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예화

'水到船浮(수도선부·물이 차면 배가 떠오른다)

하마사 2013. 2. 25. 19:01

 

"위대한 국민위해 일한 대통령으로서 자랑스럽다"
MB, 마지막날 잉락 총리 만나 '태국판 4대江사업 수주' 챙겨
청와대 떠나 논현동 사저로 "손자들과 많은 시간 보낼 것"
퇴임후 삼성동에 개인사무실

현충원 방명록에 ‘水到船浮’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남긴 글. ‘수도선부(水到船浮·물이 불어나면 큰 배가 저절로 떠오른다) 더 큰 대한민국, 국민 속으로’라고 적혀있다./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4일 5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그는 임기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빡빡한 일정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9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라스무센 초대 의장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이어 류옌둥(劉延東)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을 접견하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의 친서를 전달받았다. 또 이날 오전 국무위원 등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 방명록에 '水到船浮(수도선부·물이 차면 배가 떠오른다) 더 큰 대한민국, 국민 속으로'라고 적었다. 수도선부는 이 전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도 인용한 사자성어로 '욕심을 부려 억지로 하지 않고 공력을 쌓으며 기다리면 큰일도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논현동 사저 주민들과 만나 "위대한 국민을 위해 일한 대통령으로서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이날 오후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를 만나 12조원 규모의 태국판 '4대강'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4대강' 사업 수출을 챙긴 셈이다.

이어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날 오후 4시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로 돌아갔다. 임기는 이날 자정까지이지만 후임 박근혜 대통령이 이삿짐을 들여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리 비워준 것이다. 이날 자정까지 국가 지휘통신망은 논현동 사저에서 유지됐으며 안광찬 전 국가위기관리실장은 청와대 벙커에서 자정까지 상황을 관리했다.

이 전 대통령 내외는 청와대 본관부터 정문까지 걸어가면서 연도에 늘어선 600여명의 전·현직 직원들의 환송을 받았다. 그는 환송을 위해 나와 있던 안 전 실장에게 "오늘 밤 12시까지 잘 지켜. 12시에 나랑 전화하고 자자"라고 말했다.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임기 마지막 날인 24일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사저로 돌아온 뒤 인근 주민들에 둘러싸여 환영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이 전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4시 40분쯤 논현동 사저에 도착, 골목길을 가득 메운 1300여 주민의 환영을 받았다. 골목 곳곳에는 '이명박 대통령님 논현동 사저 귀환을 환영합니다. 논현동 주민 일동' 등 환영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그가 논현동 사저로 돌아간 것은 11년 만이다. 2002년 서울시장 당선 후 4년간 관저에서 생활했고, 이후 대통령 취임 때까지는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돌아와서 강남 구민이 되고 논현동 주민과 함께하게 된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라며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 손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까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인류 미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조용히 하겠다"고 했다. 감회에 젖은 듯 간간이 목소리가 잠겼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해 회고록 집필과 외국 손님 접견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연말 출범이 목표인 '이명박재단' 설립 준비 작업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은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두면서 국제 공헌에 주력하는 새로운 전직 대통령의 롤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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