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지역 명칭을 둘러싼 갈등이 볼썽사납다. 강원도 양양군이 설악산 대청봉이 있는 서면의 명칭을 '대청봉면'으로 변경하려고 조례 개정을 추진하자 인제군과 속초시가 발끈하고 나섰다. 2012년에는 경북 영주시가 단산면을 '소백산면'으로 개명하려다 충북 단양군과 법정 다툼에 휘말려 4년째 옥신각신하고 있다.
다른 나라 언어에는 거의 없는, 참으로 어설픈 문장부호 가운뎃점(·)이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지명에 너무 자주 쓰이고 있다. 2003년 KTX 역사 명칭을 끝내 가운뎃점을 찍어 '천안·아산역'으로 정하더니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농어촌공사 천안지사를 아산지사에 통합하는 과정에서 이번에는 '아산·천안지사'로 낙찰될 모양이다. 전남 여수시와 고흥군을 잇는 연륙교의 명칭을 고흥군에 있는 산 이름을 따 '팔영대교'로 부르기로 한 전남도 지명위원회의 결정을 국가지명위원회가 거부하는 바람에 여수시 적금도의 이름을 가운뎃점으로 이어 붙인 '팔영·적금대교'라는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는 이름이 등장할 판이다. 갈등 봉합의 어정쩡한 흔적을 지역민은 물론 애꿎은 전 국민이 함께 보듬어야 하다니.
이런 치졸한 '떼판' 속에 지역 갈등을 성숙하게 풀어낸 두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 사이에 건설 중인 새 다리의 이름을 군산과 장항을 엮어 가칭 '군장대교'라 했던 것을 두 지자체가 협의체를 구성해 이마를 맞댄 끝에 '동백대교'라는 멋진 이름이 탄생했다. 군산시와 서천군은 동백꽃이 각각의 시화이자 군화라는 점에 주목했다. 자칫 '군장대교'와 '장군대교'를 두고 곤한 줄다리기를 벌일 뻔한 이웃사촌이 도의 경계를 넘어 손을 맞잡았다. '섬진강 줄기 따라…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화개장터를 펼치듯 전라도와 충청도가 서로 금강을 넘나들며 '사투리 잡답에다 입씨름 흥정이 오손도손 왁자지껄… 고운 정 미운 정' 다 생길 것 같다. 농촌사상가 고 전우익 선생님 말씀이 생각난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다른 나라 언어에는 거의 없는, 참으로 어설픈 문장부호 가운뎃점(·)이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지명에 너무 자주 쓰이고 있다. 2003년 KTX 역사 명칭을 끝내 가운뎃점을 찍어 '천안·아산역'으로 정하더니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농어촌공사 천안지사를 아산지사에 통합하는 과정에서 이번에는 '아산·천안지사'로 낙찰될 모양이다. 전남 여수시와 고흥군을 잇는 연륙교의 명칭을 고흥군에 있는 산 이름을 따 '팔영대교'로 부르기로 한 전남도 지명위원회의 결정을 국가지명위원회가 거부하는 바람에 여수시 적금도의 이름을 가운뎃점으로 이어 붙인 '팔영·적금대교'라는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는 이름이 등장할 판이다. 갈등 봉합의 어정쩡한 흔적을 지역민은 물론 애꿎은 전 국민이 함께 보듬어야 하다니.
이런 치졸한 '떼판' 속에 지역 갈등을 성숙하게 풀어낸 두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 사이에 건설 중인 새 다리의 이름을 군산과 장항을 엮어 가칭 '군장대교'라 했던 것을 두 지자체가 협의체를 구성해 이마를 맞댄 끝에 '동백대교'라는 멋진 이름이 탄생했다. 군산시와 서천군은 동백꽃이 각각의 시화이자 군화라는 점에 주목했다. 자칫 '군장대교'와 '장군대교'를 두고 곤한 줄다리기를 벌일 뻔한 이웃사촌이 도의 경계를 넘어 손을 맞잡았다. '섬진강 줄기 따라…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화개장터를 펼치듯 전라도와 충청도가 서로 금강을 넘나들며 '사투리 잡답에다 입씨름 흥정이 오손도손 왁자지껄… 고운 정 미운 정' 다 생길 것 같다. 농촌사상가 고 전우익 선생님 말씀이 생각난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조선일보, 20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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