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예화

영광 원전 5호기 사흘간 가동 중단-30cm 드라이버 때문에

하마사 2011. 2. 17. 08:27

영광 원전 5호기 사흘간 가동 중단… 냉각모터 합선 일으켜… 25억 피해

원자력발전소가 30㎝ 길이의 드라이버 하나 때문에 사흘간 가동이 중단되고 25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힌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1일 KTX 탈선 사고가 7㎜ 너트 때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소한 부주의가 국가 기간시설을 잇달아 멈춰 세운 것이다.

16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 4일 전남 영광 원전 5호기(1000㎿급)가 냉각 펌프와 연결된 모터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한수원이 고장 난 모터를 분해해 보니 코일 형태의 전선 사이에서 30㎝ 길이의 일(一)자 드라이버가 튀어나왔다. 한수원은 이 드라이버가 전선에 닿으면서 합선을 일으켜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름이 3m에 달하는 이 대형 모터는 독일 지멘스가 제작했으며 2000년 5호기 건설 때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설치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설치 이후 지난 10년간 모터를 분해하거나 수리한 적이 없다"며 "당시 작업 인부가 실수로 모터 안에 드라이버를 두고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그러나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수원은 예비 모터로 교체하고 지난 7일 영광 원전 5호기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사흘간 가동 중단으로 인한 직접 피해액은 약 25억원에 달한다.

2002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영광 원전 5호기는 지난해 말 한 달여 동안 정비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말에도 증기발생기 점검 중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다. 영광 원전 5호기는 지금까지 총 7차례 가동이 중단됐었다.

한수원 관계자는 "냉각기와 증기발생기는 모두 방사선 누출 등 안전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며 "앞으로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정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1/2/17