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 후 "핵 공격 능력을 완벽하게 보유한 군사 대국의 전열에 들어섰다"며 "성공 중의 성공"이라고 했다. 아직 미흡한 기술이라고 해도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을 가할 정도가 된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북은 핵 미사일 협박으로 우리를 흔들기 시작할 것이다. 그 협박 수단과 방법, 범위가 너무 많고 넓어 중대한 안보 위기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의 SLBM이나 노동급 이상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선 사드밖에 없다. 이제 북 미사일이 사방에서 날아올 수 있게 된 만큼 사드를 전방위로 배치하는 것도 시급히 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북이 SLBM을 쏘아 올린 바로 그날 저녁 경북 김천시민 수천명이 사드 배치 반대 집회를 열었다. 안보는 안중에도 없고 말도 안 되는 괴담에 빠져서 제 집값, 땅값 떨어진다고 아우성이다. 나라 지킬 무기 하나 필요한 곳에 가져다 놓을 수 없게 된 게 대한민국 사정이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성주가 후보 지역일 때는 사드 배치를 누구보다 앞장서 강조하더니 자신의 지역구인 김천 근처가 새로운 후보 지역이 되자 "전면 재검토"로 표변했다. 이런 의원이 국회에서 국가 정보를 총괄하는 정보위원장이다.
주민들이 사드를 반대하는 것은 전자파 괴담을 믿기 때문이다. 실제 전자파를 측정해보니 휴대폰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실이 그렇다면 최적지라고 처음 발표한 곳을 일관되게 지켜야 한다. 중간에 변경하면 '위험하지 않으면 왜 바꾸느냐' '우리도 데모하면 다른 데로 가느냐'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이런 논란을 만든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이다.
지금도 야권에선 사드 배치 말고 북한과 협상하자고 한다. 협상은 물론 해야 하지만 그 전에 군사 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군사 대비 능력 없는 협상은 협상이 아니다. 그래도 군사 대비를 아예 포기하고 협상만 하자는 주장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나라 지키는 일을 남의 일처럼 여기는 풍조가 이렇게 만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20여명은 이날 세월호특위 활동 기간 연장을 요구하며 청와대에서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까지 시가행진을 벌였다. 수틀리면 장외(場外)로 뛰쳐나가는 버릇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예고편이다. 여야는 이날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논의한 서별관 회의 청문회에 최경환 전 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을 증인으로 부르지 않기로 했다. 정책을 결정한 사람들을 빼면 청문회는 대체 왜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 대신 시위 중 쓰러진 농민 백남기씨 청문회를 하기로 했다. 중대한 국정에 대한 청문회는 의미 없게 만들고 시위 진압 청문회를 하기로 한 것은 정치 장난이자 국정 포기다.
대통령이 음주 운전 논란을 일으킨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주는 그 옆에 우병우 민정수석이 웃고 있는 사진이 신문에 실렸다. 나라가 하나가 돼도 모자랄 안보 위기 속에서 정부는 민심과는 동떨어져 혼자 가고 있다. 안보 위기 사태에 국력을 집중해야 할 이 순간에 모두가 제 이익을 챙기느라, 제 고집 밀고 가느라 정신이 없다. 이렇게 흐트러져서는 닥쳐올 파고를 넘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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