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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출신 증권맨, 대낮에 욕실서… 충격

하마사 2012. 12. 18. 18:19

 

명문대 경제학과 나온 증권맨
MBA출신 동료가 연봉 더 많자 일·MBA준비 병행… 심장마비死

명문대를 졸업한 30대 초반의 증권맨이 자신이 사는 빌라 욕실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마포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시 30분쯤 마포구 서교동의 한 빌라 욕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A(31)씨를 어머니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이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서울 여의도의 한 대형 증권사 회계 부서 직원인 A씨는 평소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MBA(경영학 석사) 출신 동료들이 자기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최근 뒤늦게 MBA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친척은 "(A씨가)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완벽주의 성향이라 직장 일을 하면서도 미국 대학 MBA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A씨는 어려서부터 가족, 친척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수재'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1∼2등을 놓쳐본 적이 없었고, 서울의 한 명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개인 사업을 하는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살면서 가정 형편이 나쁘지 않았고, 180㎝ 넘는 키에 얼굴까지 잘생겨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한 지인은 "A씨는 성격이 쾌활했지만 뭐든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고 했다. 지병은 없었지만, 3년 전 증권사에 입사한 뒤 회계업무를 맡아왔으며 최근 MBA까지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친구는 "(A씨가) 만날 때마다 '학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면서 "미국 MBA 이수하고 오면 달라질 거라며 스스로 위로하곤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도 "직장에서 회식이 많았고 실적까지 내야 했는데도 본인은 항상 공부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친척들에 따르면 A씨는 사고 전날에도 퇴근 후 회식 자리에 갔다가 이튿날 새벽녘에 집에 왔다고 한다. 그는 이날 친척들과 함께 경기도 양평군으로 나들이를 가기 위해 준비하다가 샤워 도중 변을 당했다.

 

-조선일보, 201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