寄生 못하게해야 국가가 살아… 北과의 연계성 밝혀내 법이 인정하는 최대 처벌을
親北을 민족주의로 감싸는 진보원로들은 '사상적 건달'… 종북, 소수지만 대단히 위험
-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정경열 기자
서울대 안병직 명예교수는 9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 음모 혐의 사건과 관련, "대중적 지지를 상실한 종북 세력은 국가와 민주당이라는 숙주(宿主)에 기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기생(寄生) 관계를 끊어야 대한민국도 민주당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독재 정권 시절 대표적 좌파 경제학자였지만 한국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실증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에서 우파 경제학자로 전환했다. 독재 정권 시절 좌익 활동을 곁에서 지켜봤다.
안 교수는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종북 세력이 아직도 존립하는 것은 의회 진출로 국가에서 국고보조금을 받고 야권 연대로 민주당에서 정치적 지원을 받기 때문"이라며 "통진당 해산과 민주당의 변화로 종북 세력의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이석기 의원의 RO(혁명 조직)가 북한과 연계됐다고 보나.
"남한 내 종북주의자들은 북쪽 정치 세력의 분지(分枝·갈라진 가지) 같은 존재다. 대북(對北) 연계 문제는 보수 진영이 아니라 오히려 진보 진영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다. 지난 5월 조직원 130여명이 전쟁에 대비하는 모임을 가진 것은 북한이 앞서 3~4월 전쟁 위기를 고조시킨 것과 무관치 않다."
―그들은 북과 연계됐음을 부인하고 있다.
"독재 정권 때는 친북 사상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았지만, 지금은 북과의 연계성만 숨기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통진당은 RO의 비밀 회합이 아니라 정당 모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 않나. 우리 사회가 사상의 자유를 허용하고 합법적 이념 정당을 허용하는 빈틈을 파고드는 것이다. 철저한 추가 조사를 통해 북과 연계됐음을 밝혀내고 법이 인정하는 최대의 처벌을 해야 한다."
―1960~1970년대 한국 내 친북 운동을 옆에서 지켜보지 않았나.
"1964년 1차 인혁당 사건 때는 아는 사람이 대거 연루됐다. 나는 직접 가입하진 않았지만 포섭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북과 직접 연계된 조직은 아니었지만 해방 이후 남로당 흐름을 잇는 사람이 많았다. 이후의 통혁당 등 일부 단체는 북과 직접 연계하기도 했다. 좌익 운동과 민주화 운동이 뒤섞인 시기였다. 그 일부가 1990년대 민혁당으로, 현재의 통진당 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보다 종북 세력이 규모나 세력은 줄었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더 커진 것 같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태도 때문이다. 민주화 이전에는 종북 세력이 대중 조직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친북 운동이라도 민주화 운동의 울타리 밑에서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종북 세력은 노조·학생회 등 대중조직에서 지지를 급격히 상실했다. 그러나 종북 세력의 정치적 동원력이 필요한 민주당과 진보 세력은 그들의 위험성을 알고도 손잡았다."
―민주당이 그들의 실체를 알고도 손잡았다고 보나.
"민주당과 진보 세력은 처음에는 촛불 시위를 같이하는 수준이었지만 그것이 야권 연대로 발전하더니 결국 국회 의석까지 내주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종북 세력은 대중의 지지는 상실했지만 국가(국회)와 민주당을 숙주 삼아 영향력을 다시 키웠다. 국가에선 국고보조금을 받았고 민주당에선 정치적 힘을 얻었다. 그 연결 고리를 끊어야 대한민국도 민주당도 함께 살 수 있다."
―종북 세력의 근원을 제거하려면?
"우선 통진당을 해산하고 이 의원 등 관련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당들은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이들은 이를 부정하고 있지 않은가. 통진당이 정당 형태로 계속 남아 있으면 국가를 숙주로 삼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이 관계를 끊어야 자금(국고보조금)과 조직(정당)도 끊을 수 있다. 권력에 기생하지 못하게 하면 힘은 자연스럽게 축소된다. "
―진보 원로들 책임은 없나?
"민주화가 완성된 이후 과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인사들도 사상적 전환을 해야 했다. 그러나 일부 인사는 이를 거부하고 종북 세력의 반미 친북 행위를 마치 자주독립 행위인 것처럼 치켜세웠다. 종북 사상을 저항적 민족주의, 민주화 운동과 관련 있는 것처럼 오도한 것이다. 이들은 그러다가 진보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 그 주변에서 혜택을 누리며 '사상적 건달' 노릇을 했다."
―종북 세력이 소수라서 위험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지 않다. 이들은 소수일지라도 사회를 어지럽히기 위한 대중적 소요에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끊임없이 한국 사회의 빈틈을 노리며 그들에게 동조하는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1965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대 교수로 경제학을 가르쳤다. 1960~ 1970년대 대표적 진보 경제학자였다. 그의 ‘식민지 반(半)봉건 사회론’은 노동·학생운동 진영에 큰 이론적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 중반부터 ‘식민지반봉건사회론’으로는 한국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1990년 이후 좌파 경제이론과 북한 체제를 본격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했다. 현재 ‘시대정신’ 명예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선일보, 201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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