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기타자료

조선일보 선정 2009년 10대 뉴스- 국제

하마사 2009. 12. 25. 13:39

국제 경제위기 확산…달러 약세로 미국 위상 흔들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쳤다. 미국은 1조4000억달러의 구제 금융을 투입해 최악은 면했지만 10%를 넘는 실업률과 '대불황(The Great Recession)'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달러화(貨)는 막대한 재정 적자로 약세를 면치 못해 일부에선 기축통화 달러의 종언(終焉)을 거론하기도 했다. 거꾸로 '안전 자산'으로 떠오른 금의 값어치는 12월 3일 사상 최고인 온스당 1218달러를 기록했다. '사막의 맨해튼'으로 주목받던 두바이도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직전까지 추락했다. 반면 중국·브라질 등 신흥 경제국은 예상 밖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경제 회복을 주도했다.

지구촌 공포에 떨게한 신종플루… 1만여명 사망

4월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스주(州)의 한 작은 마을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신종플루(인플루엔자A·H1N1)는 급속히 전 세계로 번졌다. 세계 각국은 돼지와 조류, 인간의 바이러스가 결합해 발생한 이 변종 바이러스의 자국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치료제와 백신 확보 경쟁을 벌였다. 6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플루에 대한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격상했고, 10월 미국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는 4월부터 12월 중순까지 신종플루 사망자 수가 전 세계에서 1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중국경제 무서운 성장… 미국과 함께 G2 시대로

금융위기를 계기로 국제 질서는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주된 변화 중 하나는 중국의 급부상. 강대국 미국과 신흥 중국을 묶은 'G2(주요 2개국)'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됐다. 중국은 30년간 연평균 9.8%의 고도 성장을 통해 외환보유액 1위, 자동차 소비 1위, 군사비 지출 2위, GDP(국내총생산) 3위의 세계 2강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경제에서 브라질과 중국 등 신흥 경제국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위기 해법을 논하는 장(場)도 선진국 중심의 'G7'에서 'G20'로 바뀌었다. 작년 11월(워싱턴)에 이어 4월(런던), 9월(피츠버그)에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제2의 베트남전 수렁?… 아프간에 美軍 증파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Laden)을 잡겠다며 시작한 아프가니스탄전쟁이 만 8년을 넘겼다. 하지만 빈 라덴은 오리무중(五里霧中)이고 탈레반은 '부활'했다. 지금까지 미군 전사자만 935명에 이른다. 버락 오바마(Obama) 대통령은 12월 2일 미군 3만명 증파 계획과 함께 2011년 7월부터 철군을 시작한다는 '출구전략'을 동시에 제시했다. 그는 "베트남전에 비유하는 것은 역사의 오독(誤讀)"이라고 주장했지만 30여년 전 베트남전의 악몽 속으로 다시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부정적이고 동맹국들의 지원도 미온적이다.

리스본조약 마침내 발효… EU 초대대통령 선출

'유럽 합중국'이 공식 출범했다. 27개국으로 구성된 EU(유럽연합)의 '미니 헌법'인 리스본조약이 12월 1일 발효하면서 EU는 경제 통합에 이어 정치 통합의 주춧돌을 놓았다. 'EU 대통령'으로 불리는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외교안보정책 대표 자리가 신설된 게 큰 변화다. EU 회원국 간 파워게임 결과 초대 정상회의 상임의장엔 유망하던 토니 블레어(Blair) 전 영국총리 대신 헤르만 판롬파위(van Rompuy) 벨기에 총리가 선출됐다. 하지만 상임의장과 외교 대표의 권한과 역할 등 구체적 운영 방안이 정해지지 않아 유럽 합중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평을 듣는다. 

장기집권 무너뜨린 하토야마… 美·日관계는 안개 속

8월 30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야당 민주당이 집권 자민당에 대승하면서 정권 교체가 실현됐다. 일본에서 제1 야당이 선거로 과반 의석을 획득해 집권한 것은 1955년 양대 보수 정당의 합당으로 자민당이 창당된 이래 처음이다. 민주당 정권은 관료가 주도하던 정부 운영과 미국에 의존해온 안전 보장 등 구(舊)체제 전반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전후(戰後) 일본 안보의 기축이던 미·일 동맹을 '대등한 관계'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고 과거 미국과 합의한 오키나와 기지 이전 방안을 사실상 백지화해 미국 중심의 동아시아 안보 질서에 충격을 가했다.

지구 구하려 모였지만… 기대 못미친 코펜하겐회의

'코펜하겐의정서'는 결국 없었다. 지난 7~1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회의는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의 뒤를 이어 2013년 이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한 새 협약을 채택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120여개국 정상 등 모두 192개국의 대표가 참가한 거대한 회의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현격한 입장 차이 등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 감축 목표를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정치적 합의에 그친 이 회의에 대한 실망으로 유럽 탄소배출권 거래소에서 배출권 가격이 폭락하고, 참가국들 사이에 실패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등 큰 후유증이 발생했다.


 

노래로 세상을 치료하고…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사망

마이클 잭슨(Jackson·50)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전 세계 음악팬들을 충격 속에 빠뜨렸다. 잭슨은 6월 25일 자신의 컴백 무대가 될 런던 콘서트를 3주 남겨두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의 사인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발표했지만 그를 부검한 미 LA 검시소는 마취제 과다 처방에 따른 주치의의 과실치사로 결론짓는 등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됐다. 그의 장례식에는 유명 인사들과 팬 2만여명이 참가했고, 장례식 장면은 약 10억명이 시청했다. 잭슨은 사후 70일 만인 9월 3일 캘리포니아주 포레스트 론 묘지에 묻혔다.

미국 女기자들 북한에 억류… 클린턴 訪北 해결사로

북한 땅을 밟은 건 단 1분이었다. 순간의 실수로 미국 커런트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Lee), 중국계 로라 링(Ling) 기자는 3월 17일부터 141일간 북한에 억류됐다. 새로운 대미(對美) 협상 카드를 찾던 북한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Clinton) 미 국무장관이 친서를 보냈지만 북한 당국은 두 사람에게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결국 빌 클린턴(Clinton) 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고, 두 기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후 경색됐던 미·북관계에도 일시 숨통이 트였다.

골프 황제가 불륜 황제로… 타이거 우즈의 추락

11월 27일 경미한 충돌로 보였던 한밤의 자동차 사고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Woods)를 '불륜 황제'로 추락시켰다. 사고 경위를 캐는 미 언론에 10여명의 여성과 비밀리에 '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우즈는 결국 잘못을 시인하고 골프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2000년 이후 최고의 운동선수'로 선정되는 등 천재적인 운동 재능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즈의 공백은 미 PGA 등 골프대회 흥행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그가 수개월 내 필드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 본다.

 
-2009/12/24,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