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사람

딸에게 유산대신 더 나은 세상 물려주겠다는 저커버그

하마사 2015. 12. 3. 14:29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부부가 1일 첫 딸의 출산 소식을 알리면서 재산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와 그의 중국계 아내가 보유한 페이스북의 주식 가치는 450억달러(약 52조2200억원)에 달한다. 32세인 그는 딸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통해 "우리가 사는 오늘의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네가 자라기를 바란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세 번의 유산 끝에 어렵게 얻은 딸을 위해 52조원 대신 '더 나은 세상'을 유산으로 남기겠다 약속한 것이다.

 

젊었을 때 지칠 줄 모르는 기업가 정신으로 돈을 벌고, 성공한 후엔 사회공헌으로 세상을 감동시키는 것이 미국 부자들의 삶의 방식이다. 빌 게이츠는 45세 때 자선 재단을 설립하고 전 재산의 95%를 기부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감동받은 워런 버핏 역시 재산의 99%를 기부하기로 선언했다. 두 사람은 전 세계 부자들에게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토록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저커버그의 52조원 기부 소식을 보면서 자녀 출생 기념으로 주식부터 선물하는 한국 부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올 연말에도 재벌 기업에선 경영권 승계 코스를 밟는 오너가(家) 3·4세의 승진 인사가 꼬리를 물었다. 지분의 5% 이상을 기부하면 최대 50%의 세금을 매기는 희한한 세법(稅法)도 부자들이 기부를 주저하도록 막는다. 전 재산 2000억원을 '통일과 나눔' 운동에 기부하기로 한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같은 사례가 많아져야 한국의 자본주의도 아름답게 꽃필 것이다.

 

-조선일보 사설, 2015/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