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딸 지은이와 함께 세종문화회관에 갔었다.
섬기는 교회의 테루아어린이합창단이 CTS어린이 합창제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초대권을 받아 두 아들에게 함께 가자고 해도 별로 관심이 없어 우리끼리 갔다.
모처럼의 문화 나들이였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다.
초대권에 7세이하의 어린이는 입장할 수 없다고 하여 전화로 문의했더니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방이 있다고 하여 그곳에 맡길 생각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빠 엄마와 떨어져 낯선 사람들이 있는 놀이방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맛있는 과자를 사주며 설득해보았지만 5세인 지은이는 막무가내였다.
할수없이 아내만 들여보내고 나는 지은이와 밖에서 스크린을 통해서 공연을 지켜보았다.
문화 나들이를 나왔지만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번에는 세 식구가 영화를 보러 갔다가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지은이로 인해 아내가 관람을 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지은이가 걱정이 되어 아내는 공연 중간에 나오고 말았다.
비록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들어가서 공연을 관람하지는 못했지만 아내를 위해 지은이와 함께 놀아준 것도 보람되었다.
결국 세 식구는 우산을 받쳐들고 근처에 있는 우동집에 들러 냄비우동을 시켜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문화 나들이가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서로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뜻있는 나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