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改新敎에 던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낮은 행보

하마사 2014. 8. 19. 18:24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년과 1989년에 걸쳐 두 번 방한했고,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한국과 한국 천주교회는 짧은 시간 동안에 세 번에 걸친 교황 방한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형제 교회 수장(首長)의 방한을 개신교 목사의 입장에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하고 싶다.

바티칸이라는 국가의 원수이고 동시에 전 세계 천주교회의 수장이기에 그분의 방한은 정부와 교회가 최선의 예를 갖추어 환영함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교황의 방한에 대한 한국 사회의 환호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크고 넓다. 그냥 교황이 아니라 '프란치스코 교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온 사회가 열광이다. 공공 지역에서의 종교 행사가 종교 특혜나 차별이라는 사시(斜視)의 눈으로 질시 받거나 거부당하던 일들이 바로 엊그제 일인데. 동시에 종교적 사안은 보도를 외면하거나 변두리 기사 취급하기 일쑤이던 일반 언론들이 더더욱 야단이다. 덩달아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이 큰 나라로 대접받는다. 왜일까.

직제상 교황은 가장 높고 강한 자의 자리에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장 낮고 약한 자와 동행하며 사랑하며 살기 때문이리라. 또 이 사회의 고질병인 상호 간의 극한적 대립, 분노와 갈등 및 폭력적 대응의 악순환 고리를 용서와 포용으로 끊고, 공감과 사랑의 나눔으로 치유할 수 있음을 스스로의 삶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종교, 일상생활이 절실히 요구되는 신앙에 바탕을 둔 '프란치스코 리더십과 인간 존엄'을 각자의 상황에서 터득하고 실천했으면 한다.

개신교 목사로서 말하고 싶다. '프란치스코 천주교'는 500여년 전 종교개혁 당시의 비판받아야 했던 중세 기독교가 더 이상 아니다. 이미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의 획기적 자기 개혁과 개방을 거치면서 엄청난 탈바꿈도 했지만 말이다. 이제 개신교에 주는 사랑의 도전과 결단이다. 이 땅의 '소금'으로 그리고 '빛'으로 거듭나서 우리 사회가 똑같은 마음으로 감사를 표하고 찾아보려고 열광하는 진정한 '프로테스탄트 개신교'로 거듭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이 백성에게 희망을 전하자는 것이다. 이 땅의 기독교는 이 백성의 아픔을 함께 지고 희망을 함께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구교와 우리 종교들이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로 각자의 신앙과 신념에 충실하되 이 땅의 평화, 정의, 생명을 실현하는 일을 위해서는 협력하며 연대하는 영적, 정신적 공동체로 거듭나자.

-조선일보, 2014/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