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시에서 하버드에 합격한 미국 LA제퍼슨고(高)의 카디자 윌리엄스양 이야기가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카디자는 어머니·여동생과 함께 노숙자 센터와 홈리스 모텔을 전전하던 노숙자였다. 카디자의 어머니는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 출신으로 14세 때 카디자를 낳은 뒤 집에서 쫓겨난 처지였다. 카디자는 안정적인 거처가 없어 초·중·고 12년 동안 학교를 12번이나 옮겨다녔다.
LA타임스는 "카디자는 쓰레기봉투를 덮고 잠을 자고 무료 급식소에서 배를 채우면서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카디자는 초등 3학년 때 캘리포니아주(州) 학력평가에서 상위 1% 안에 들면서 공부에 자신감을 가진 후 새벽 4시에 거처를 나와 학교에서 공부하다 밤 11시에 돌아가는 생활을 해왔다.
카디자의 고교 학점은 4.0에 육박했지만 다른 하버드 지원학생도 성적은 그 못지않게 좋았다. 하버드가 카디자를 뽑아준 것엔 입학사정관 줄리 힐든씨의 힘이 컸다. 힐든씨는 카디자를 면접한 후 "카디자를 합격시키지 않으면 제2의 미셸 오바마를 놓치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학교에 강력히 추천해줬다. 카디자는 하버드의 전액 장학금을 받고 대학을 다닐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도 명문대에 들어가려면 학업성적뿐 아니라 남과 차별되는 특기와 스포츠, 봉사활동 경력을 쌓아야 한다. 노숙자 센터와 홈리스 모텔을 옮겨다녀야 했던 카디자에게 그런 특별한 경력이 있을 턱이 없다. 그래도 하버드는 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올 입시에서 카디자를 뽑아줬다. 하버드의 선택은 미국의 다른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줬다.
서울대도 올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통해 한번도 사교육을 받은 일이 없는 전남 화순 어느 광산촌의 아이를 공대에, 수능 6개 과목 중 1·2·3등급이 각각 두 과목씩으로 성적이 최상위급은 아니지만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전남 담양의 어느 학생을 생명과학부에 입학시켰다. 2010학년도 대학입시에서 50여개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로 4500명의 신입생을 뽑게 된다. 같은 성적, 같은 특기라 하더라도 가정형편이 얼마만큼 뒷받침해준 환경에서 자라났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전혀 다를 수 있다.
입학사정관의 가장 큰 임무는 성적, 봉사활동, 특기의 이면에 숨어 있는 수험생의 특성과 잠재력을 판별하는 일이다. 좋은 대학일수록, 집안형편이 어려워 사교육 기회를 갖지 못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해 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타고 오를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줘 사회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2009/6/23,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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