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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추락하며 서울 쏠림 가속… 서울 학생보다 비용 두 배

하마사 2011. 6. 15. 15:31

 

[대학 등록금 1000만원 시대] [8] 지방출신 학생·학부모 이중고통
"서울로 가야 취업 유리" 무리해서 올라왔지만 방값·생활비 추가로 들어… 연간 2000만원 안팎 지출

전남 순천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작년 서울 사립 S대에 입학한 김모(21)씨는 원했던 서울 지역 대학에 온 지 한 학기 만에 휴학했다. 등록금(학기당 400만원)뿐 아니라 방값, 식비, 생활비 등 월 80만원씩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학교 기숙사를 신청했지만 떨어졌다. 지금은 방값을 아끼기 위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짜리 좁은 원룸에 산다.

공무원인 김씨 아버지는 이미 두 언니의 대학 비용을 대느라 1억여원의 빚을 졌다. 월급 400만원을 노부모 부양, 대출금 이자, 공과금, 보험료 등에 쓰고 나면 생활비가 없어 카드빚을 진다. 김씨의 어머니는 "애들 뒷바라지가 너무 힘이 들 땐 (딸이) 집 근처 대학 간호학과를 나와 고향에서 취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서울에 가야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하니 막을 수도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김씨가 서울의 S대에 다니면서 쓰는 돈은 연간 2036만원이다.

김씨와 같은 대학에 다니는 서울 출신 이모(26)씨는 한달에 점심값(10만원), 핸드폰비(5만원), 교통비(7만원) 등으로 25만원을 쓴다. 부모와 함께 살기 때문에 별도의 주거비가 필요없고 식비 등도 덜 쓴다. 연간 등록금 800만원에 생활비를 더하면 이씨가 쓰는 비용은 1년에 총 1200여만원. 지방 출신인 김씨의 지출이 이씨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 1000만원' 시대, 지방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51개 대학(전문대 포함) 재학생 27만명 중 절반 이상인 14만명이 지방에서 온 학생이다. 하지만 서울지역 대학 기숙사 수용인원은 1만7500명(수용률 12.5%)에 불과하다. 나머지 12만2500명(87.5%) 중 많은 학생이 월 40만~50만원에 이르는 방값을 내며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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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방 가계의 소득은 서울보다 훨씬 낮다. 통계청 조사(2009년)를 보면 1인당 개인소득의 경우 서울이 1579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며, 전남 1110만원, 경북 1179만원으로 서울의 70%, 74% 선이다. 이처럼 소득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지방 학부모들이 자녀를 서울에 유학시키면서 서울 주민보다 2배가량 교육비를 더 쓰고 있다. 서울과 지방의 소득·자산 양극화 현상이 자녀의 대학교육 과정을 거치며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두 자녀를 서울 지역 대학에 진학시킨 대구지역 이모씨의 경우 연수입 4500만~5000만원 가운데 2000만원 이상을 학비로 쓰고 있다. 재산에서 5000만원을 떼 자녀들에게 서울의 다세대주택 전세를 얻어줬다. 서울의 두 자녀에게 교육비를 쏟다 보니 박씨 부부는 집도 마련하지 못했다. 현재 20평대 아파트에서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

전북 익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사립 K대에 진학한 임모(23)씨도 "돈이 많이 드는 '서울생활'이 너무 어렵다"고 했다. 자영업을 하는 부모가 월 50만원씩 생활비를 보태주지만, 방세(월 40만원)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 평일엔 학교 학생 식당에서 일하고 주말엔 과외 등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늘 빠듯하다. 지금까지 4학기 학자금 대출을 받아 1400여만원의 빚을 졌다. 임씨는 "부모님이 '그래도 서울에 가야 취업이 잘 되지 않겠느냐'고 해 지금 대학에 왔고 고생을 하고 있지만, 요즘엔 취업이 잘 안 돼 빚만 남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