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석유왕' 록펠러의 별장을 찾아 미국 뉴욕 교외 포캔티코를 방문한 적이 있다. 20세기 초 미국 거부(巨富)들의 생활을 엿볼 기회였다. 그의 별장 지대는 서울 여의도 넓이 네 배가 넘는 구릉에 일흔다섯 채 크고 작은 건물을 띄엄띄엄 거느리고 있었다. 입구 방문자 센터에서 별장까지 걸어간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셔틀버스를 타야 했다. 9홀 골프 코스가 정원에 있으니 규모를 어림하기 쉽지 않다.
▶록펠러는 일흔일곱 살이던 1916년 세계 최초로 '억만장자'가 됐다. 억만장자는 10억달러, 우리 돈 1조원 재산을 모은 부자를 가리킨다. 록펠러 재산을 지금 가치로 따지면 우리 세대 최고 부자 빌 게이츠보다 여섯 배가량 많다고 한다. 록펠러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부자였다. 열여섯 살에 하루 50센트를 받는 사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스무 살에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서른하나에 정유회사 스탠더드오일을 차렸고 한때 미국 석유 시장의 90%를 장악하면서 큰돈을 모았다.
▶빌 게이츠도 스스로 재산을 불렸다. 스무 살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고 서른한 살에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미국 잡지 포브스는 해마다 부자 리스트를 발표한다. 올해 전 세계 억만장자는 70개국에 1645명이 있다고 한다. 그중 미국인이 492명으로 가장 많다. 포브스가 집계한 억만장자 중 3분의 2가 자수성가한 부자다. 재산을 물려받아 늘린 경우는 20%쯤이었다.
▶엊그제 재벌닷컴이 발표한 우리나라 부자 순위를 보면 억만장자에 해당하는 '1조원 부자'가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해 모두 서른다섯 명이었다. 그런데 재벌 2·3세가 아니라 당대에 부(富)를 쌓은 부자는 열 명에 그쳤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처럼 IT 업계에 자수성가한 '1조원 부자'가 많았다.
▶영국 정책연구센터가 1996년부터 15년 동안 포브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억만장자 중 자수성가형 1000명을 분석했다. 인구 대비 자수성가 부자가 많은 다섯 나라는 홍콩·이스라엘·미국·스위스·싱가포르였다. 우리나라는 26위에 머물렀다. 정책연구센터는 규제와 세금 부담이 적은 나라에서 억만장자가 많이 나온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 사회는 새로운 기업을 일궈 일자리를 만드는 부자가 더 필요하다. 미국에선 지금도 스물아홉 살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같은 신세대 억만장자가 나오고 있다. 규제를 없애 창의적인 기업가가 넘치게 하는 것은 경제를 넘어 한 나라의 활력을 좌우하는 문제다.
-조선일보 만물상, 20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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