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들, 2㎝ 차이로 金 맞힌 神弓 기보배에 환호…
가장 감동준 건 양학선, 짜릿했던 건 축구 한일전
17일간 전 세계를 울고 웃게 만든 2012 런던올림픽이 13일(한국 시각)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 13개, 종합 순위 5위로 원정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밤잠 설쳐가며 중계방송을 지켜본 우리 국민이 뽑은 '런던올림픽 최고의 순간'은 언제일까. 본지는 SK마케팅앤컴퍼니의 리서치 패널 틸리언과 함께 올림픽 폐막 직후인 13일 15세 이상 전국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짜릿했던 한일전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짜릿했던 승부'로는 일본과의 축구 3~4위전(37.4%)이 뽑혔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2대0 완승을 거두며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2위도 축구였다. 승부차기 5대4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영국과의 8강전이 17.6%로 뒤를 이었다.
3위는 체조 남자 도마 결선(12.0%)이었다. 양학선이 자신의 이름을 딴 최고 난도 기술로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경기였다. 4위는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10.4%). 기보배가 2㎝ 차이로 멕시코 선수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건 이 경기는 특히 20대 여성에서 '축구 한일전' 다음으로 높은 응답(15.1%)이 나왔다.
가장 안타까웠던 승부를 묻는 질문에는 신아람이 '끝나지 않은 1초' 때문에 결승 진출에 실패한 펜싱 여자 에페 개인 준결승전이 1위(35.4%)로 꼽혔다. 주최 측의 경기 운영 실수로 억울한 패배를 당한 신아람이 피스트에 주저앉아 한 시간 넘게 눈물 흘리는 모습이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2위는 수영 박태환이 출전한 자유형 400m 결선(11.9%)이었다. 이 종목 세계신기록 경신을 목표로 했던 박태환은 예선에서 부정 출발을 이유로 실격됐다가 극적으로 판정이 번복되면서 '악몽 같은 9시간'을 보낸 끝에 결선에 진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3위는 여자 핸드볼 동메달 결정전(9.5%)이었다. 또 한 번의 '우생순' 드라마를 쓰려던 핸드볼 대표팀은 2차 연장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해 4위에 그쳤다. 50대 이상(13.6%)에서는 수영 박태환(9.5%)보다 응답률이 높았다. 4위는 장미란이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바벨을 어루만지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 여자 역도 최중량급 경기(8.7%)였다.
◇후원금 내고 싶은 핸드볼, 체조, 펜싱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큰 감동을 준 인물은 체조 양학선이었다. 30.8%로 모든 연령대에서 1위였다. 부모가 비닐하우스에 거주할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기술을 개발해 금메달을 일궈낸 스토리가 세대를 초월하는 감동을 준 것이다.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이 15.2%로 뒤를 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4연패를 달성한 그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바벨에 전한 감사의 인사가 큰 화제를 모았다. 남성(12.8%)보다 여성(17.0%)의 응답이 높았다.
3위는 '형님 리더십'으로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일궈낸 홍명보 대표팀 감독(9.8%)이었다. 홍명보의 선수 시절을 기억하는 30대 이상에서 높은 응답이 나왔다. 개인전에서 억울하게 메달을 빼앗겼지만 단체전에서 실력으로 당당히 은메달을 따낸 펜싱의 신아람(8.5%),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결선 진출을 이뤄낸 손연재(7.5%), 노장 투혼을 불사른 유도 송대남(6.9%)도 이름을 올렸다.
유럽에서 열린 이번 올림픽은 시차 때문에 한국 시각으로 새벽에 열린 경기가 많았다. 오전 0시에서 7시 사이 종료된 경기를 기준으로 '잠 못 이루며 시청한 경기'를 물었다(복수 응답 허용). 축구 한일전이 60.4%로 압도적인 1위였고, 한국이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여자 양궁 단체전이 2위(15.0%)였다. 3위는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결선(13.5%), 4위는 김재범의 유도 81㎏급 결승(7.7%)이었다. 양궁과 수영의 경우 여성 시청자가 남성보다 많았다. 50대 이상에서는 유도 김재범의 결승전(6.2%)보다 핸드볼 동메달 결정전(8.6%)을 더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올림픽 성적은 종목별 개인 선호도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후원금을 내고 싶은 올림픽 종목을 묻자 핸드볼(20.9%), 체조(17.9%), 펜싱(11.2%), 복싱(9.1%), 축구(7.2%) 순으로 답이 나왔다. 가난을 이겨낸 양학선과 러시아에서 외로운 전지훈련을 이어온 손연재가 성과를 거두면서 체조가 2위,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낸 펜싱이 3위에 올랐다.
-조선일보, 201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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