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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발표문서로 인해 개신교계 반발

하마사 2007. 7. 12. 09:56
  • 교황 “가톨릭이 진정한 교회”… 개신교 등 반발
  • 독일 개신교측 “교파간 화합기회 날아가”
        한국 교계도 술렁… “다양성 인정해 줘야”
  •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이용수 기자 hejsue@chosun.com
  • 입력 : 2007.07.12 01:09 / 수정 : 2007.07.12 03:09
    • 교황 베네딕토(Benedict) 16세가 로마 가톨릭 이외의 기독교 교파들을 “올바르지 못한 교회(not proper churches)”로 규정해 해당 교파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교황청은 10일 발표한 16쪽 분량의 문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는 지구상에 오직 하나의 교회를 세웠고 이는 가톨릭 교회로 존재한다”며 “(개신교·영국 성공회·정교회 등) 다른 교파들에 과연 ‘교회’의 자격이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또 그리스 정교회에 대해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아 결함이 있다(defective)”고 묘사했고, 개신교 등 종교개혁으로 생겨난 기독교 공동체들도 “교황의 존재를 시인하기를 거부하고, 성찬식(聖餐式·예수의 수난을 기념해 빵과 포도주를 먹는 의식)에 대한 견해를 달리하는 등 올바른 의미에서의 교회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9일 이탈리아 북부의 로렌자고 디 카도레에 도착, 신자들을 향해 두 손을 흔들고 있다. 교황은 10일 로마 가톨릭 이외의 기독교 교파를“올바르지 못한 교회”로 규정하는 교황청 문서의 공표를 승인했다. /AP연합뉴스

    •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년·기독교 교파들의 통합과 현대화·토착화 등을 논의)에서 ‘일치의 재건’ 교령을 발표하면서 ‘갈라진 교회’들인 개신교·정교회와의 대화·일치를 강조해왔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9·11테러 이후인 지난 2002년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기독교 제(諸)종파뿐 아니라 이슬람, 힌두교, 불교, 유대교 등 타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세계 평화 기도의 날’ 행사를 열고 전쟁과 폭력의 종식을 호소한 바 있다. 종교간 대화와 평화에 가톨릭이 앞장서 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잘못되고 애매한’ 해석을 바로잡기 위해 이번 문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자칫 가톨릭이 종교간 평화의 주역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당사자로 입장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 시절 신앙교리성의 수장을 지냈고, 가톨릭의 우월성을 강조한 이번 문서도 그의 관점을 반영했다.


    • 개신교파인 독일복음주의교회(EKD)측은 교황청 문서에 대해 “불쾌하다”면서 “(가톨릭과) 기독교의 관계 개선 기회가 날아갔다”고 비난했다. 107개국 214개 교단을 아우르는 세계개혁교회연맹은 “로마 가톨릭 교회는 개신교계와 대화를 하려는 것인지, 기독교의 조화·일치를 위해 진정 함께 기도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교회 통합을 위한 대화가 (개신교와 정교회가 갈등했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 시대로 돌아가버렸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개신교 연맹도 성명을 내고 “(이번 문서가) 가톨릭 교회의 내부 선언이긴 하지만 대외적인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11일 한국 개신교계와 종교학자들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1967년부터 국내에서는 천주교와 개신교가 매년 ‘일치기도주간’을 정해 매년 상대방의 교회를 방문, 기도회를 갖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 권오성 목사는 “현대사회에서는 다양성을 전제하고 일치를 지향해야 하는데 교황이 가톨릭 내부의 시각으로 바라본 교리문제를 말씀한 것 같다”며 “가톨릭교회가 보다 심사숙고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처장 배영호 신부는 “다른 종파를 배제하기보다는 가톨릭 교회 자체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말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