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그 한마디에…' 낸 美 '흥미 일으키기 전문가' 샘 혼]
"추상적인 설명은 흥미 끌지 못해… 면접 때도 사례 들어야 눈길 끌어
스스로 존중하며 남과 공감해야 '敵 만들지 않는 대화'할 수 있죠"
신간 '사람들은 왜 그 한마디에 꽂히는가'(갈매나무)를 낸 미국 작가 샘 혼(Sam Horn)은 '흥미 일으키기 전문가(The Intrigue Expert)'라고 적힌 명함을 건넸다. 그는 한국에서 20만부 이상 팔린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을 쓴 베스트셀러 저자. 이 책은 2008년 출간 당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5년이 지난 2013년 뒤늦게 '대박'을 터뜨렸다. "한국은 급변하는 사회잖아요. 서로 존중하며 대화하는 방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게 아닐까요?"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강연을 위해 최근 서울을 찾은 이 작가는 이웃집 아주머니처럼 넉넉한 웃음으로 시종 쾌활했다.
- “아들 앤드루가 다섯 살 때 벽에 낙서를 해서 야단을 쳤는데 마음이 안 좋았어요. 그런데 아들이 ‘다시 시작해요(fresh start)’라고 하더라고요.” 의사소통 전문가 샘 혼은 “내 책을 읽고 사람들이 관계를 다시 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단박에 사람의 관심을 끄는 비법(秘法)이란 게 과연 있을까? 그는 '설명'이 아니라 '예시(例示)'라고 했다. "두 단어를 꼭 기억하세요. '예를 들면(for example)'이에요." 그는 "추상적인 설명은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해요. 실생활에서 보고 만질 수 있는 사례를 들어야 사람들이 공감해요"라고 했다. 그래? 예를 들면?
"브레네 브라운(Brene Brown)이라는 휴스턴대 교수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127만명이나 되는 미국 교수 중 한 명에 불과했어요. 지금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테드(TED) 강연 최고 강사가 됐죠. 한 번은 청중이 과학자들이었는데 이렇게 시작했어요. "부모가 되고 나니 아이들이 잠자는 모습을 보고도 눈물이 날 때가 있어요"라고. 청중 모두가 부모였기에 귀를 쫑긋 세웠죠."
취업 면접을 볼 때도 구체적 사례를 들어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 청년이 유엔 평화유지군에 지원하는데 꼭 합격하고 싶다면서 저를 찾아왔어요. 자격 요건을 보니까 '다양한 인종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는 말이 있었죠. 이 청년은 '고교 때 라크로스(라켓을 이용해 하는 하키 비슷한 운동 경기)팀을 만들 때 백인밖에 없었는데 미식축구와 럭비팀에 있는 다른 인종 친구들을 설득해서 함께 팀을 만들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말했어요. 결과는 합격!"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이 적절한 대화법을 알면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실수한 부하 직원에게 '이렇게 했었어야지(should have to)'라고 질책하는 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다음에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게 관계를 망치지 않으면서 부하 직원의 성과를 올리는 방법입니다." 막무가내 화를 내는 상사에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 점은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잘한 점도 있지 않나요?'라고 물어보세요. 그리고 '저를 좀 더 존중해주는 방식으로 말씀하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하세요. 그렇게 말하면 상사가 더 화를 낼 거라고요? 하지만 가만히 참고만 있으면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요." 상사라는 이유로 계속 소리를 지르는 이에게는 때로 부드러운 반격이 묘약(妙藥)이란 말이다.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의 원제는 '텅 후(Tongue Fu)'. '혀로 하는 쿵후'라는 뜻으로 저자가 만든 신조어다. 대화 비법이란 무조건 남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면서 남과 공감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조선일보, 201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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