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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

하마사 2008. 11. 9. 15:19

불안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

운동·가족·종교… '긍정의 힘'으로 풀어라
근육 이완 동작 5~10분으로 긴장 조절
인터넷·전화 상담센터 활용하면 좋아

 

불안을 일으키는 요인은 대부분 나의 바깥에 있다. 내 의지만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술·담배나 도박 등에 의존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도망 간다고 불안이 없어지진 않는다. 가장 극단적인 회피는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불안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알아본다.

불안장애와 우울증은 함께 온다

불안장애는 흔하면서도 심각한데도 치료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불안장애 환자는 160만 명에 육박하지만 올해 불안장애로 치료 받는 사람은 50만2684명에 그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김경란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이 아플 때에는 병원을 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마음이 아프면 병원을 가야 한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안장애나 우울증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인데, 자신의 상태가 정상적인 것인지 병적인 것인지 몰라 한참이 지난 후에야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 조선일보 DB·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pphoto@chosun.com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는 "일반인뿐 아니라 의사들 사이에서도 그 동안 불안장애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적었다. 특히 불안장애는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의사들도 우울증으로 잘못 진단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불안장애는 약물과 인지행동 치료

어떤 원인에서든 불안감이 생긴 지 1~2주가 지났는데도 없어지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불안장애로 진단되면 상담이나 인지행동 치료를 주로 한다. 하지만 급성이나 증상이 심하면 항불안제를 복용케 한다. 대개 약물치료는 상담, 인지행동 치료와 함께 이뤄진다. 상담이나 인지행동 치료에서는 불안의 원인을 정확히 찾아 알려주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사고 방식을 교정해준다.

병원에 가지 않고 혼자서 해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근육 이완법이나 명상 등은 불안을 조절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육 이완법이란 편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깊은 호흡을 10회 실시한 후, 전신 근육에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주먹을 꽉 쥐어 5초 동안 팔 근육을 긴장시켰다가 5초 동안은 힘을 풀어 팔 근육을 이완시킨다. 이것을 오른팔과 왼팔, 오른다리와 왼다리 순으로 반복한다. 직장이나 학교 쉬는 시간에 5~10분 정도 시간을 내 실시하면 불안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긴장되는 것을 어느 정도는 조절할 수 있다.

명상은 조용한 장소에 앉아 눈을 감고 자신이 경험했던 아름다운 모습을 머리 속으로 떠올리는 것이다. 푸른 들판이나 모래사장에 누워있는 자신을 떠올리고 더불어 맑은 공기와 파도 소리 등을 함께 상상한다. 3분 정도 후 눈을 뜨면 아주 깊은 숙면을 취한 것처럼 안정되고 긴장이 풀린다.

불안 해소의 핵심은 '가족'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나만의 '비법'을 하나쯤 가질 필요가 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술, 담배, 도박 등으로 불안을 해결하는 것이 버릇이 되면 상황이 나빠질수록 더 의존하게 돼 결국 중독에 빠진다. 운동이나 취미활동, 가족과 대화 등 긍정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도 큰 도움이 된다. 불안장애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만 따로 모아서 종교행사를 하는 교회나 사찰, 성당도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신민섭 교수는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느낌은 딱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기분이다. 때문에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종교가 있다면 종교의 종류에 상관없이 어떤 것이든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자살예방협회나 마음사랑 등 상담센터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전화, 대면 상담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불안, 우울, 자살 등 자신이 겪고 있는 정서적인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다.

채정호 교수는 "불안 장애가 있을 때는 가족들의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40대 남성들의 경우 실제로 불안 때문에 고통 받고 있더라도 가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자신의 고통을 가족들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술을 마시거나 혼자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족들이 먼저 말을 걸고 함께 해결 방법을 모색하면 큰 힘이 된다고 채 교수는 말했다.

/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

 

조선일보, 2008/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