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테드 윌리엄스는 1941년 스프링캠프 훈련 때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왼쪽 타자인 그는 부상 탓에 몸 균형을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몸 중심을 왼쪽에 두자 오히려 타격감이 좋아졌다. 5월 7일 화이트삭스와 치른 연장전 11회에 윌리엄스는 "홈런을 치겠다"고 했고 예언대로 '600피트'(183m)짜리 장외홈런을 날렸다. 그가 그해 시즌 타율 0.406을 기록한 이래 4할 타율은 다시 나오지 않았다.
▶4할 타자가 사라진 이유를 두고 여러 분석이 따랐다. '투수의 공이 잘 안 보이는 야간 경기가 많아졌다' '투수가 더 전문화됐다'…. 1996년 하버드대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책 '풀 하우스'에서 구구한 분석들을 잠재웠다. 100여년에 걸친 선수들의 수비 실력, 팀승률·타율 표준편차 그래프를 근거로 "타격 능력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로야구라는 생태계가 '진화적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1할 타자도 4할 타자도 사라졌다는 얘기다.
▶현대 야구에서 4할 타자는 '한 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거나, 차라리 '돌연변이' 취급을 받는다. 일본은 1936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단 한 명도 없다. 한국에선 백인천 이후 장효조·이정훈·이종범 같은 선수들이 근접했지만 4할 턱걸이엔 실패했다. 이제 한화 김태균이 '두 번째 4할 타자'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김태균의 타율은 지난달 7일 시즌 개막 이래 한 번도 4할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제까지 타율이 0.443이다.
▶김태균은 공이 최대한 포수 쪽으로 날아오기를 기다렸다가 다른 선수보다 공 2~3개쯤 뒤에서 때린다. 무엇보다 그의 비결은 '간결한 스윙'에 있다고 한다. 크리켓·골프 같은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군더더기 없는 스윙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골프 여제' 애니카 소렌스탐도 전성기 때 폼은 어디 하나 덜어낼 곳이 없었다. 타율 4할은 '꿈의 4할'이라 부른다. 뭐든 큰 꿈을 이루려면 몸과 마음 모두 간결 담백한 자세가 첫째 조건이다.
-조선일보 만물상, 201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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