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예화

권금순 선생님

하마사 2011. 12. 23. 20:51

권금순 선생님


요즘 우리 사회에
엘리트는 많아도 리더는 적은 것 같다.
엘리트와 리더의 차이는 무엇인가?
엘리트는 자신을 성공시키는 사람이고,
리더는 다른 사람들을 성공시키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 속에 있는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것을 긍정적인 언어로 지적해 줌으로써,
자신감에 불을 붙이고, 무대 위에 세워 주고,
제 자리에 설 때까지 끝까지 힘을
실어 주는 능력이다.


- 한홍의《거인들의 발자국》중에서 -


* 리더 가운데
최고의 리더는 '선생님'입니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 어떤 선생님을 만났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운명이 크게 바뀝니다. 저에게도 그런
선생님이 계십니다. 그 선생님이 계셨기에
오늘의 제가 있게 된 것입니다.
그 선생님의 이름이
권금순입니다.



 




- '아침편지는 사랑을 싣고' -
50년 만에 '큰 스승' 권금순 선생님을 만나다

권금순 선생님을 만나다

도시락을 싸지도,
제대로 된 양말을 신지도 못하고,
하루 왕복 20km, 50리길을 오며가며 2시간반씩
모두 5시간 넘게 걸어 학교를 다니던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책을 잘 읽으나 숫기가 없었던 이 소년을  
담임선생님은 반장으로 뽑아 등을 밀어 교실을 걸어다니며
책을 읽게 하셨습니다. "반장은 큰 소리로, 당당하게
책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단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면, 선생님 집에 가서
도시락을 가져오라는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선생님 집에 도착하면 선생님의 어머님께서 따뜻하고
하얀 쌀밥에 맛있는 반찬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도원이 왔구나"
눈물나게 맛있는 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교실로 돌아옵니다.
따뜻한 포만감과 행복감을 마음 안에 가득 품고!

어린 소년의 등을 밀어
당당하게 책을 읽게 해주신 덕분에 저는 지금
오늘의 자리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때 주셨던 그 도시락 심부름의
'사랑' 덕분에 그 시절을 눈물나게 그리워할 수 있었습니다.

1년 전, 모 방송의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출연 제의를 받았습니다. '일생에 꼭 만나고 싶은 분을
찾아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에 그려왔던 초등학교
1, 2학년 담임(2년 동안 담임을 하셨습니다) 선생님을 50년만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일초의 망설임없이
'선생님을 찾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랜 수소문 끝에 선생님을 찾았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고,
77세 나이에도 아주 건강하게 계시다는 더 반가운 소식을 함께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런 제작진의 '개편'으로 TV 출연이
성사되지 못했고, 안타까움과 그리움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깊은산속 옹달샘'을 만들어 가느라
오매불망 마음속에 담아두기만 하고 하루하루 지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 '깊은산속 링컨멘토학교'를 시작하면서 그 시절,
그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링컨처럼 가난과 배고픔을 이겨내고
책을 벗삼아 꿈만 먹고 살던 그 시절, 나의 멘토이셨던
큰 스승 권금순 선생님이 다시금 떠올랐고,
몹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수소문 끝에 다시 어렵게
선생님의 연락처를 알아낼 수 있었고, 마침 근처
지방 강연을 가게 된 날 50년만에 그립던 선생님을
다시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너무 아름답고 고우셨던' 기억속의 모습처럼,
작고 단아하신 선생님께서 그 모습 그대로 눈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어느덧 초로가 된 제자에게 제대로 말씀도 놓지 못하며 행복해 하시는
선생님을 뵙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너무 늦게 찾아 뵈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건강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함께 옛 추억이 가득한
'이리초등학교' 교정을 손잡고 거닐며 그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3년 동안 어린 아이의 발걸음으로 왕복 50리길을, 그래도  
'개근상'을 받고 걸어다니면서 지금의 오래 참고,
오래 견디며, 어떤 순간에도 주저앉지 않는
강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제 등을 밀어주시던
선생님의 그 손길이, 그 온기가 시시때때로 생각납니다.
어느 순간 '정말 끝이구나'하는 절망에 빠져 잠시 망연히 멈춰서 있던
제 등 뒤에서 선생님의 그 손길이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온기를 주었던지요.
오늘에 이르러서야 저의 큰 스승, 작은 거인께 고백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그때 선생님의 심부름의 의미,
특히 너무도 굶주려 배고파 했던 시절,
따스한 밥 한 그릇으로 준 그 사랑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제 뱃속과 영혼을 따뜻하고 든든하게 채워주었던지요.

'선생님'의 가르침이 전부였던 그 시절,
사랑과 감사와 존경, 그 너머의 경외심까지를 가질 수 있게,
저를 이끌어 주셨던 권금순 선생님...
다시 한번 정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2011/12/19

'설교 > 예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각장애 극복 '아메리칸 드림' 강영우 박사 암 시한부 판정  (0) 2011.12.29
슬픈 수컷  (0) 2011.12.28
루비 켄드릭의 묘   (0) 2011.12.23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   (0) 2011.12.23
예수 닮은 삶의 향기  (0) 201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