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예화

충견 하치코

하마사 2007. 1. 23. 06:22

충견, 하치코

 

전북 임실에는 의견비(義犬碑)가 있다. 술에 취해 풀밭에서 잠든 주인을 들불로부터 구하기 위해 개울에 몸을 적셔 풀밭에 뒹굴어 불을 끈 오수의 개를 기리는 비이다. 우리나라 충견으로 오수의 개가 있다면 일본에는 하치가 있다.

 

1920년대 초 우에노 교수의 집에 온 친구가 어린 강아지 하치를 안고 왔다. 먼 길을 오느라 지친 탓인지 하치는 많이 야위어 있었다. 평소 개를 좋아한 우에노 교수가 며칠을 극진히 간호한 덕분에 하치는 건강을 회복했다. 세월이 흘러 훌쩍 자란 하치는 우에노 교수의 출근길을 따라다니더니 어느 날부터는 퇴근시간에 맞춰 시부야역에 나와 교수를 기다렸다. 하치는 한여름에 태풍이 불어도, 한겨울에 함박눈이 소복하게 쌓여도 날마다 시부야역을 두 번씩 오갔다.

 

1925년 5월, 하치에게 뜻하지 않은 비극이 일어났다. 여느 날처럼 하치는 저녁때 시부야역으로 교수를 마중하러 가났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교수가 오지 않았다. 우에노 교수는 그날 학교에서 교수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그 뒤 하치는 교수의 친척 집에 맡겨졌지만 하치는 그 집에서 가출해 시부야역에서 하염없이 교수를 기다렸다. 하치는 들개를 잡으려는 사람에게 쫓기고, 때로는 먹을 것을 찾아 음식점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영업을 방해한다고 상인들 발길에 걷어차이기도 했다. 그렇게 길거리에서 생활하던 하치는 버려진 닭 꼬치를 먹다가 그만 막대기가 목에 걸려 죽고 만다.

 

10년 가까이 날마다 시부야역에 나가 주인을 기다린 충견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에 전해졌다. 그 사연에 감동한 사람들이 하치의 충성심을 기려 동상을 세우고 이름 뒤에 존경한다는 뜻을 담아 공(公)을 붙여 ‘하치코’라고 불렀다. 하치 이야기는 훗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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