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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경연프로 '쇼 미 더 머니5' 우승자 비와이

하마사 2016. 7. 20. 21:06

[힙합 경연프로 '쇼 미 더 머니5' 우승자 비와이 인터뷰]

"곡에 신앙심 담아내려 하지만 거부감 안 들도록 교집합 찾아"
종교인도 SNS서 그의 곡 추천

"안녕하세요. 1위 가수 비와이(BewhY)입니다."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기자 간담회장. 엠넷의 힙합 경연 방송 프로그램인 '쇼 미 더 머니5'에서 우승한 래퍼 비와이(본명 이병윤·23)가 인사말과 함께 입장하자, 장내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이렇게 소개할 만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가 발표한 '쌈박자' '데이 데이(Day Day)' '포레버(Forever)' 등이 잇따라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르면서 비와이는 올해 힙합계 최고 기대주로 떠올랐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던 래퍼 사이먼 도미닉이 "비와이의 후광(後光)이 장난 아니었다. 구세주이자 구원자였다"고 말할 정도였다.

힙합 경연 프로그램‘쇼 미 더 머니5’에서 우승한 비와이.
힙합 경연 프로그램‘쇼 미 더 머니5’에서 우승한 비와이. 19일 간담회에서 그가 자주 쓴 단어는‘신앙’과‘귀하다’‘소중하다’와‘감사’였다. /CJ E&M

 

욕설·비속어로 가득한 여느 힙합과는 달리, 비와이의 음악은 독실한 신앙심을 드러내는 곡들이 적지 않다. '내 삶은 바로 신이 만들 예술 작품의 피처링(featuring), 나의 불완전함을 사용하는 창조주의 심포니(symphony)'라는 가사의 '더 타임 고우즈 온(The Time Goes on)' 같은 노래들이 대표적이다. 그의 신곡이 발표될 때마다 종교인들이 SNS를 통해서 언급하거나 추천하는 것도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날 간담회에도 비와이는 흡사 군인처럼 짧게 자른 머리에 작은 십자가 목걸이를 착용하고 나왔다. 그는 "신앙이 없는 분들이 가끔씩 속되게 표현하듯이 나는 '예수쟁이'"라며 "그분(예수)의 가르침이 너무 귀하고 그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할 때 행복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종교 음악'이라는 기준에서 자신의 힙합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제 생각과 신념을 음악에 담으려고 하지만, 신앙이 다른 분들에게도 거부감을 주지 않도록 '교집합'을 찾으려고 애쓴다"고 했다. 사이먼 도미닉은 "간만에 듣는 착한 힙합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신앙심만이 그의 매력은 아니다. 묵직하면서도 박력 있는 중저음, 끊임없이 변화하는 독특한 리듬감, 정확한 가사 전달력과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피아노 연주 솜씨까지 비와이는 올해 방송에서 넘치는 끼를 유감없이 발산했다. 동료 래퍼인 그레이는 "최고의 래퍼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라다. 그는 음악을 잘하는 아티스트"라고 평가했다. '쇼 미 더 머니 5' 연출을 맡았던 최효진 PD는 "새벽 5~6시에도 문자를 보내서 연습하거나 작업 중인 상황을 알려줄 만큼 진정성이 넘쳤던 참가자였다"고 말했다. 예명(藝名)인 비와이는 병윤이라는 이름의 약자(略字·BY)에서 착안했다. 그는 "'존재 이유가 되자(Be Why)'는 뜻도 담았다"고 했다.

지난해 비와이는 이 프로그램 3차 예선에서 탈락했다. 올해는 '재도전'이었던 셈이다. 그는 "지난해 방송에서 떨어진 뒤 나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낮게 평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봤다"고 했다. 자존감의 회복이야말로 우승의 심리적 동력이 된 셈이다. 올해 준우승한 래퍼 씨잼(본명 류성민)과는 고교 동창이기도 하다. 비와이는 "'우승 무대에서 만나자'고 서로 약속했는데 그 바람을 이루게 된 것이 기쁘다"고 했다. 올해 우승 이후 그를 영입하려는 힙합 기획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하지만 비와이는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가 자주 쓴 단어는 '신앙'과 '소중하다' '감사(感謝)'였다.

 

-조선일보, 2016/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