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좋은 형제가 농사 지어 가을에 추수를 하고난 후 각자의 낟가리를 쌓았습니다. 두 형제의 낟가리 양은 비슷했습니다. 형은 ‘동생이 이제 막 분가를 하여 형편이 어려울 것’이라 여겨 밤에 몰래 동생의 낟가리에 볏단을 옮깁니다. 동생은 ‘형님은 식구도 많고 부모님의 차례도 지내니 비슷하게 나누면 안 되지’라는 생각에 낟가리의 볏단을 형님 쪽으로 옮깁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쌓아둔 낟가리의 높이가 비슷했습니다. 이상히 여긴 형과 동생은 이튿날 밤에 똑같이 볏단을 옮겼습니다. 그 다음 날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마침내 한밤중에 볏단을 옮기던 형과 동생은 만났고, 부둥켜안으며 서로에게 감사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의좋은 형제의 이야기는 충남 예산의 한 농촌마을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 합니다. 가난했지만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는 마음이 사람들을 오래 행복하게 했고 훈훈한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빌립보서 2장 3∼4절에는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상대를 나보다 낫게 여기는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풍성해지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집니다. 서로를 살피는 모습을 보며 주님은 기뻐하십니다. 사랑은 선한 행동을 실천함으로 이뤄집니다.
<글=백영기 청주 쌍샘자연교회 목사, 삽화=이영은 기자>
-국민일보 겨자씨, 20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