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라이프] “오 마이 베스트 프렌드~ 웰컴!” 세계적인 영적 거장과 석학이 재회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집무실에 들어선 위르겐 몰트만 독일 튀빙겐대 명예교수를 보자마자 두 팔 벌려 포옹부터 했다.“아주 건강해 보이십니다. 몰트만 교수님.” “저에 비하면 목사님은 ‘영맨(young man)’이십니다.” 조 목사는 몰트만 교수보다 10년 밑이다. 두 거장의 만남은 1995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사람은 개인적 실존경험을 통한 성령 체험, 사회·역사적 변화 속 희망의 신학을 주제로 63빌딩에서 3시간 동안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바 있다.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 가난과 질병의 상황에서, 세계 2차 대전의 참상 속에서 길어 올린 ‘희망 목회’와 ‘희망의 신학’이 하나였음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이후 2~3차례 더 만남을 가졌다. 몰트만 교수는 17년 전 63빌딩에서의 만남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아직도 그때를 기억합니다. 오전 7시였는데 아침을 먹고 조 목사님을 만났죠. 오전 10시까지 대화를 나눴어요.” “아니, 아직도 그 때를 기억하십니까. 교수님이 말씀하신 ‘희망의 신학’은 나의 사역에 강력한 기반이 됐습니다. 절망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죽음으로 이끌어요. 그렇기에 절대 희망이 필요합니다. 나는 매일 희망으로 살고 있어요.” “나 역시 조 목사님 당신을 존경합니다.” 몰트만이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기독교의 3대 덕목 중 희망을 신학의 중심주제로 되돌려 놨다면 조 목사는 희망을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삶의 현장으로 끌어왔다고 할 수 있다. 몰트만은 신학생들의 전설적인 교과서라 할 수 있는 ‘희망의 신학’(1964)을 통해 ‘희망과 믿음이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라며 세계 신학계에 종말론적인 미래 희망을 제시했다. 조 목사는 54년 간 오중복음 삼중축복 4차원 영성이라는 ‘희망 목회’를 통해 고난과 소외 속 민중에게 실현가능한 희망을 제시했다. “목사님께 저의 최신간 ‘희망의 윤리’를 선물로 드립니다. 저는 요즘 기쁨을 주제로 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어요. 성경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고 봐요.” “감사합니다. 저는 5년 전 은퇴를 했지만 그 전 못지않게 말씀을 전하면서 바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두 거장의 대화는 이슬람 문제와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개최로 옮겨졌다. 조 목사는 “세계교회의 잔치인 WCC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다”고 소개했다. 몰트만 교수는 “오순절 진영이 에큐메니컬 운동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 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이슬람의 공격적 포교에 우려의 입장을 밝혔으며, 몰트만 교수는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박종화(서울 경동교회) 목사와 유석성 서울신대 총장이 동석한 이 자리에서 이영훈 목사는 “빠른 시일 내 몰트만 교수를 모시고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국민일보, 20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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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희망 우리의 미래] 獨 튀빙겐대 몰트만 박사 특별강연 “숨쉬는 한 희망으로 살 것”2013.10.01 22:20
국민일보 창간 25주년 기념 콘퍼런스
“세상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많은 이들이 세상의 끝, 역사의 종말을 말한다. 희망보다는 두려움 가운데 있다. 방사능 재해, 쓰나미, 지진, 거대한 재앙을 두려워한다.”
위르겐 몰트만 독일 튀빙겐대 석좌교수는 1일 서울 반포동 서초교회(김석년 목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 세대를 종말론에 열광하는 세대라고 진단했다.
‘참된 희망, 우리의 미래’라는 주제로 국민일보 창간 25주년,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개교 8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1200여명이 참석했다. ‘희망’이라는 주제를 찾아온 이들이 이렇게 많은 것은 절망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었다.
세계적 신학자 몰트만 박사는 “문제는 그런 묵시론적 상상이 기독교적이지 않다는 것”이라며 “기독교의 종말은 오히려 모든 피조물이 새롭게 창조되는 하나님 나라의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히틀러에게 저항했던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가 1945년 4월 9일 처형될 때 ‘이것은 끝이지만 내게는 영생의 시작’이라는 말을 남겼다”며 “이 세상의 신에게서 버림받는 것을 끝으로 만물 안에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원한 내주하심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희망의 신, 이것은 기독교만의 유일무이한 표현이다. 죽음의 세계 한복판에서 죄에서 구원하는 그리스도의 생명이 시작된다. 골고다의 십자가 뒤로 부활의 새벽이 동터오는 것이 기독교다.”
몰트만 박사는 무엇이 희망이 아닌지도 이야기했다. 그는 “성공적인 더 좋은 날을 약속하는 낙천주의는 기독교적 희망이 아니다”며 “기독교의 희망은 사람을 위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을 견뎌내고 저항하게 하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희망은 변할 수 없는 것 앞에서도 항복하지 않고 저항을 계속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계에 침묵하지 않고 악한 것과 화해하지 않는다.”
그 사례가 바로 1919년 한반도에서 일어난 3·1독립운동이었고, 독일에서 나치 독재에 대항한 고백교회운동이었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끈 60년대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이었다.
2차대전 당시 포로수용소에 갇혔던 몰트만 박사는 “현재의 실패나 좌절은 문제가 될 수 없다”며 “우리가 할 일은 매주일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며 다시 시작하는 것이고, 희망의 완성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7세인 그는 “내가 숨쉬는 한 늘 희망하며 살아갈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 강연에 나선 임영수 모새골공동체 목사도 “희망은 복 받는 도구, 티켓이 아니고 건물이나 프로그램도 아니다”며 “모든 것이 다 불확실하나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하나님과 사귀어가며 내가 변화돼가고 있다면 거기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