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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습격… 8년내 1600만명 일자리 넘본다

하마사 2017. 1. 4. 18:55

[고용정보원 일자리 연구 보고서]

- 취업자 12.5%는 당장 대체 가능
청소·주방보조원, 100% 대체… 청원경찰·건축도장공도 위기
조종사·회계사·투자분석가 등 전문성 있는 직업은 대체 어려워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달에 따라 2025년이 되면 국내 취업자의 61.3%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국내 전체 근로자(2659만명)를 기준으로 하면 약 1630만명이 AI·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청소원, 주방 보조원, 매표원과 복권 판매원 등 단순 노무직 종사자는 실직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회계사, 항공기 조종사, 투자·신용 분석가 등 전문직 종사자는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기술 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 보고서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고용정보원은 어떤 직업이 얼마나 AI·로봇으로 대체될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6~9월까지 국내 AI·로봇 분야 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이번 연구의 주요 분석 자료로 활용했다.

고용정보원은 전문가 21명에게 읽기·쓰기·말하기·협상력·창의력 등 44개 부문에 걸쳐 AI·로봇의 업무 수행 능력이 시기에 따라 인간에 비해 어느 수준까지 발전할지를 7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한 뒤, 개별 직업별로 요구되는 업무 수행 능력과 비교해 대체 수준을 산출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대체 가능성이 높은데, 전문가들이 평가한 AI·로봇의 연도별 업무 대체 수준은 2016년 2.76점, 2020년 3.57점, 2025년 4.29점으로 나타났다. 2025년이 되면 현재 사람이 수행하는 업무 가운데 상당 부분을 AI·로봇이 대신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취업자의 12.5%는 이미 AI·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업무에 종사 중이며, 2020년 41.3%, 2025년엔 70.6%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직종별로 보면 단순 노무직과 1차 산업 종사자가 집중적으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청소원과 주방 보조원은 AI·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100%이며, 매표원과 복권 판매원, 낙농업 종사자, 주차 관리원, 건설·광업 종사자, 청원경찰, 주유원, 세탁원 등은 대체 비율이 90% 이상이었다.

이번 조사에선 전문직 가운데 회계사·조종사의 대체 비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돼 눈길을 끌었다. 두 직업은 국내외 다른 조사에선 업무가 반복적으로 진행된다는 특성 때문에 대체 가능성이 높다고 꾸준히 지목돼왔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회계사는 법·제도에 대응해야 하는 전문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조종사는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신용 분석가, 자산 운용가, 변호사 등도 대체 비율이 30% 미만으로, 대체 가능성이 낮은 직업으로 분류됐다.

박가열 연구위원은 "위협 직종 분석을 통해 지금부터 해당 분야 종사자가 직업 능력을 높이거나 전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고용 정책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취업자나 취업 예정자 입장에선 변화를 거부하기보다 평생 직업 능력 개발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능동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용정보원은 지나친 확대 해석은 경계했다. 박 연구위원은 "대체 비율은 '기술적인 업무' 대체 수준을 의미할 뿐"이라며 "AI·인공지능이 해당 직업을 실제로 대체할지 여부는 경제적 효용과 사회적 합의 등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더라도, AI·로봇 활용 비용이 높거나 AI·로봇의 업무 수행에 사람들의 거부감이 크다면 대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조선일보, 20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