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알코올·도박·인터넷·마약 중독자가 600만명에 이르며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나라 예산의 3분의 1에 맞먹는 110조원 가깝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구 대비 알코올·도박·인터넷 중독자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의사와 교수들이 모인 '중독 없는 세상을 위한 연구 네트워크'에서 내놓은 연구결과다.
중독(中毒)이란 쾌감을 얻기 위해 일상생활을 소홀히 하면서까지 뭔가에 홀리듯 빠져 버린 상태를 말한다. 국민 8명 중 한 명이 이런 중독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금전 손실을 따지는 데 그칠 문제가 아니다. 개인과 가정이 무너지고 그 결과 사회 안전이 흔들리는 '위험 사회'에 들어섰다는 말이다.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사람은 마약에 중독된 사람과 뇌의 동일 부분이 과민(過敏) 반응을 나타낸다고 한다. 마약과 인터넷·알코올·도박 중독 증상이 거의 같은 뇌의 기제(機制)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정상인은 자기 역량을 키우거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과 결과를 통해 주변의 인정을 받고 기쁨도 누린다. 취미나 운동, 창작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얻을 수도 있다. 중독자는 이와 달리 외부 수단을 빌려 쾌감이라는 결과물에만 집착하게 된다. 그들은 황홀 상태를 맛보기 위해 마약·인터넷·알코올·도박에 매달린다. 쾌감에 중독되면 수단과 정당성에 대한 판단 능력이 마비돼 범죄자로 굴러떨어지는 일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과도한 성과주의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의 좌절감, 스트레스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 낙오하고 있다는 소외감과 두려움도 현실도피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어디서나 값싸게 술을 구할 수 있고 편리하게 도박·인터넷에 접할 수 있는 환경, 손쉽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는 약품 관리 부실이 이 같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도 서둘러 중독의 기준과 개념을 확립하고 중독을 예방·치료·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 201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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