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관련자료/광성교회 분쟁

3만 성도 2천명으로… 상처만 남긴 광성교회 13년 분쟁

하마사 2016. 12. 27. 17:11

무려 13년. 서울 송파구 광성교회가 분쟁을 마무리 짓기까지 걸린 기간이다. 화해가 아닌 사회법에 기대 가까스로 끝낸 싸움인 탓에 후유증은 컸다. 한때 2만~3만여명이던 교인 수는 2000여명으로 줄었다.

서울 송파구 광성교회 전경. 광성교회 성도들은 예장통합 소속측과 탈퇴측으로 나뉘어 13년간 끌어오던 분쟁을 최근 끝냈다. 국민일보DB


서울동부지법 민사11부는 지난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측에 소속된 광성교회(남광현 목사)가 교단을 탈퇴한 광성교회 측에 100억원(+α) 규모의 개척자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조정권고안을 확정했다. 또 탈퇴 측이 개척지원금을 받을 때까지 임시로 교회의 교육관과 부속 주차장을 사용토록 했다. 양측은 각각 공동의회를 열고 권고안을 수용키로 결의했다. 탈퇴 측은 새로운 교회이름을 은혜광성교회로 정했다.

광성교회 분쟁은 2003년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성곤 목사와 김창인 원로목사의 갈등에서 출발했다. 학교법인 영신학원, 기도원 등 자산 가치 2000억원 규모인 교회재산의 소유권을 놓고 양측은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았다. 성도들도 각자 지지하는 쪽을 따라 나뉘었다. 

고소·고발이 이어졌다. 이 목사 측은 김 원로목사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에 지원한 밀가루 구입대금 일부를 횡령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와 총회는 이 목사와 그를 따르는 부목사들을 면직했고, 이 목사 측은 교단을 탈퇴해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등에 가입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교회 건물을 점거하려다 폭력사태도 빚어졌다. 쫓겨난 통합 측 성도들은 장로회신학대와 배재고 등에서 예배를 드렸다. 통합 측 성도들은 2008년 명도소송에서 승소해 교회로 복귀했지만 탈퇴 측과 다시 한 번 폭력사태를 겪었다. 잠정적으로 통합 측이 본당을 탈퇴 측이 교육관을 사용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날을 세운 두 공동체가 한 지붕 아래서 공존하는 일은 순탄치 않았고, 양측의 고소·고발과 물리적인 다툼은 거듭됐다.

2012년, 탈퇴 측이 고소한 김 원로목사의 북한선교자금 횡령 건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그 무렵 탈퇴 측은 교인총회를 개최해 예장통합 총회 탈퇴와 예장백석 총회 가입을 결의했다. 그러나 2013년 법원은 교인총회의 결정을 무효라고 판결했다. 또 탈퇴 측 성도 다수가 민사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손해배상을 할 처지에 놓이자 이 목사 책임론이 부각됐고 그는 올해 초 사임했다. 

이후 양측은 수차례의 법원조정 권고 끝에 탈퇴 측이 개척지원금을 받고 광성교회를 떠나 새로운 교회를 설립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분쟁은 마무리 됐지만 성도들의 마음에는 씻지 못할 상처가 남았다. 최근 통합 측 광성교회를 떠난 김모씨는 “마무리된 것은 다행이지만 교인들은 분쟁 중에 용역이 동원되고, 교회 안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함께 예배드리고 교제했던 사람들끼리 비방하고 싸우는 가운데 분쟁의 당위성 따위는 잊어버리고 지쳐갔다. 교회를 떠난 성도들 중 상당수는 신앙을 잃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국교회법학회장 서헌제 중앙대 명예교수는 “한국교회 안에 발생하는 분열과 분쟁 중 대다수는 교리상의 다툼보다는 교회재산과 재정을 둘러싼 갈등에서 촉발된다”며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딤전 6:10)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고, 목회자들도 성도들에게 이를 강조하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이를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사야 기자


-국민일보, 2016/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