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입학 예정 학생 10여명이 최근 입학 취소라는 벼락을 맞았다고 한다. SNS에서의 망나니 언동 때문이다. 이들은 합격생이 모인 SNS 그룹방에서 따로 채팅방을 만들고 음란물과 소수 인종, 종교 혐오 글을 돌려봤다고 한다. 아동 학대를 '성적(性的)으로 흥분되는 일'로 묘사한 글까지 올랐다. '하버드 합격생인데 이 정도쯤이야'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학교 조치는 신속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는 사람은 가르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것이 미국의 힘, 미국 대학의 힘일 것이다.
▶대학 입시 철인 요즘 미국에선 대학마다 합격생들의 그룹 채팅 때문에 비상이다. 공식적인 그룹방에서는 학교생활 문의 등이 오가지만, 몇몇 학생이 모인 별도 공간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한 명문대학도 이런 일로 최근 신입생 그룹 채팅을 일시 차단했다. 지난해 캔자스주립대에 다니던 한 학생은 흑인을 비하하는 사진과 글을 SNS에 올렸다가 학교에서 쫓겨났다. 학생은 머드팩을 얼굴에 바른 자신의 사진과 함께 '마침내 검둥이가 돼 보니 좋네'라는 글을 올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시카고대학을 찾았다. 젊은 시절 강사로 있었던 학교다. 그는 학생들에게 "내가 10대 때 SNS가 있었다면 대통령이 되지 못됐을 것"이라며 "젊은 날 실수로 기록될 행동이나 언행을 남겨놨다면 곤란한 일을 많이 겪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시대가 실제로 오고 있다.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 35%가 "지원자의 SNS를 확인한다"고 했고, 42%는 "부적절한 내용이 있으면 입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미국에선 기업들도 사원 채용 때 지원자 SNS를 살펴본다고 말한다. 10대 때 SNS에 남긴 잘못된 글이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
▶미국 사회와 대학들은 정직을 강조한다. 10여년 전 아이비리그(미국 동부 8개 명문대학)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았던 한 학생은 주유소 앞에서 담배 피운 사실을 잡아뗐다가 입학이 취소됐다.
▶국내 중·고에서 접수되는 폭력 사건 상당수는 채팅방에서 친구 따돌리고 험담하다 생긴 일이다. 연예인 10대 팬들이 상대 팬을 욕하는 공간도 주로 SNS다. 젊은 시절 멋모르고 남긴 글이 후에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 탓만 할 것도 없다. 지난 수개월간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을 치르면서 상대를 향한 증오와 욕설이 인터넷과 SNS에 수없이 배출됐다. 하버드대는 학교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 문제 학생을 쫓아냈다. 우리 사회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나.
-조선일보 만물상, 2017/6/8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07/20170607033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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