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산을 여행한 어떤 분이 쓰신 글을 읽으며
성지순례시 기독교인들이 참고해야할 내용인듯 하여
여기에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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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십계를 받았다는 시나이(Sinai)산. 그 산의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위해 밤부터 열심히 올라갔다.
밤10시쯤, 다합(Dahab) - 이집트의 해변휴양지 - 에서부터 봉고를 타고 두시간여를 달렸던것 같다. 도중에 몇개의 검문소를 지났고, 시나이산 입구에서도 또다시 검문을 받아야만 했다.
우리팀은 유태인두명과 유럽에서 온 관광객3명, 그리고 한국인은 나를 포함해 3명이었다. 각각 후레쉬를 들고 컴컴한 길을 조심조심 올라갔다.
한국처럼 나무들이 있는 산이 아니라, 황갈색의 모랫빛 산이었다. 한낮에 계속 보고 있으면, 눈이 황갈색으로 변해버릴것만 같은 색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올라가는 길은 험하지는 않았지만, 별빛한점 바라보고 가야하는 길에서, 손전등의 불빛이 흔들리기라도 하면 순간 튀어나온 돌이나 움푹파인 공간을 내딛다가 자칫 넘어지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한시간정도를 올라가고 있을때였다. 뒤에서부터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다보니 낙타행렬이 올라오고 있었다. 어디서 단체관광객이 온 모양이었다. 산을 올라오기전, 입구에서 관광객들을 기다리는 낙타들의 무리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 행렬은 곧 우리를 앞질러가기 시작했고, 반갑게도 낙타위에서는 한국사람들의 말이 들리고 있었다. 스무명정도? 40대나 50대정도의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이 낙타를 타고는 웃고 떠들며 올라가고 있었다.
일출시작 1시간전, 정상에 도착했다. 올라올때 젖었던 땀들과 산위의 바람때문에 몸이 떨려왔다. 정상에는 조그만 매점이 있었는데, 그 안에 들어가 모포를 두르고 추위를 달래었다.
5분정도만에 산 꼭대기에 오른 우리 팀은, 지치기도 하고 춥기도 했지만 일출의 기대로 모두 들떠있었다. 그리고 모두들 약속이나 한듯, 정상은 고요하기만 했다. 그때 한 무리가 웅성웅성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돌아보니 아까 마주쳤던 단체한국인관광객들이었다.
5분만 떠들어대어도 괜찮았을것을, 쉬지않고 떠들어대는 통에 네덜란드의 한 아저씨는(정말 온순한 사람임) 그 무리로 가서는 조용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부끄럽지만 어쩌랴..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같이가서 의사전달을 해주자, 그 무리는 알았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그러나 뒤돌아서면 또 웅성웅성.. 일부는 찬송을 부르기 시작하고, 일부는 야유회 온사람들처럼 떠들어대기 시작하고.. 산 정산은 시끄러운 한국어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제는 다른 외국인들도 몇명이 다가가서는 조용해달라며 부탁하였다. 결국, 우리팀의 한국인들은(나, 친구둘)은 조용히 안보이는 곳으로 숨었다. 아~ 정말 부끄러웠다. 일부 외국인들은 화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요지부동의 한국인들...
그들의 호칭으로 보아 교회에서 온 사람인듯 싶었다. 집사님, 권사님, 목사님.. 인솔자는 50대에서 60대의 목사님이셨다. 지방 어느 교회에서 온 교인들인데, 일종의 순례지(?) 여행을 온 것 같았다.
일출시작 20분전, 팀원들이 서로 조용히 눈짓을 보냈다. 이제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자는 것이었다. 유태인들 두명은 조금 위태한 곳에 섰고, 우리는 각자 좋은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누가 팀 아니랠까봐 반경10미터 안에 모두 모여있게 되었다(^^~). 천천히, 천천히.. 5분만에 우리는 좋은 자리를 잡고 그렇게 일출을 기다렸다.
일출이 시작되었다. 너무너무 고왔다. 일출이야 한국에서도 많이 보아오던 것이었지만, 시나이산의 일출은 또 달랐다. 해가 저 산너머에서 이제 막 떠 오르기 시작하려는 순간부터 주변의 산들은 그 색을 계속 변화시키고 있었다. 그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수 없는것이었다. (사진은 sinai로 검색한 구글이미지결과입니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발견한 재미난 사실은,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사람들은 말을 잃는다는 것이었다. 시나이 산의 일출을 보기위해 정상에 올라와있는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요, 아름다움. 산 정상에는 이 두개의 단어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적어도 해가뜨기직전까지는...
그때였다. 이제 막 해가 보이려고 하는 찰나, 어디선가 주여~! 주여~!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음.. 그럴수도 있지, 누군가 감흥에 젖어 그런가보다 싶었다. 그러나 그 소리는 한명두명..나중에는 한 사람의 주도로 모두가 통성기도(큰소리로 하는 기도)와 찬양을 부르는 소리로 커져가기 시작했다. 돌아보니 아까 만났던 단체한국인 관광객들. 헉..
이제 모든 관광객들의 감흥은 짜증반 흥분반이 되었다. 그때 목사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여러분, 다른 외국인 분들이 시끄럽다고 하니까 조금 조용히 합시다. 그러나 자리를 옮기지는 않았다.
한20분쯤은 누가뭐라해도 실컷 할것 다 하고 난 것 같은 그들은, 이제예배를 마친것 같았다. 그리고 야유회 온 사람들처럼 떠들어대며 이곳저곳 기념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아.. 이건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 에티켓의 문제이다. 주변 사람들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일부 사람들때문에 모두가 도매급으로 비판당하는 일들... 한국에서도 종종 겪던 일이었지만, 시나이산에서만큼 부끄러웠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암튼, 그들은 곧 낙타를 타고 오던길을 되돌아갔지만, 그 여파는 상당했다. 우리팀원들의 - 다합에서 만나 급조직한 팀으로, 친분관계는 없었지만, 며칠간 같이 해수욕과 스노컬링등을 즐기며 급속도로 친해졌던 팀이다 - 머릿속에는 시나이 산의 일출과 시끄러운 그들의 외침이 공존하고 있었다. 아..OTL
요즘 기독교에는 성지순례와 같은 것들을 이유로 해외에 여행을 가는 교회나 단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에게 제발 부탁하고 싶은것은, 어딜가서든 에티켓은 지켜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태도. 그런 예배로 그들의 신을 기쁘게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참 오만하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기독교인은 '낮은자세' '겸손' 이 기본이라고 알고있다. 시나이 산과 같은 곳에서는 조용히 묵상(소리내지 않고, 속으로 조용히 하는 기도)기도를 하고, 찬양도 속으로만 해도, 충분 충분, 또 충분하지 않은일이 아닌가싶다.
기독교 뿐만이 아니다. 타 종교도 마찬가지이다. 저녁에는 고기를 먹은후, 곧 고스톱과 마작을 하다가 여자가 들어오니 우스갯소리나 던져대는 스님을 나는 알고 있다. 그 스님은 밥도 공짜로 먹는다. 한번은 주인아주머니가 아들을 데리고 오니까 머리에 대고 기를 불어넣어준다며 뭔가를 하고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는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밥은 공짜(갈비는 한두푼이 아닌데도, 일행은 3명이었음).
그러나 정말 스님다운 스님또한 나는 알고 있다. 조금 오래되긴 하였지만, 한국의 모든 절들을 찾아다니던 적이 있었다. 지역마다 전부 다른 절들의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서였지만, 암튼 그때 만난 한 스님은 내게 종교를 떠나 인격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어느 종교나 마찬가지이다. 몰지각한 일부가 너무 튀다보니, 전체가 매도당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제발, 제발.. 모두들 에티켓은 지켜주시길.. 또 그 일부로 전체를 도매급으로 매도하는 사람들도 역시 분별있는 소리를 해주시길... 부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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