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자기관리(리더십)

좋은 부모ㆍ리더 / 부모ㆍ리더 1분 차이

하마사 2010. 5. 9. 06:29

좋은 부모ㆍ리더 / 부모ㆍ리더 1분 차이
당신의 치즈가 사라졌다
기다릴 것인가?찾아나설 것인가?

생쥐 스니프와 스커리, 꼬마 인간 헴과 허는 맛있는 치즈를 찾아다니는 것이 일과였다. 미로 속을 열심히 뛰어다닌 끝에 그들은 치즈가 가득 찬 창고 'C'를 발견, 매일 그곳에 가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치즈를 먹었다.

생쥐들은 치즈 창고를 발견한 후에도 매일 아침 창고에 가서 어제와 다른 변화가 있는지 확인했다. 반면 꼬마 인간들은 창고의 치즈가 평생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변화에 대비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치즈가 없어졌다.

생쥐들은 놀라지 않았다. 창고의 치즈가 조금씩 줄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생쥐들은 다시 미로 속으로 새로운 치즈를 찾아나섰고, 끝내 새로운 치즈 창고 'N'을 발견했다.

반면 꼬마 인간들은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서는 대신, 누군가 다시 창고에 가져다 놓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사라진 치즈는 돌아오지 않았다. 꼬마 인간 헴과 허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둘은 헤어졌다.

헴은 계속 기다리기로 한 반면, 허는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났다. 허는 미로 속을 헤맨 끝에 마침내 새 치즈 창고 'N'을 찾아냈다. 생쥐들은 그곳에 먼저 와 있었다. 그는 교훈을 얻었다.

"변화는 치즈를 계속 옮겨 놓는다. 변화를 예상하고 신속히 적응하라. 두려움을 떨치고 새 치즈를 찾아 떠나라. 사라진 치즈에 대한 미련을 빨리 버릴수록 새 치즈는 더 가까워진다."

1998년에 출판된 스펜서 존슨(Spencer Johnson·70)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Who Moved My Cheese?〉는 나오자마자 전 세계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수천만권이 팔린 이 책은 눈앞의 작은 성취에 안주하며 변화를 꺼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일임을 깨우치게 했다. 국내에도 2000년 번역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책에서 '치즈'는 직업·돈·건강·인간관계·집·자유 등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치즈를 마음속에 두고 그것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자신이 찾던 치즈를 얻게 되면 누구나 그것에 집착하며 얽매인다.

그러나 세상은 계속 변화한다. 그것이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잘 느끼지 못할 뿐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치즈는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 버린 것이 아니었다. 치즈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고, 남아 있는 치즈는 오래되어 맛이 변해가고 있었다.

'변화의 딜레마'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변화는 이제 모든 기업, 나아가 국가적인 화두가 됐다. 기존 사업의 판을 흔드는 애플(Apple)의 파괴적 혁신에 전 세계 통신·휴대폰·인터넷 업체가 충격에 휩싸여 있다. 문제는 비즈니스 영역 간 장벽이 무너지면서 앞으로 누가 내 경쟁자가 될지 모르는 세상이 됐다는 점이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은, 꼬마 인간 헴처럼 아무리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Weekly BIZ는 최근 방한한 스펜서 존슨 박사를 단독 인터뷰했다. 그는 리더십 연구의 대가로 〈선물〉, 〈피크 앤드 밸리〉 등의 책으로도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그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로 유명한 켄 블랜차드(Blanchard) 박사(Weekly BIZ 2월 13일자 인터뷰)와 절친한 친구 사이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1980년대 출간돼 20년 동안 1500만권이 팔린 〈1분 경영〉을 함께 쓰기도 했다. 존슨 박사는 이어 〈1분 엄마〉, 〈1분 아빠〉, 〈1분 선생님〉, 〈1분 세일즈맨〉 등 '1분 리더십' 시리즈를 잇달아 출간, 큰 성공을 거뒀다. 책 제목에 공통적으로 '1분'을 쓴 것은 일의 핵심만 잘 지키면 시간을 별로 들이지 않고 큰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가정의 달을 맞아 먼저 그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1분 팁을 부탁했다. 그는 "대개 엄마는 칭찬은 잘하는데 꾸중이 서툴고, 아빠는 질책은 잘하는데 칭찬에 인색하다"고 말했다.

"물론 질책을 하는 것도 아빠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죠. 하지만 질책을 꼭 해야 한다면 30초 동안 잘못된 행동을 꾸중한 뒤 나머지 30초 동안에는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너는 사랑스러운 아이란다' 라는 말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아빠들이 이것을 잊는 것 같습니다. 아빠들에게 또 하나 낯설고 어려운 것이 아이들이 올바른 일을 했을 때 칭찬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의 입장에서 아빠에게 칭찬받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일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이뤄졌다. 그는 하나를 물으면 열을 대답할 정도로 다변이었고, 시종 농담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덕분에 1시간의 인터뷰가 불과 20분 만에 끝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갔다.

일러스트= 김의균 기자 egkim@chosun.com

화제를 다시 '치즈'로 돌렸다.

―박사님의 책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변화하는 현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우화(寓話)를 통해 쉽게 가르쳐줍니다. 우화 형식으로 쓰게 된 특별한 이유가 무엇인지요.

"윈스턴 처칠이 말하길 '나는 배우는 것은 좋아하지만 가르침을 당하고 싶진 않다'고 했어요. 사람은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내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입니다. 독자 스스로 책 속의 캐릭터들을 관찰하면서 '이런 캐릭터가 되고 싶다'고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스스로 배우는 계기를 주기 때문에 제 책이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책의 또 한가지 장점은 얇아서 금세 다 읽을 수 있다는 점이죠.(웃음)"

―이 책을 쓴 특별한 배경이 있나요?

"1979년 무렵이었어요. 저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죠. (그는 방황의 내용이 개인적인 것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때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조금 바보 같아 보이는 네 가지 캐릭터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꾸며봤어요. 변화의 공포에서 벗어나 웃고 싶어서 그런 이야기를 만들었죠. 그 이야기를 공개하지 않다가 친하게 지내는 켄(켄 블랜차드 박사)과 만난 자리에서 말해줬습니다. 그 후 켄이 전 세계에 강연을 다닐 때 제 이야기를 인용하기 시작해 널리 퍼지게 됐죠. 나중에 켄의 권유로 이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하게 됐고요."

존슨 박사는 원래 의사였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아일랜드로 건너가 왕립외과대학(Royal college of surgeons)을 나왔다.

의사가 된 그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사실을 발견했다. 유독 병원을 자주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었다. 꾀병은 아닌데 왠지 모르게 계속 다치거나 아파서 병원을 들락거리더라는 것이다. 그는 그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이야기를 나눠 봤다. 그는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가족에 대해서든 무엇에 대해서든 매우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상처나 통증을 치료하는 것으론 부족하고, 마음속에 뿌리깊게 자리 잡은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완치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게 됐습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지금 이 순간

―박사님은 책 〈선물·The Present〉에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고,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완전히 몰두할 때 행복해진다고 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큰 요즘의 직장인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가치는 저 자신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 역시 앞만 보고 사는 사람이었거든요.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을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대학에 가서는 좋은 의과대학에 진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식으로 항상 미래만 보고 살았습니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살고 있었던 거죠. 스스로 현재를 즐기고 현재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기까지는 아주 오래 걸렸습니다. 저는 요즘도 가끔 심호흡을 하면서, '현재 할 수 있는 게 뭐지, 현재 가지고 있는 게 뭐지, 이 순간을 즐기자'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일깨워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하면 마음의 평화를 더 크게 느낄 수 있죠. 한번 해 보세요."

―많은 사람은 반복되는 일상 업무 속에서 쉽게 지치거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 대한 리더십이 중요한 겁니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하는 것은 그 일을 즐기지 못해서입니다.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즐기지 못하게 되면 당연히 게을러질 수밖에 없죠. 사실 그 부분은 인간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나 역시 게을러질 때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게을러질 때에도 내가 지금 이 일을 하는 이유, 그리고 그것을 해냈을 때 무엇이 달라질지, 지금 하는 일이 나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깨닫고 나면 행동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납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스스로를 리드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은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고, 이 일을 하다 보면 성취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실 오늘 아침에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제 일정이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매우 빡빡합니다. 조찬회와 인터뷰, 강연까지 잡혀 있죠. 처음에는 '내가 이걸 다 해야 하나, 하기 싫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힘들고 피곤한 오늘 일정을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나중에 집에 돌아가서도 '한국 사람들과의 만남이 참 좋았다'고 기억할 수 있게, 즐겁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오늘 미팅과 인터뷰에 더 열정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힘을 얻었어요. 원래는 '하기 싫은 일'이었는데,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로 바뀐 것이죠. 저는 이런 것이 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즐겁게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다른 사람들도 거기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시각(視角)을 어떻게 갖느냐가 결국 상황을 변화시키는 힘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끄러운 TV를 끄고 자신의 지혜를 들여다보라

존슨 박사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 〈피크 앤드 밸리·Peaks and Valleys〉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좌절에 빠진 한 젊은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젊은이는 어느 날 산꼭대기에서 도사 같은 노인으로부터 인생에 대해 배운다. 산봉우리와 골짜기가 서로 연결된 것처럼 인생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서로 연결돼 있으며, 오늘의 시련을 슬기롭게 대처하면 내일의 행복을 창조할 수 있다는 교훈이었다.

―〈피크 앤드 밸리〉를 읽는 순간에 독자는 책 속의 청년처럼 인생을 크게 바꾸어 성공할 수 있는 길을 터득한 것처럼 느낍니다. 그러나 책을 덮는 순간 과연 책에 쓰여 있는 이야기를 실제 현실에 적용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책에서 말한 이론을 현실에서 제대로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공자가 말하길 지식의 목적은 그것을 사용하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이 책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자신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책에 나온 지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책을 통해서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 독자들은 책의 어느 부분에서 멈춘 다음 '이 부분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에 이 부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한 다음, 거기에 대한 자기 스스로의 대답에 귀를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대부분 해답을 찾았다고 합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깨닫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책에 대한 좋은 평가는 제가 아니라 독자들이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끄러운 TV를 끄고 조용한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이 가진 지혜를 들여다보세요. 책의 저자나 부모님, 배우자에게 들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분명한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자신에게 딱 맞는 해답이기 때문이죠."

존슨 박사의 말은 동양적인 느낌을 강하게 줬다. 그래서 "동양사상에 대한 연구도 하셨나요?"라고 묻자, 그는 "내가 아시아의 문화나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그것을 꿰뚫어보다니 놀랍군요. 대단합니다"라며 과도하게 기자를 칭찬했다. 기자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웃자 그는 "이렇게 하는 게 바로 '1분 칭찬'입니다"라며 껄껄 웃었다. 이어 자신이 어떻게 동양사상을 알게 됐는지 이야기했다.

"어릴 적에 아버지께서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유하셨는데, 그중에는 유교에 대한 책도 있었어요. 아시아의 가치와 사상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균형입니다. 서구적인 가치인 '성취'와 더불어 동양에서 강조하는 '내면의 평화'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이런 균형이 깨지는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아시아 사람들도 물질적인 풍요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정말 소중하고 절대 잊어서는 안 될 동양의 가치들을 잊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많이 칭찬하고 많이 웃어라

―켄 블랜차드 박사와 함께 쓰신 책 〈1분 경영〉을 보면, 조직 운영에 심리학을 접목시켰다는 느낌을 강하게 줍니다. 책을 쓰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요.

"그 책은 켄과 제가 공저한 것으로 돼 있지만 사실은 제가 거의 다 쓴 거예요.(웃음) 켄과 저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처음 만났어요. 켄이 자녀를 키우는 일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걸 듣고, 당시 제가 출판을 준비하고 있던 '1분 부모'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1분 목표'를 설정하고, '1분 칭찬'을 하고, '1분 질책'을 하라는 원칙이었죠.

그 뒤 켄이 경영에 관련된 책을 함께 써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직관적으로 '1분 부모'의 원칙을 '1분 경영'으로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것처럼, 경영자들은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죠. 켄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어요. 켄이 없었다면 그렇게 좋은 내용의 책이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켄은 굉장히 유머러스한 사람이라서 함께 작업하면서 많이 웃을 수 있었죠. 지금도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방금 친구라고 하셨는데, 존슨 박사님이 10년은 더 젊어 보이는 걸요. (기자는 블랜차드 박사도 만난 적이 있다. 2월13일자 Weekly BIZ)

"(껄껄 웃으며) 그 말 꼭 켄에게 전해줘야지. 바깥에는 켄이 저보다 나이가 많은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제가 켄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났어요. 저는 켄에게 '나는 너보다 나이가 많아 더 현명해'라고 농담을 합니다. (연장자를 공경하는) 아시아에 살았더라면 켄이 나를 형님으로 깍듯이 모셨을 텐데.(웃음)"

―〈1분 경영〉에서 강조한 것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기업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잘한 일을 했을 때는 칭찬하지 않고, 실수를 저질렀을 때는 크게 질책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것을 바꿔야 한다고 봐요. 직원들이 일을 잘했을 때 크게 칭찬을 해주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실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더니 큰 효과가 나타났어요. 업무 능력이 향상되고 스트레스 지수가 감소했죠.

최근 중국을 방문했을 때 놀랐던 것은 사람들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웃는 것이었습니다. 그전까지 저는 아시아 사람들이 웃을 여유도 없이 너무 열심히 일을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었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많이 웃는 사람들은 삶을 즐길 수 있고, 모든 일을 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리더의 '본보기'가 조직을 바꾼다

―〈1분 경영〉의 내용은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기업처럼 조직이 커서 임직원들의 관계가 긴밀하지 않은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 이론이 작은 조직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동의합니다. 하지만 큰 조직도 여러 개의 작은 하부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임원이 5명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뛰어난 리더는 스스로가 본보기가 되어 하부 직원을 선도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죠.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생전에 타인의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에는 3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첫째도 본보기(by example), 둘째도 본보기, 셋째도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CEO 스스로 직속 부하 임원에게 자신이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를 몸소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리더의 모습을 지켜본 임원들은 CEO의 생각에 깊이 공감하고, 스스로 실천하며, 자신의 부하 직원들에게도 본보기가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폭포처럼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전달이 되는 것이지요. 말로만 지시하는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리더가 직접 모범을 보이면 수십만 명의 직원들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업은 조직문화라는 것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는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조직문화 내에서 구성원들은 일을 즐길 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을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리더로서 당신은 두 가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첫째는 〈1분 경영〉의 이론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 둘째는 그럼에도 사람들은 리더의 본보기를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존슨 박사에게 〈1분 경영〉의 모태가 된 '1분 부모' 이야기는 어떻게 개발하게 됐었는지 묻자, "나 자신의 경험담"이라고 말했다.

"제가 칭찬에 대한 책을 구상하고 있을 때 샌디에이고의 해변가에 있는 집에 살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백사장에서 놀다가 모래를 묻힌 채로 집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주 꾸중을 했습니다. 어느 날 아이들이 밖에서 서로 과자를 나눠 먹으며 사이 좋게 놀길래 아이들에게 얼른 오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내가 자신들을 혼내려는 줄로만 알고 아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들어왔어요. 그때 저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과자를 나눠 먹으며 노는 것을 봤어. 아주 잘했다. 너희들을 사랑한다'며 안아주었어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굉장히 당황해 하더군요.(웃음) 그렇게 하고 나니, 제 기분도 좋고 편안해지더군요. 나는 왜 진작 아이들이 좋은 행동을 했을 때 칭찬하지 못했을까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좀 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켜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서양 도사' 존슨 박사와의 인터뷰는 특별했다. 보통 세계적인 경영 구루나 CEO와 인터뷰를 하고 나면 새로운 지식을 많이 배워 머리가 묵직해지곤 했다. 반면 존슨 박사와의 인터뷰를 마치자 오히려 머리가 가벼워졌다. 그리고 마음이 밝아지고 자신감이 충만해 오는 느낌이었다.

 

-조선일보, 20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