권 지역 고위험시설들의 운영 중단과 교회는 비대면 예배를 제외한 모든 활동을 금지하는 강화한 방역대책을 적용한 것과 관련하여,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정말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며 “불가피하게 내린 조치였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을 때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 오죽 어려우면 그랬겠나.....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조치는 비단 교회만을 겨냥한 것도 아니고 2단계 격상으로 인해 19개의 고위험군 모두에 대해 영업정지를 발동한 점과, “이번 조치로 인해 생업에 피해를 보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저도 매우 안타깝고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며 “저를 탓해 조금이라도 마음이 달래지신다면 몇 백 번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말씀했을 땐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제 생각과 확신이 틀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밤 긴급히 저희교회 장로님들(10명)과 기획위원들로 구성된 <확대기획위원회>를 소집해 다시 의논할 계획입니다. 아마도 두주간 참회와 숙고의 시간을 가지며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 이때 주일마다 교회를 개방하여, 개인적으로 교회를 찾아 기도할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300명 채 안 되는 시골의 작은 교회도 여러 의견이 있고, 하나 되기가 힘이 든데 5천만이나 되는 한 나라를 통치하는데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하면 총리의 노곤함과 수고로움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총리님,
제가 지금껏 들어왔던 수많은 이야기와 사건들 속에는 이해하기 힘든 게 너무 많습니다. 그것들을 ‘가짜뉴스’라는 프레임으로 매도해버리기엔 너무 석연치 않습니다. 따라서 항간에 떠도는 몇 몇 이야기들에 대해 정부여당의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1. 코로나 검사를 정치에 이용한다는 설에 대해
➀ 들쭉날쭉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 관하여
코로나 바이러스는 특성상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검사를 해야만 진위가 가려집니다. 이번 코로나가 무서운 것은 증상이 없는, 소위 ‘무증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껏 6개월간 약 160만 건을 검사해서 15,500명(19일 기준)이 확진자가 생겼습니다. 하루 1만 건 가량 검진해서 약 100여명 안쪽이라 1%대라 합니다.
그런데 이번 8.15 집회를 전후해서 2만 건에서 심지어 3만 건 가량 대량 검진했기에 당연히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고 의심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방역당국을 통해 하루 몇 명씩 확진되었는가 보다 하루에 몇 명을 검진했고 몇 명이 확진되었는지를 밝혀주실 수 있는지요. 그럴 때 의혹이 해소될 것입니다.

➁ 8월 10일 우한시민들의 입국에 대하여
바이러스는 특성상 잠복기가 약 5일에서 두주간이라 들었습니다. 접촉하는 순간 증상이 나타나기는 극히 드뭅니다. 그래서 두 주간 격리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면 8.15집회에 나갔던 사람들이 그날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차라리 5일 잠복기로 본다면 8월 10일 중국 우한 시민에게 공항 문을 열어준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요?

➂ 특정 교회 신도들 때문에 확산되었다는 설에 대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교회 신도들이 대거 광화문집회에 나왔다”면서, “국가방역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 신도들이 대거 광화문집회에 나왔다는 증거가 무엇인지요? 들리는 말로는 그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먼저 교회출입을 차단하고, 어떤 집회에도 나가지 말 것을 알리는 문자가 공개되었습니다. 혹 그 문자를 총리께서도 보셨는지요?
그리고 설사 자신이 감염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집회에 나간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 모두를 “국가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을 한 사람들인가요? 그들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인가요? 그렇다면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국민’은 누구고, 그 집회에 참여한 ‘국민’은 누구인지요?
혹시 “나는 인류를 사랑한다.”던 레닌이 볼세비키 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처형한 그 수많은 인류는 무엇인가요. 그가 말한 인류는 지구인이 아닌, 화성인이던가요? 자신이 기르던 앵무새가 죽자 3일을 슬퍼하던 히틀러가 2차 대전을 일으켜 수 천만 명을 죽인, 그 인지부조화적인 이율배반과 무엇이 다른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코로나의 재확산은 교회 탓이 아니라 정부의 방역실패 때문 아닐까요?
➀ 지나친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설이 있습니다.
최근 제 핸드폰으로 수많은 <안전안내문자>가 왔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니 고마운 일이지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8월 15일 이전에는 주로 산사태나 침수지역, 홍수나 폭염주의보 발령 예보 등이 대다수입니다.
그러다가 8.15일을 기점으로 집중적으로 집회참석자나 특정교회 신도는 반드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가 쇄도하고 있습니다.(무려 23개) 그런데 그 느낌은 권유나 청원이 아니라 명령이고, 받지 않으면 벌금을 때린다는 협박도 적지 않습니다.

마치 <코로나 계엄령>에서 진압군의 행태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집회 참석자들을 염려하기보다는 저처럼, 지나치게 과잉반응하며 공포분위기를 조장하는 정부에 강한 의구심과 불만을 가질 게 뻔합니다.
전술(前述)했듯이 검진을 많이 받을수록 많은 확진자가 나오는 건 명약관화하지 않습니까? 그걸 가지고 특정집회 참가 때문에 확진자가 증가하였다고 말하는 건 어딘지 석연치 않습니다. 그러니 정부가 방역실패의 책임을 특정 집회와 단체에 떠넘기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➁ 편향된 기준이라는 설
8.15 집회가 광화문에서 있던 날, 바로 옆 보신각에서 민노총 집회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곳에도 수만 명의 노조원(정부추산은 2천명)이 모여 시위를 했는데 방역당국은 “민노총의 집회는 위험도가 낮아 검사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세상에..... 이런 모순이 또 어디 있습니까?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행한 집회가 한 쪽은 위험도가 절대적이니 검진을 받아야하고 안 받으면 처벌한다는 입장이고, 또 다른 집회는 위험도가 낮다니요? 그러니 정부가 편향적이고 힘이 있는 세력에게는 한없이 비굴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전날 있었던 의사들의 총파업과 그 전에 계속된 전공의들의 시위도 동일합니다. 그곳에도 3만 여명의 엄청난 숫자가 모여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는데 왜 그들에게는 8.15집회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건가요? 그러니 정부가 편파적이고 코로나를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받는 거 아니겠습니까?

➂ 아전인수식으로 적용한다는 설에 대하여
2월초, 우한 바이러스가 한국에 상륙해서 퍼져나갈 때, 질본과 의료인들은 중국인의 입국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력히 외쳤지만 정부는 듣지 않았습니다. 누구말로는 시진핑의 한국초청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차라리 그런 말이 ‘가짜뉴스’ 혹은 ‘오해’였으면 좋겠습니다. 급기야 바이러스는 무섭게 확산되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정부에서는 <신천지>라는 대어를 낚아 그 책임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을 열어두고 한국의 확산세를 막으려는 노력은 마치 ‘방문을 활짝 열고 방안에 들어온 모기를 잡으려는’ 어처구니없는 일같아 보였습니다. 이건 비단 저만의 생각이었을까요?

대구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던 날, 문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기생충> 감독과 식사하며, 코로나는 진정되고 있다며 파안대소하던 모습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4월 15일 총선직전인 3월 31일과 4월 3일 각각 <오페라의 유령>에 출현한 배우 2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는데, 당시 확진자 중 한 명은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무려 2주 동안 공연을 했고, 그 기간 누적 관람객이 8천 6백 명이었습니다. 공연장은 특성상 밀폐된 공간이고 좌석도 모두 붙어있는 터라 3시간 동안 한 공간에 있는 고위험군 시설입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배우 두 명과 밀착접촉이 있었다고 확인된 동료들 위주로 181명만 검사했기에 한 명만 양성이고 나머지는 모두 음성 판정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관람객 8천 6백 명 명단이 확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지금처럼 강력하게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문자메시지만 보내 <가급적 외부접촉을 자제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진료소를 방문>하라는 안내만 했습니다. 고위험시설에서 배우들이 3시간 동안 비말을 튀기며 공연을 했는데도 말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인 4월 30일-5월 5일까지 황금 기간에 확진자 수가 1명까지 떨어졌던 대한민국을 <이태원 게이클럽 사건>은 다시 코로나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5월 12일엔 300명 이상의 감염이 확인되었으나 성소수자들이 인권을 방패삼아 관리의 사각지대로 숨어버리는 바람에 방역당국은 결국 인권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확인된 5,500명의 방문객 정보를 알아내고도 전수조사도 하지 못하고 계속 정세에 끌려다니고 만 것입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7월 13일 장례식엔 2만 여명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모여 조문을 했습니다. 일반인들은 장례식 뿐 아니라 결혼식도 자제시키면서 서울시에서 비용을 들여 5일장을 치른 건 지나친 것 아닐까요?

9월엔 12일간의 동성애 대규모축제도 허락되었습니다.
이러니 정부의 지침이 고무줄식이라는 것과 편향되이 이용한다는 오해를 받는 것입니다.

3. 어떤 집단이든 그렇겠지만 교회도 많이 속상하고 억울합니다.
이제 제가 속한 교회 이야기를 할 차례입니다.
요즘 수많은 교회와 목회자들, 그리고 신실한 성도들이 잠 못 들고 있습니다. 서운하고 화가 나고, 두렵고....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➀ 편향적인 행정
9월 18일~29일까지 제21회 <서울퀴어문화 축제>에 대해선 지금껏 언급이 없습니다. 질병은 아군 적군이 없습니다. 바이러스는 여야, 남과북, 수구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행태는 너무 편향적입니다. 한 자리에 다소곳하게 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돌아가는 교회에 대해선 엄격한 잣대를 대면서 하루 종일 큰소리로 이동하며 행하는 축제에 대해선 그토록 너그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전술(前述) 했듯이 경찰서나 소방서, 병원 등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경찰서나 병원을 폐쇄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더욱 방역에 힘쓰고 질병의 확산을 잡아야지요. 이런 곳은 공익을 위한 곳이니까 괜찮고 교회는 사적인 모임 정도로 취급하시는 건 아닌지요? 불철주야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있다는 건 왜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까?

교회는 비영리단체입니다. 돈을 벌거나 영리를 취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영업을 하는 식당이나 운송회사 등은 그대로 두고 기도하고 예배하러 모인 교회는 못 모이게 하니 화가 날 뿐입니다. 혹시 이런 사고는 교회를 ‘인민의 아편’으로 보던 공산주의자들의 유물론적 사고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요?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교회에 편 가르기를 그쳐야 합니다. 빨리 교회에 내려진 집합금지 명령을 거두고 오히려 나라의 평안함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해야 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북한지하교회 교인이 예배드리는 영상을 본적이 있습니다. 한번의 예배에 목숨을 걸고 예배드리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렇지요. 이게 예배입니다. 믿음없는 분들은 그게 뭐 그리 중요하냐고.... 나중에 코로나가 잡히면 예배드리지 뭐 그리 극성이냐고 오해하실지 모릅니다. 당연히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인에게 있어서 예배는 본질입니다.
교회는 영업장과 달라서 몇번 예배 못드리면 다음에 드리면 되는 게 아닙니다. 믿는 이에게 예배는 목숨처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전쟁중에도 예배를 드리고, 포탄이 터지는 참호속에서도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식사와 친교, 속회 등 모든 걸 다 양보했습니다. 그러나 예배는 그럴수 없습니다. 그러니 그 소중한 예배를 단순한 하나의 의식이나 행위로 국한시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➁ 교회발 확진자수 증가에 관해
최근 언론의 행태를 보면 기가 찹니다.
“00교회 11명 확진 발생, 00교회 발 확진자수 확산....” 이런 문구를 보고 접할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제주도를 여행 다녀온 사람이 감염되었다가 자기도 모른 채 교회에 가면 그게 교회발(敎會發) 확진입니까? 이미 다른 데서 감염된 게 아닙니까? 그걸 어떻게 “교회발”이라고 말합니까?

확진자가 병원을 방문하거나, 경찰서를 다녀오면 “병원발 확진자....” 혹은 “00경찰서 발 확진자수 증가....” 이렇게 씁니까? 잠시 머물다가 떠난 교회를 마치 질병의 진원지인양 몰아세우는 건 5공 시절 계엄령 때 하던 양태입니다. 즉시 이런 언동을 총리께서 행정명령으로 멈춰주셔야 합니다. 행정명령은 이럴 때 사용해야 합니다.

➂ 마지막 드리는 고언(苦言)
금요철야 기도회가 끝난 지금 영화 <1987>을 다시 봤습니다.(새벽3시)
서울대생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과 연세대생 이한열 군의 취루탄 사망사건으로 이어지는 민주화과정을 그린 영화인데 총리도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영화를 보면서 그때 일들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때 온몸을 던져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분들 덕분에 이 나라가 이렇게 성장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자꾸만 1987년이 2020년과 겹쳐 보였습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이 완장만 바꿔 찼지 옛날과 행태가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교적 자유로운 사고와 진보적인 이념을 가진 저와 같은 사람조차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보수적인 분들은 어떻겠습니까?

취루탄과 곤봉, 해골단이라 불리던 진압부대의 행태가 언론을 동원한 편파보도와 특정인 죽이기, 교회탄압 등으로 둔갑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훗날 시간이 흘러서 2020년 역사는 <언론을 동원한 ‘희생양 만들기’ 혹은 ‘책임전가’의 시기였다>는 판단을 받지 않으려면 교회나 약한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셔야 합니다.

대통령이나 총리께서도 속상하고 억울한 일이 많으리라 사료됩니다.
정성껏 일했는데 오해로 돌아오고, 최선을 다했지만 쉽게 비판하는 이들이 섭섭하고 원망스러우시겠지요.
그러나 외롭고 고독한 게 지도자의 길입니다.

문대통령께서 자주 인용하신 노무현 대통령의 말마따나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욕을 먹어드릴 수 있습니다.” 라던 초심(初心)으로 돌아오셔야 합니다. 정치인은 계란을 한 번씩 맞아야 국민들의 화가 풀린다는 말씀이 표를 얻기 위한 선전선동이 아니었고 진심이었기를 바랍니다.

지금껏 수많은 대통령들의 비극적 종말을 목도해온 저로서는 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나 호감은 불문하고 부디 성공적인 정부이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선 ‘박통 때보다 더 심한 불통의 시대’라는 오명을 벗고, 심각하게 갈라진 내부분열을 하나로 묶는 일에 매진하셔야 할 것입니다. 안건을 낼 때마다 국론이 분열되고, 사람을 추천할 때마다 수구꼴통과 좌빨이 갈라지는 <분열의 정치>는 이제 지양해야 합니다.

그럴 때 다시 집 떠난 민심도 돌아와 앉고, 방황하는 정의도 제자리를 찾아가며, 흔들리는 국가의 기강도 바로 서게 
될 것 입니다.

정학진 목사 (일동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