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부들의 삶은 무너져 내린 70만톤의 암석 아래 눌려 있었다.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에겐 운 좋게도 루이스 우르수아(54. Luis Urzua)가 있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산호세 광산에서 기적적으로 구조된 33명 광부의 지도자 역할을 한 우르수아를 "위대한 캡틴"이라고 불렀다.
마지막으로 구조된 작업반장 우르수아가 피녜라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을 높이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산호세 광산에서 일한 지 두달밖에 되지 않은 '지도자 우르수아'는 극단적 공포와 마주 선 건장한 사내 33명을 이끌며 69일을 반목과 분쟁이 아닌 인내와 희망의 시간으로 바꾸어놓았다.
그는 동료들로부터 "타고난 리더다. 조직원을 명백하게 사랑했다"는 평을 받았다.
'좋은 지도자, 나쁜 지도자(Good Boss, Bad Boss)'의 저자 밥 서튼 스탠퍼드대 경영과학과 교수는 학술지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우르수아는 능력과 자비라는 최고의 리더가 되기 위한 자질을 모두 갖췄다"며 우르수아의 지도력을 '훌륭한 지도자의 다섯 가지 조건'에 빗대 분석했다.
당신을 따르게 하라, 그러나 업무에 압도되지 않게
우르수아는 33명 광부들에게 명령을 따르도록 규율을 강조하면서도 업무에 압도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했다.
대피소 벽엔 그가 그린 복잡한 조직도가 붙어 있었다.
'간호사''기록자''정신적 지주''오락반장' 등 업무를 부여하되 어느 한 사람에게 쏠리지 않게 했다.
과할 정도의 담력을 보여라
'무너진 광산'이란 극도로 두려운 상황에 부닥친 광부들에겐 리더의 담력이 절실하다.
우르수아는 8월 말 지하에서 대통령과 연결된 첫 통화에서 극도로 절제된 침착함을 보였다.
겁에 질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대신 "사고 직전 지상으로 향한 광부들은 살아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졌다.
구조되기 하루 전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할 때도 담담한 톤을 유지했다.
"우리는 한 번도 계획하지도, 희망하지도 않았던 상황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뭐, 광부의 삶이 원래 그렇지요."
작은 승리를 이어지게 하라
시간은 암담했다.
기약도 없었다.
그는 그 긴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작은 승리'들이 중요함을 알았다.
그는 '제시간에 일어나기''시간에 맞춰 샤워하기''함께 모여 기도하기'같이 소소한 규율을 통해 작은 성취감이 끊이지 않도록 광부들을 독려했다.
권력에 중독돼 혜택을 독점하지 마라
우르수아는 마지막 구조자를 자처했다.
언론과 인터뷰할 때는 발언권을 독점하는 대신 가족에게 꼭 전할 말이 있는 동료를 참여시켰다.
가디언과 인터뷰 때 아내의 출산 예정일을 1주일 앞둔 리차르드 빌라로엘에게 메시지 전달 기회를 준 것이 그 예다.
광부들의 정돈된 생활을 이끌어낸 공을 자기 앞으로 돌리는 일도 없었다.
그는 가디언에 "광부들이 한마음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겸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직 내가 당신들을 책임진다"
우르수아는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신뢰를 주었다.
광부들이 지상 의료진의 끊임없는 건강 체크에 지쳐 있다는 걸 알았다.
그는 "우리에겐 할 일이 있으니, 의료팀 전화는 되도록 짧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와 함께했던 로빈손 마르케스는 "우르수아는 타고난 리더다. 전문지식과 침착함을 겸비했고, 조직원을 명백하게 사랑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구조된 작업반장 우르수아가 14일 정밀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들어가면서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조선일보, 201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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