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매년 세 번 절기를 지키라. 무교병의 절기(유월절) 맥추절(칠칠절) 수장절(초막절)을 지키라”(출 23:14~17)는 말씀에 따라 3대 절기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새해를 기념하는 나팔절(민 29:1, 레 23:23~25)과 이스라엘 민족의 죄를 속죄하는 속죄일(레 23:26~32), 포로기 이후부터 지키기 시작한 부림절이 추가된다. 부림절은 모세오경에 명시된 절기는 아니지만 유대인들이 말살될 위기에서 벗어난 것(에 9:17~28)을 기념하기에 유대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절기이다. 기독교의 절기는 성탄절과 성탄절이 지나고 1월 6일부터 8주 동안 이어지는 현현절(epiphany),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로 시작하는 사순절, 부활절, 성령강림절, 오순절, 추수감사절, 종교개혁주일 등이다.
개신교의 절기 중 가장 어정쩡하게 넘어가는 절기가 종려주일(Palm Sunday)이다. 종려주일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대속의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주일이다. 사람들은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라고 환영했고, 이 사건은 사복음서 모두에 기록돼 있다.(마 21:1~11, 막 11:1~11, 눅 19:28~38, 요 12:12~19) 요한복음은 사람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예수님을 맞이했다고 기록하고 있다.(요 12:13)
한글성경에는 종려나무로 번역됐지만 실제로는 대추야자 나무이다. 종려나무로 번역된 이유는 중국에서 자라는 ‘당종려 나무’의 이름을 차용해 번역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종려주일과 고난주간의 경계가 모호한 것은 서로 다른 교회의 전통 때문이다. 동·서로마 교회는 종려주일을 고난주간에 포함시켜 종려주일부터 고난주간이 시작된다. 하지만 그리스정교회는 종려주일과 고난주간을 분리해 종려주일이 지난 월요일부터 고난주간으로 지키고 있다. 한국교회 또한 이런 종려주일과 고난주간의 모호함 속에 있다. 종려주일과 고난주간의 보다 명확한 경계는 종려주일에 대한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이상윤 목사(영국 버밍엄대 신학박사)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73114&code=23111113&sid1=chr
-국민일보, 2019/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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