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기타자료

고다드 우주센터

하마사 2015. 10. 17. 10:34
1919년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고다드는 '초(超)고도에 도달하는 방법'이라는 논문에서 연료를 분사하면 그 반작용으로 우주에도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고다드를 '고교 지식도 없는 과학자'라고 조롱했다. 우주는 진공(眞空)이어서 로켓이 날 수 없다는 논리였다. 50년이 지난 1969년 7월 뉴욕타임스는 '로켓 비행이 우주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정정 기사를 냈다. 이미 세상을 떠난 고다드에게 사과했다. 그 사흘 뒤 아폴로 11호 우주인들은 달을 걸었다.

▶고다드는 1926년 매사추세츠에서 세계 최초로 액체연료 로켓을 쏘아 올렸다. 2.5초 동안 고작 56m를 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액체 산소를 이용한 고다드의 방식은 오늘날에도 쓰고 있다. 미국은 195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세우고 첫 연구소 이름을 '고다드우주비행센터'로 지었다.


[만물상] 고다드 우주센터
▶고다드센터는 과학 연구용 무인 탐사선과 인공위성을 만들고 운용한다. 수성 탐사선 '메신저', 달 주위에서 달 지도를 제작하고 있는 '달 정찰 궤도탐사선(LRO)'이 고다드센터 작품이다. 최고의 히트 상품은 '우주를 보는 지구의 눈'이라는 별명을 지닌 허블 우주 망원경이다. 지난 25년간 허블 망원경이 보내온 사진 100만장으로 인류는 우주를 더 멀리, 더 자세히 보게 됐다.

▶미국이 최고 우주 강국이 된 것은 1961년 아폴로 계획을 발표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공(功)이다. 미국인이 인공위성과 유인 우주선 발사에서 잇따라 소련에 뒤져 낙담할 때였다. 그 열패감을 케네디는 유인 달 탐사라는 더 큰 꿈을 펼치는 것으로 만회해줬다. 장쩌민 중국 주석은 1996년 유인 우주 탐사 계획을 발표하고 우주선에 직접 '선저우(神舟)'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본은 나카소네 총리가 1959년 과학기술청 장관 시절 우주 개발 계획을 세우고 밀어붙인 덕분에 우주 강국이 됐다. 우주 개발의 성패는 국가 지도자 의지에 달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고다드센터를 찾았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달 탐사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2025년으로 예정했던 달 착륙선 발사 계획도 5년 앞당겼다. 고다드센터 방문은 이런 계획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다짐일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러시아·중국 세 나라만 달에 내렸다. 2020년 착륙선을 달에 보낸다고 해서 당장 세계 4위 우주 강국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도전을 포기하면 우주는 영원히 꿈속의 얘기일 뿐이다.

-조선일보 만물상, 2015/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