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는 자녀들, 어쩌다 말을 해도 짜증 섞인 불평을 쏟아내는 자녀들 때문에 부모는 매우 답답하고 속상합니다. 그런데 자녀들의 무언과 신경질적 태도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몸부림입니다. 성장에 수반되는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 자신을 참아 줄 수 있는 부모 앞에서는 “나 아프고 힘들어요”라고 티를 내는 것입니다. 그럴 때는 자녀들을 사랑의 눈으로 지켜보고 토닥이며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을에 땅에 떨어진 씨앗은 곧바로 발아를 하지 않습니다. 그랬다가는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어린나무가 목질화(木質化)할 수 없어 겨울에 얼어 죽을 수 있습니다. 먹을 것이 없는 추운 겨울에 발아한 초록 잎이 곧바로 동물의 먹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씨앗은 추위 속에서 참고 웅크려서 발아의 때를 기다립니다. 자녀들에게도 발아의 때가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건강하게 발아하길 무던하게 기다려주는 부모는 반드시 꽃과 열매를 보게 될 것입니다.
이인선 목사(열림교회)
-국민일보 겨자씨, 2016/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