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기타자료

前·現 대통령

하마사 2016. 1. 26. 10:04

전·현직 대통령 갈등은 미국에도 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전임 클린턴 '지우기'에 나섰다. 미국에선 'ABC(Anything But Clinton)' 정책으로 통했다. 클린턴이 하던 것만 빼고 다 괜찮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게 외교정책이었다. 부시는 막후 물밑 대화를 중시하던 클린턴과 달리 강경 노선을 밀어붙였다. '악의 축' 발언, 이라크 공격이 그랬다.

▶하지만 전·현직 지도자 사이 갈등이 우리만큼 깊고 격렬한 나라도 드물다. 전두환 대통령은 친구 노태우 대통령에게 정권을 물려주고도 5공 청산 과정에서 백담사로 2년 '귀양'을 갔다. 김영삼 대통령은 '군사 반란'과 비자금 사건으로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북 송금 특검을 진행해 김대중 대통령의 반발을 샀다. 이명박 정부 때 노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노 대통령의 자살로 끝났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그 과정에서 파인 감정의 골은 지금도 깊다. 친노(親盧) 인사들은 이 대통령을 "정치적 살인자"라고 비난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노무현 정권이 끝나 가도록 "대북 송금 특검에 대해 사과하라"고 했다. 최근 야당 분열의 한 원인이 된 호남의 친노 반감도 거기서 시작했다. 전두환 대통령은 지난해 서거한 김영삼 대통령 빈소에 들렀지만 "화해냐"라는 물음에 끝내 답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도 ABM(Anything But MB)이라고 한다. 4대강, 녹색 성장 등 MB 때 정책이면 전부 'NO'라는 것이다.

▶작년 4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영장 실질 심사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나는 MB 맨이 아니다"고 절규했다. 이른바 '자원 비리' 수사가 한창일 때였다. 이 수사는 총리의 '부패와의 전쟁' 선언으로 본격화했다. 정치권엔 작년 초 나온 이명박 전 대통령 자서전에 박 대통령을 자극하는 대목이 있어 불편한 감정이 수사로 이어졌다는 설이 돌았다. 성씨의 절규도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었는지 모른다.

▶이 전 대통령이 엊그제 강연에서 "(기념 재단을) 아직 본격 시작하지 못했다. (검찰이) 자 꾸 뭘 뒤져서…"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검찰이 이명박 정부 고위 인사 10여명의 계좌를 조사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 대통령 측은 50명이 넘었다고 했다. 검찰은 자원 비리 수사 차원일 뿐이라는데, 전·현 대통령 갈등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이래저래 전직 대통령에게 화살이 향하는 악순환을 언제나 보지 않게 될는지 모르겠다.

-조선일보, 2016/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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