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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조직신학자 위르겐 몰트만 교수…신촌포럼서 기도의 중요성 강조

하마사 2012. 5. 10. 10:32


[미션라이프] 세계적인 조직신학자 위르겐 몰트만(86) 독일 튀빙겐대 명예교수가 신촌포럼에서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몰트만 교수는 2일 서울 신촌성결교회(이정익 목사)에서 개최된 제30회 신촌포럼에서 ‘기도하라, 그리고 깨어 있으라’라는 주제로 희망의 세계로 내딛기 위한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강연 내내 하나님의 기대를 받고 있는 인간의 존재를 강조했다.

그는“성경이 일관되게 외치는 말씀이 있는데 그것은 깨어서 기도하라는 것”이라며 “기도야 말로 현대인들의 모든 감각을 일깨우며 주의력을 환기 시킨다”고 설명했다. 몰트만 교수는 “예수님은 모든 감정이 메말라버리고 모든 감각이 닫혀버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두운 영혼의 밤’을 맞아 산에서 홀로 기도하셨다”면서 “마태복음 26장에서 예수님은 기도로 하나님의 뜻과 씨름하셨지만 제자들은 잠의 세계로 도망쳐 버렸다”고 지적했다.

몰트만 교수는 예수님과 함께했던 제자들의 삶을 통해 현대인이 맞이한 무지와 불안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신실한 제자들은 아무 두려움과 겁 없이 쫓아왔지만 겟세마네 동산에서 슬픔의 잠에 빠져들었다”면서 “이처럼 우리도 수천 개의 핵폭탄, 기후변화, 사막화 현상 등에서 영혼의 마비증세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해 “깨어 기도할 것”을 주문했다. 세상을 향해 깨어나기 위해선 기도해야 하며, 이 때 가난한 사람의 궁핍함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몰트만 교수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 우리의 모든 감각이 세계의 현실에 대해 깨어나게 되며 영적으로 크게 각성하도록 만든다”면서 “기도하는 사람은 더욱 민감한 주의력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도란 고요한 명상이 아닌 기다림이 감도는 기대의 상태라고 말했다. 몰트만 교수는 “우리는 하나님의 기대를 받고 있는 존재”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주의력을 유지하며 깨어 정신을 차려 우리에게 오고 계신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몰트만 교수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이 ‘일어나서 가자’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민감한 주의력으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새로운 날에 발을 내디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몰트만 교수는 3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를 예방한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국민일보, 20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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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라이프] 위르겐 몰트만 독일 튀빙겐대 명예교수가 지난 1일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박종화(서울 경동교회) 목사를 만나 신학적 주제와 한국교회 현안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현대 신학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신학자와 한국교계에서 실천적 지성으로 인정받는 목회자의 만남은 상징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마침 몰트만 교수는 1970·80년대 박 목사가 독일 뷔르템베르크교회 총회 및 선교국 협동선교사로 재직할 때와 튀빙겐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데 큰 도움을 줬던 스승이기도 하다.

‘희망의 신학’을 주창해온 세계적 조직신학자의 부탁은 “한국교회가 공공성과 책임감을 요청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시대정신과 공공영성을 갖고 평화·정의의 실천자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몰트만 교수는 “생명 정의 평화는 21세기 기독교가 혼신의 힘을 다해 주력할 테마”라면서 “한국교회도 평화통일과 사회정의 문제에 있어 종말론적 기다림, 헌신적 참여의 자세로 희망의 윤리를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회가 공공신학으로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양심적인 목소리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에 잘못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회개하고 사회의 소금과 빛으로서 공적 교회성을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 교회는 공공의 영성을 회복하고 젊은이들을 참여시키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몰트만 교수는 성경적 복지에 대해 설명하고 “보편적 복지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진정한 복지는 산술적 평균에서 복지가 아닌 기회균등이 실현되는 복지에 있다”고 귀띔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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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화 목사와 몰트만 박사의 대담은 시종 진지하면서도 화기애애했다. 박 목사가 여러 신학적 주제와 국내외 현안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몰트만 박사가 이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몰트만 박사는 탁월한 신학적 통찰과 혜안으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갔다.

-서울신대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3일 개최된 세계석학초청 국제학술대회 강연 차 한국을 방문하셨다. 강연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사랑’이라 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사랑은 가장 강렬한 생명의 경험이자 하나님 경험이다. 사랑의 기쁨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사랑이 충만해야 할 고린도교회에 분열이 일어난 것은 자기사랑이 지배했기 때문이다. 생명사랑은 생명의 창조자가 빠지면 죽음사랑으로 변질될 수 있다. 죽음사랑은 오늘날 테러리즘과 핵무기 위협, 빈부격차로 나타난다. 인간이 경험하는 사랑결핍은 결국 하나님의 결핍이다.

나는 1943년 전쟁의 고통 속에서 하나님 사랑을 경험했고 새로운 생명에 눈 뜨게 됐다. 그때 하나님은 나를 찾아오셨다. 주님은 우리와 함께, 우리를 위해 고난을 당하셨으며, 십자가에 달리고 죽임을 당하신 후 부활하셨다. 부활은 생명을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계시한다. 따라서 개인, 사회, 정치적 생명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충만하게 될 때 거룩하게 변한다.”

-간디는 비폭력 운동을 펼쳤다. 비폭력 저항운동인 사랑운동은 어떤 힘이 있는가.

“비폭력적 방법으로 폭력을 극복하는 게 예수님의 마음이다. 동독이 해방되기 전까지 라이프치히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비폭력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결국 이것은 동독이 무너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비폭력운동은 폭력을 무너뜨리는 사랑의 방법이다. 통독은 비폭력 사랑운동이 낳은 대표적 결과다.”

-하나님의 또 다른 이름은 정의라 할 수 있다.

“정의는 사랑보다 더 합리적이다. 정의는 사회적인 것이며 불의한 사회의 균형을 창출해낸다. 정의는 조화로운 세계를 창출하는 열쇠다. 하나님의 정의는 모든 생명을 돌보시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보복 대신 용서를 가르친다. 하나님의 정의는 죄인을 용서하고 값없이 생명의 미래를 열어주는 창조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정의는 히틀러의 암살계획을 세웠던 본회퍼처럼 과감하게 내세워도 되는 것인가.

“본회퍼는 히틀러가 없어져야 독일 국민이 산다고 신학적 해석을 했다. 미친 운전사를 끌어내려야 차를 멈추게 하고 대량살상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당시 히틀러 치하에서 많은 사람들은 저항할 수 없는 압살상태에 놓여 있었다. 즉 히틀러를 죽이자는 게 아니라 압살당한 정당한 저항권의 회복을 주창한 것이다.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이 주신 정당한 저항권 행사의 일환으로 그 말을 한 것이지 죽이자는 것이 목적 자체라고 할 수 없다.”

-정의 문제를 생각할 때 양극화 문제가 떠오른다.

“빈부의 격차가 있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양극화가 공동체 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양극화 문제를 풀기 위해선 무조건적 평등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부여되는 기회균등을 제공해야 한다. 부자가 수익을 많이 내는 것을 무작정 탓할 수는 없다. 다만 정당하게 세금을 많이 납부해 가난한 사람을 돕는다면 그것은 사회 도덕적으로 인정받고 칭찬할 사안이다. 돈을 많이 번만큼 세금도 많이 납부 해 남을 돕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기쁨의 조건 아닌가.”

-사회주의는 실패했고 자본주의는 성공한 것인가. 그렇다면 자본주의가 대안이 될 수 있나.

“공산권 붕괴로 사회주의는 망했다. 사회주의는 사회를 인간이 없는 곳으로 오판했다. 그게 잘못이다. 그렇다고 자본주의가 승리한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자본주의는 인간을 존재의 가치로 보지 않고 인간이 가진 것을 가치로 봤다. 잘못된 자본주의 때문에 인권까지 말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이데올로기는 항상 잘못을 범할 수 있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관점, 하나님의 사랑에서 철저히 비판정신을 갖고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

-한국교회는 북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북한에 자유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그렇다고 동포인 이웃이 홀로 고통당하는 것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북한 주민을 동포로 여기며 보살펴야 한다. 그래야 통일이 되더라도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도 인터넷이나 휴대폰, 인터넷, 라디오 등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도 ‘아랍의 봄’처럼 분명 해방될 것이라 믿는다.”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가 부산에서 열린다. 마침 주제가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이다.

“매우 좋은 주제다. 중요한 문제다. 생명과 평화, 정의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개인적인 희망으로는 여기에 자유를 포함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생명 정의 평화와 함께 자유를 외치는 것이 진정한 신앙이라 할 수 있다. 자유는 우리를 즐겁게 하며 우리를 새롭게 한다. 자유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해당돼야 한다. 북한에도 예외는 아니다.”

-한때 교회에 대한 사회적 공격이 극심해 한국교회가 많이 의기소침해 있다.

“독일교회는 독일 패망 이후 히틀러 치하에서 잘못을 고백했다. 이것이 바로 1945년 10월 발표된 ‘슈투트가르트 죄책고백’이다. ‘더 용감하게 신앙고백을 하지 못했고 더 진실하게 기도하지 못했으며, 더 즐겁게 신앙속에 살지 못했으며, 더 뜨겁게 사랑하지 못했음’을 참회한 것이다. 이후 독일교회는 다시 신뢰성을 얻을 수 있었다. 한국교회가 만약 비판을 받고 있다면 공개적으로 자기 잘못을 회개하고 돌이켜야 한다. 이런 공적행위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희망 메시지의 본질이다.”

-교회가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된 한국적 상황에서 사회 책임과 교회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교계 안에서 높아지고 있다.

“교회는 공공의 신학, 공공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교회가 기독교적 양심에 입각하여 하나님 나라의 공적 신학을 정립하고 거리에서 외쳐야 한다. 교리와 신학은 교회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 세계 속에서 구현되어야 할 것들이다.”

-한국교회가 시급히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교회는 오랜 전통에 묶여 젊은이들을 방치해선 안 될 것이다. 젊은이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목회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교회에 젊은이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향후 연구계획은 무엇인가.

“이번에 ‘희망의 윤리’(대한기독교서회)를 내놓았다. ‘희망의 신학’이 희망의 원리를 이야기 했다면 이번 신간은 윤리적 실천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앞으로 ‘기쁨의 신학’을 준비할 예정이다. 성서는 기쁨에서 출발해 기쁨으로 마감한다. 우리는 고난을 통해 기쁨으로 간다. 나의 연구가 ‘희망의 신학’에서 ‘희망의 윤리’로 갔듯 희망도 기쁨으로 갈 것이다. 이것은 개인적 기쁨을 넘어 공동체의 기쁨, 자유를 의미한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조재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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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라이프] “오 마이 베스트 프렌드~ 웰컴!”

세계적인 영적 거장과 석학이 재회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집무실에 들어선 위르겐 몰트만 독일 튀빙겐대 명예교수를 보자마자 두 팔 벌려 포옹부터 했다.

“아주 건강해 보이십니다. 몰트만 교수님.” “저에 비하면 목사님은 ‘영맨(young man)’이십니다.” 조 목사는 몰트만 교수보다 10년 밑이다.

두 거장의 만남은 1995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사람은 개인적 실존경험을 통한 성령 체험, 사회·역사적 변화 속 희망의 신학을 주제로 63빌딩에서 3시간 동안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바 있다.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 가난과 질병의 상황에서, 세계 2차 대전의 참상 속에서 길어 올린 ‘희망 목회’와 ‘희망의 신학’이 하나였음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이후 2~3차례 더 만남을 가졌다.

몰트만 교수는 17년 전 63빌딩에서의 만남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아직도 그때를 기억합니다. 오전 7시였는데 아침을 먹고 조 목사님을 만났죠. 오전 10시까지 대화를 나눴어요.” “아니, 아직도 그 때를 기억하십니까. 교수님이 말씀하신 ‘희망의 신학’은 나의 사역에 강력한 기반이 됐습니다. 절망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죽음으로 이끌어요. 그렇기에 절대 희망이 필요합니다. 나는 매일 희망으로 살고 있어요.” “나 역시 조 목사님 당신을 존경합니다.”

몰트만이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기독교의 3대 덕목 중 희망을 신학의 중심주제로 되돌려 놨다면 조 목사는 희망을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삶의 현장으로 끌어왔다고 할 수 있다.

몰트만은 신학생들의 전설적인 교과서라 할 수 있는 ‘희망의 신학’(1964)을 통해 ‘희망과 믿음이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라며 세계 신학계에 종말론적인 미래 희망을 제시했다. 조 목사는 54년 간 오중복음 삼중축복 4차원 영성이라는 ‘희망 목회’를 통해 고난과 소외 속 민중에게 실현가능한 희망을 제시했다.

“목사님께 저의 최신간 ‘희망의 윤리’를 선물로 드립니다. 저는 요즘 기쁨을 주제로 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어요. 성경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고 봐요.” “감사합니다. 저는 5년 전 은퇴를 했지만 그 전 못지않게 말씀을 전하면서 바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두 거장의 대화는 이슬람 문제와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개최로 옮겨졌다. 조 목사는 “세계교회의 잔치인 WCC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다”고 소개했다. 몰트만 교수는 “오순절 진영이 에큐메니컬 운동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 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이슬람의 공격적 포교에 우려의 입장을 밝혔으며, 몰트만 교수는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박종화(서울 경동교회) 목사와 유석성 서울신대 총장이 동석한 이 자리에서 이영훈 목사는 “빠른 시일 내 몰트만 교수를 모시고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국민일보, 20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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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희망 우리의 미래] 獨 튀빙겐대 몰트만 박사 특별강연 “숨쉬는 한 희망으로 살 것”2013.10.01 22:20


국민일보 창간 25주년 기념 콘퍼런스

“세상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많은 이들이 세상의 끝, 역사의 종말을 말한다. 희망보다는 두려움 가운데 있다. 방사능 재해, 쓰나미, 지진, 거대한 재앙을 두려워한다.”

위르겐 몰트만 독일 튀빙겐대 석좌교수는 1일 서울 반포동 서초교회(김석년 목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 세대를 종말론에 열광하는 세대라고 진단했다.

‘참된 희망, 우리의 미래’라는 주제로 국민일보 창간 25주년,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개교 8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1200여명이 참석했다. ‘희망’이라는 주제를 찾아온 이들이 이렇게 많은 것은 절망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었다.

세계적 신학자 몰트만 박사는 “문제는 그런 묵시론적 상상이 기독교적이지 않다는 것”이라며 “기독교의 종말은 오히려 모든 피조물이 새롭게 창조되는 하나님 나라의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히틀러에게 저항했던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가 1945년 4월 9일 처형될 때 ‘이것은 끝이지만 내게는 영생의 시작’이라는 말을 남겼다”며 “이 세상의 신에게서 버림받는 것을 끝으로 만물 안에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원한 내주하심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희망의 신, 이것은 기독교만의 유일무이한 표현이다. 죽음의 세계 한복판에서 죄에서 구원하는 그리스도의 생명이 시작된다. 골고다의 십자가 뒤로 부활의 새벽이 동터오는 것이 기독교다.”

몰트만 박사는 무엇이 희망이 아닌지도 이야기했다. 그는 “성공적인 더 좋은 날을 약속하는 낙천주의는 기독교적 희망이 아니다”며 “기독교의 희망은 사람을 위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을 견뎌내고 저항하게 하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희망은 변할 수 없는 것 앞에서도 항복하지 않고 저항을 계속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계에 침묵하지 않고 악한 것과 화해하지 않는다.”

그 사례가 바로 1919년 한반도에서 일어난 3·1독립운동이었고, 독일에서 나치 독재에 대항한 고백교회운동이었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끈 60년대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이었다.

2차대전 당시 포로수용소에 갇혔던 몰트만 박사는 “현재의 실패나 좌절은 문제가 될 수 없다”며 “우리가 할 일은 매주일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며 다시 시작하는 것이고, 희망의 완성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7세인 그는 “내가 숨쉬는 한 늘 희망하며 살아갈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 강연에 나선 임영수 모새골공동체 목사도 “희망은 복 받는 도구, 티켓이 아니고 건물이나 프로그램도 아니다”며 “모든 것이 다 불확실하나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하나님과 사귀어가며 내가 변화돼가고 있다면 거기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국민일보, 2013/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