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흑인 빈민촌에서 봉사하고 계시는 고명수 선교사님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은 선교사님과 나 외에는 빈민촌의 흑인들이 전부였습니다.
3일간의 방문이었지만 외지 사람인 저에게는 쉽지 않은 일정이었습니다.
사흘째 되는 날, 300여 명의 흑인들이 교회로 몰려왔습니다.
매우 협소한 공간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완전히 몸을 밀착하고 앉아야 했습니다.
무더운 날씨를 생각하면 그곳의 공기가 어떠했을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배를 마치고 숙소를 향할 때는 다소 어지럼증을 느꼈습니다.
방문 첫날부터 우리와는 다른 그들의 체취로 고생했는데 결국 한계를 넘고 만 것입니다.
선교사님에게 아무렇지 않는지를 물었습니다. 선교사님은 처음에는 저와 같이
어려움이 있었으나 지금은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불현듯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두 마리의 개를 키웠는데
저는 그 냄새가 싫어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매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언제부턴가 더 이상 개의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
개가 내 품에 안기어도, 함께 뒹굴어도 전혀 역겨운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제서야 내가 정말 개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 제가 빈민가의 흑인들을 온전히 사랑하고 있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온전히 그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대상의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어떤 부분은 제외한 채 나머지만 사랑한다는 것은 이기심일 뿐 참된 사랑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 합니다.
이재철 목사 /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담임목사
-사랑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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