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랍비 아키바가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귀와 개가 여행길에 동행했습니다. 밤이 어두워졌습니다. 아키바는 머물 곳을 찾다가 마침 헛간 하나를 발견하고 거기서 밤을 지내기로 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갖고 있던 등잔을 켜고 책을 폈습니다. 그때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고 불이 꺼졌습니다. 아키바는 할 수 없이 잠을 청했습니다. 그가 자는 사이 여우가 나타나 개를 물어 죽였습니다. 또 사자가 나타나 나귀를 잡아먹었습니다. 해가 뜨자 그는 등잔만 들고 혼자 길을 떠났습니다.
얼마 후 가까운 마을에 도착했는데 살아있는 사람들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날 밤 도둑들이 마을을 습격해 주민들을 전부 살해한 것이었습니다. 아키바는 생각했습니다. ‘만일 바람에 등불이 꺼지지 않았더라면 나도 도둑들에게 발각되어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만일 개가 여우에게 물려 죽지 않았더라면 개가 짖어댔을 것이고, 나귀가 사자에게 물려 죽지 않았더라면 나귀가 소란을 피웠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역시 도둑들에게 발각되었을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을 몽땅 잃었기에 나는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때때로 최악의 상황은 최선으로 통하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이 최악이라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고경환 목사<순복음원당교회>
-국민일보 겨자씨, 2016/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