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기타자료

主思派의 '정신적 조국' 황해도 땅의 집단 餓死

하마사 2012. 6. 21. 19:15

북한 곡창 지대인 황해남도에서 노동당과 군대의 수탈로 인해 매년 수천 명이 굶어 죽는다는 잇따르는 증언을 듣고 199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도 출신 경제학자 아마티아 센 교수의 이론을 떠올리게 된다. 그는 한 나라, 한 지방 주민이 집단적으로 굶어 죽는 아사(餓死)사태는 식량 부족 여부보다는 그곳 체제가 민주적인가 독재적인가와 직접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흉년의 습격을 받았던 인도와 아프리카 각국 사례를 연구, 홍수·가뭄으로 아무리 심한 흉년이 들어도 정치 체제가 민주적인 나라에선 국민이 집단적으로 굶어 죽는 사례가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센은 독재 체제에선 예산 배분의 우선순위를 주민의 필요에 따라 정하지 않고 독재자의 정권 연장을 위한 낭비성 과시(誇示) 목적의 사업에 예산을 돌리기 때문에 식량이 조금만 부족해도 즉각 주민들이 한꺼번에 굶어 죽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대표적 사례로 1990년대 발생한 북한의 집단 아사 사태를 들었다. 센은 아사 사태의 재발을 막는 효과적 대책을 식량 증산보다는 오히려 체제의 민주화라고 지적했다. 실제 영국 식민 치하의 벵골 지역 기근으로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으나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흉년이 곧 주민들의 집단 아사로 연결되는 일은 사라졌다고 했다.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2011년 북의 곡물 수확량이 전년보다 8.5% 증가한 55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에 비해 콩은 60%, 옥수수는 11%, 쌀은 2% 수확이 늘었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식량생산의 중심지 황해도에선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한다는, 상식으론 이해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 10월 황해도에서 예년보다 훨씬 많은 식량을 거둬들였다. 그 이전까지는 주민들이 연명할 쌀을 어느 정도 남겨두었으나 지난해에는 주민들이 숨겨둔 식량마저 공출해갔다고 한다. 올해 4월 김일성 출생 100주년 행사를 치를 자금과 군량미 확보를 위해서였다. 북은 장거리 미사일 한 발을 발사하는 데만 8억5000만달러를 썼다. 주민 1900만명이 1년간 먹을 식량 값이다.

북한 주민을 아사에서 구할 해법은 센이 제시한 길밖에 없다. 아무리 북에 비료와 식량을 갖다주더라도 북의 체제가 민주화되지 않고선 북한 주민이 굶어 죽는 사태를 막기 어렵다. 이런 북한을 '정신적 조국'으로 여기는 한국의 주사파들은 황해도의 비극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조선일보 사설, 201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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